The tutor next door who is younger than me
#16_I will live today



김동현
"고집 부리지 마세요."

동현이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빈은 무서운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서애빈
"앉아."


김동현
"이러는 거 몇 분 째인지 알아요? 깔끔하게..."

서애빈
"깔끔하게가 너일 필요 없어."


김동현
"...누나일 필요도 없거든요."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다.

뭔지 알 수 없지만 절대 서로에게 양보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진지하게 싸우고 있었다.

서애빈
"최근에 쓴 방법 쓸래?"


김동현
"좋아요."

둘은 나란히 카드를 들고 계산대로 갔다.

서애빈
"둘 중 아무거로나 계산해 주세요."

애빈이 한 손에 카드 2개를 쥐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직원은 고민하더니 회색의 카드를 골랐다.

서애빈
"앗싸, 내 거다."


김동현
"아 진짜... 내가 한다니까..."

동현이 침울한 표정으로 자신의 카드를 받아왔다.

서로 계산하려고 싸우는 아주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이다.


동현이 길거리를 걸으며 무언가를 아주 곰곰이 생각하더니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김동현
"누나, 우리 이번 주 토요일 12시에 만나기로 했잖아요."

서애빈
"그치?"


김동현
"그때 약속시간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사기로 해요."

서애빈
"좋은데? 그러자."

애빈은 흔쾌히 수락했고 약간은 추잡한 그들의 리그가 시작됐다.




시끄러운 알람이 귀를 괴롭혔고 동현은 금방 일어나 알람을 껐다.

지금은 오전 10시 1시간 일찍 나갈 예정이다.

입에 칫솔을 물고 양치를 하고서 세수를 한 뒤, 피부에 로션을 꼼꼼히 발랐다.


김동현
"헐, 토너 다 썼네..."

나오지 않는 토너를 억지로 나오게 하려고 손바닥에 마구 쳐대니 동그란 형태를 띤 채 붉은 자국이 생겼다.

토너를 이따 사기로 마음 먹고 하루 전에 입으려고 빼놓았던 옷을 옷장에서 꺼내...


김동현
"응?"

바지가 없네?

동현은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서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김동현
"아빠."

서로의 입에서 그저 ㅎㅎㅎㅎ 소리만 반복됐다.


김동현
"제 옷, 아빠가 입고 가셨죠?"

"네 옷이 아니지 임마, 원래 내 바지야."


김동현
"아니 그것도 맞는데... 저 그거..."

비밀연애의 단점일까, 차마 데이트룩이라고 말을 못 꺼낸다.

"그나저나 옷 미리 준비까지 해두고,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어?"


김동현
"아뇨... 그냥 좀 늦잠 자려고 준비해놨어요..."

"아, 알겠어. 미안해 아들."

전화가 끊어지고, 동현은 옷장을 뒤집으며 상의에 어울리는 바지를 찾으러 다녔다.


김동현
"아니 왜 옷이 없지? 아니 왜..."

이제 보니 어제 골라둔 옷도 별로였다.

옷걸이에 걸린 옷을 침대 위로 집어던지고 마구 휘적거렸다.


김동현
"동현아, 심플 이스 더 베스트..."

심플 이스 더 베스트를 중얼거리며 이제 막 따듯해지는 봄에 딱 맞는 옷을 코디했다.

일단 고른 것은 하얀 티, 그리고 얇은 베이지색 카디건. 바지는 간단하게 청바지를 입었다. 거기에 까만색 동그란 안경을 썼다.

입술에 색이 진하지 않은 틴트를 살짝 펴 바르고 들뜬 기분으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오전 10시입니다.

감정 없는 얇은 여성의 목소리로 하루를 열었다.

일어나자마자 잠에 들어있던 동안 온 문자들을 확인하고서 상쾌하게 일어났다.

욕실에 가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양치를 하고 세수까지 마친 뒤, 허리를 숙여 머리를 감았다.

허리가 아파오기 전에 빠르게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칭칭 감았다.

뺨을 때리듯이 강렬하게 로션을 바르고서 시끄러운 드라이기 소리가 집 안 가족들을 깨웠지만 금방 다시 잠들었다.

머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중단발인 머리를 안쪽으로 말아 넣었다.

그리고 고심하며 앞머리를 마는데...

서애빈
"왁씨,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돼지 꼬리도 아닌데 엄청나게 꼬불탱한 형태가 되었다.

앞머리를 마구 문지르며 대충 펴버리고 다시 예쁘게 말았다.

