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 next door who is younger than me
#23_Memories of Wrong Times 3


중학교 2학년, 새 학기 첫날이었다.


박유람
"서애빈!"

서애빈
"야 왜 이렇게 늦었어."

애빈과 유람, 둘은 가장 친한 친구로 운 좋게 이번에도 같은 반이 됐다.


박유람
"덕질하다 새벽 3시에 자서 늦잠."

서애빈
"미쳤네..."

둘은 옆자리에 앉아 재잘거리며 떠들었다.


한이연
"아, 시발! 옆에 앉지 마."

?
"그러면 앉을 자리가 없는데..."


한이연
"더러우니까 꺼져."

새 학기 첫날 욕을 내뱉으며 소리를 치는 한 아이 때문에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때 유람이 일어나 이연의 옆으로 갔다.


한이연
"할 말 있어?"

유람은 그녀의 말을 씹고 남은 한자리의 책상을 끌고 가 자신의 책상 옆에 붙였다.


박유람
"같이 앉자!"

?
"고마워!"

이연의 표정은 살벌하게 굳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녀는 그 뒤로 유람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


한이연
"붙지 마, 더러워."

미술 시간 같은 조가 되어 옆자리에 앉게 됐을 때였다.


박유람
"네가 떨어져 그럼."

서애빈
"싸우지 마..."


한이연
"왜 참견하고 지랄이야."


박유람
"넌 할 줄 아는 게 그딴 말밖에 없어?"

이 순간 이연은 깨달았다.

유람을 괴롭히는 방법은 애빈을 괴롭히는 것이라는 걸.

그 뒤로 이연은 애빈을 죽일 듯이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서애빈
"헐..."

집요한 공격이 시작된 지 3주 지난 무렵.

애빈의 교과서가 쓰레기통 안에서 난도질 된 채 발견됐다.


박유람
"야, 돌았어?"

애빈이 없어진 것을 더 찾을 때 유람이 이연에게 가 따졌다.


한이연
"왜 시빈데?"


박유람
"애빈이한테 저 지랄한 거, 너밖에 더 있어?"

이연이 애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한이연
"서애빈, 너 얘랑 친하더라?"

그때는 저걸 왜 묻는 건가 했다.

내가 끄덕인 고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누가 예측했을까.

.

..

...

서애빈
"전학...?"

?
"유람이가 전학을 가게 됐어, 다들 마지막 인사 나눠."

서애빈
"너! 왜 나한테 말을..."


박유람
"..."

이제껏 본 적 없는 처참한 표정.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이었다.


박유람
"미안해, 잘 있어."

저 짧고 단순한 말에 어떤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었는지, 유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건 아직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이건 알게 됐다.

학교 교장의 손녀가 한이연이라는 사실.

이연은 괴롭힐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누가 되든 상관없고, 재밌기만 하면 되는 장난감.

아이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은 애빈이었기에 몇몇이 다가왔지만 모두 전학을 갔다.

한 사람 때문에.

그 후로는 아무도 애빈을 도와줄 수 없었다.

애빈도 딱히 아이들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

..

...



한이연
"왜 못해?"

화장실 칸 하나에 3명의 사람이 들어가 있다.

한 사람은 변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한 사람은 그 사람의 등에 발을 올리고 떠밀었다.

?
"서애빈 빨리, 시간 끝나간다."


한이연
"야, 네 주변인들 더 건드려봐?"

애빈은 손을 들었고 벌벌 떨고 있었다.

손으로 변기물을 뜨더니 그 물로 세수를 했다.


한이연
"찍음?"

?
"응응, 아 진짜 개 웃기네."

이연은 발에 힘을 줘 애빈을 밀었다.

명치와 변기가 세게 부딪쳤고 애빈은 콜록댔다.

뒤에서는 조롱과 웃음이 들렸고 곧 화장실 칸에는 애빈만 남았다.

휴지로 얼굴을 닦아냈지만 눈물 탓인지 얼굴은 계속 젖어갔다.


더운 여름에도 맞은 상처를 들킬까 봐 긴팔을 입었고 집에 오면 가족과 어떤 소통도 없이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방문을 잠그고 침대에 앉아 커터 칼을 들고 울기도 했다.

자신에게 상처를 내면 그 상처에 신경 쓰느라 다른 건 생각도 안 나니까.

하지만 칼이 살을 지나가며 상처가 날 때 느끼는 소름 돋음과 아픔에 쉽사리 흉터를 남기지는 못했다.

우울에 침식됐고 매일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그 누구에게서도 위로의 목소리는 오지도 않았고 손길은 잡을 용기를 못 냈다.

자살이라는 어두운 단어만 머리에 맴돌 뿐이었다.

그렇게 2학년이 지났고, 3학년이 됐다.

불행히도 한이연과 같은 반으로.

애빈은 그때 목에 깊지 않지만 긴 상처를 냈고 마침 겨울이었기에 목티를 입고 목도리를 하며 악착같이 가렸다.

.

한이연 서애빈 나와 오전 11:39

가해자들과 피해자가 있는 단톡방은 계속해서 울렸다.

서애빈
"나 좀 내버려 둬..."

차마 답장은 하지 못하고 폰을 던져버린 채 고개를 숙였다.

서애빈
"살려줘."

살려달라 외치며 애빈은 목에 칼을 댔던 것이다.

죽음이 구원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