서애빈
"휴..."

이미 소생 불가다.

서애빈
"모르겠다..."

한숨을 푹 내쉬고 골라뒀던 분홍색 원피스를 입었다.

시간 지나면 좀 풀리겠지라고 생각하며 가방에 챙길 것을 챙겼다.


벌컥

벌컥


김동현
"응?"

서애빈
"어."

문을 동시에 열고 나온 둘, 일단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김동현
"안녕하세요?"

서애빈
"안녕?"


김동현
'아침이라 목소리 이상한데 아아...'

서애빈
'앞머리 어떡해... 진짜...'

그리고 곧 둘의 머릿속에 이상한 의문점이 돌았다.

"우리 약속 12시 아니야?/아니에요?"

지금 시간은 10시 46분, 상당히 이른 시간이다.

선택지는 2개, 1번. 뛰어가서 내기에서 승리를 거둔다. 2번. 걸으면서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린다.

서애빈
'같이 걸어가야지!'

서애빈 2번 선택.


김동현
'이기자.'

...김동현 1번 선택.

서애빈
"우리 같이 걸..."

그녀가 방긋 웃으며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동현은 최대한 발소리가 안 나게 살짝 뛰며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서애빈
"허..."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살짝 굽이 있는 신발을 신은 애빈은 소리가 안 나게 뛸 자신이 없어 빠른 걸음으로만 걷다가 현대 문명을 이용하여 내려갔다.


서애빈
"김동현!"

애빈이 약간 빡친 눈빛을 보내며 상큼하게 웃었다.

버스가 늦게 온 탓에 정류장에서 만난 그는 당황스러운 티를 냈다.


김동현
"아... 안녕?"

서애빈
"그건 이미 했고 인마, 안경 잘 어울리네. 알 있는 거야?"


김동현
"없는 거요."

동현은 안경테 안으로 손가락을 넣어 증명시켰...

서애빈
"버스!"

애빈이가 급하게 말 끊는 이유, 버스 놓쳤대요.


김동현
"헐..."

버스 기사님 그냥 한 번만 멈춰주시지 그리 바쁘셨나요, 원망스럽게...

서애빈
"아쉽다... 엇, 틴트 발랐네."

애빈이 손을 뻗어 입술을 쓸었다.


김동현
"더 예뻐 보이고 싶어서."

동현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서애빈
"안 해도 예뻐."

애빈도 기분 좋게 웃으며 어깨 위에 올려진 손을 잡았다.


김동현
"누나는 원피스 왜 입었어요? 입은 거 처음인데."

서애빈
"새로 샀거든, 잘 보이고 싶어서."


김동현
"귀엽다."

볼이 푸식 하며 붉어졌다.


김동현
"으휴, 익숙해질 때 되지 않았어?"

서애빈
"매일매일이 색다른 걸 어떡해."


김동현
"하긴, 나도 그래."

애빈이 잡고 있던 손을 당겨 거리를 좁히고 손등에 짧게 입을 맞췄다.


김동현
"이따 입에 해줄게."

그가 귀에 속삭였다.

서애빈
"빨리 이따 되면 좋겠다."

달달한 대화를 할 때 버스가 왔고 이번에는 제대로 탑승했다.


치마 입은 애빈을 배려해 동현이 먼저 탄 뒤, 애빈이 차에 올랐다.

버스 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2인용 좌석에 나란히 앉고 손을 꼭 잡았다.


김동현
"아직 점심 안 먹었죠?"

서애빈
"응, 그래서 배고파..."


김동현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있으면 그거 먹자."

서애빈
"라멘? 넌 어때."


김동현
"저 근처에 괜찮은데 아는데 거기 가요."

서애빈
"그래."

이따 뭐하고 놀지 미리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자 버스가 목적지와 한 정거장 남게 됐다.


김동현
"누나가 벨 눌러줘요."

창가 자리에 앉은 애빈이 벨을 누르고 미리 서서 버스가 멈추길 기다렸다.

버스가 멈추며 흔들리자 둘은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만나기로 한 곳은 이곳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스타벅스.

동현은 내리자마자 뛰어서 카페를 향했다.

서애빈
"야!"

그녀는 동현을 불렀지만 이미 그는 카페 앞에 도착해있었다.

승리를 거둔 뒤 그는 다시 애빈에게 다가와 손을 잡았다.



김동현
"오늘은 내가 살게, 누나."

자기가 돈 쓴다는 얘기를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