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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fallen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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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이게 끝이라고?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니, 이게 시발, 이게 무슨 소리야 이게!

그리고 한예화 이 새끼는 그 지나가는 조연 급인 박지민이랑 대체 왜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 거야 도대체가!

나는 알아내기 위해 아무 책이나 뒤졌다.

다행히 박지민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난 개학까지의 이 주일을, 계속 방에서 이 세계에 대한 공부를 하며 보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 원래의 내 세계로 돌아가지 못 했다.

알아낸 것은 몇 개 있었다. 먼저, 수학이 존나 무지하게 엄청 너무 심각하게 쉽다는 것.

고 이가 소인수분해를 왜 이제서야 배워, 인간이야?

둘째로, 언어가 존나리 어렵다는 것.

고대 문자는 그냥 점들과 선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개소리다.

흰 부분은 보지 말고 검은 부분만 읽되 회색 부분은 소리를 내라고?

미쳤냐?

셋째는, 어디 마법학교마냥 실기로 하는 게 필기보다 거의 네 배는 많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매우 좋은 점을 배웠다.

이곳에서는 여학생들에게 로맨스 소설이 인기 있다. 허나, 늘 똑같은 소재를 주는 학생들은 신선함을 못 얻어 원고를 못 판다.

신선함 하면 또 000이지. 완벽해, 완벽해.

그렇게 난 남은 삼 일을 꼬박 글을 썼다.

박지민인지 뭔지 하는 친구가 오기 전까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개학! 개학식은 굉장히 짧게 진행되었다.

그 다음 각 기숙사 방에서 목소리가 담긴 수정구슬이 막 일렁일렁거리면서 우리한테 설명을 해주는 것 정도였다.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뛰어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지금이 기회라고 느꼈다. 아아주 본능적으로.

그러고는 전정국을 찾아서 뛰어나갔다.

전정국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았다. 내가 그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니가 존나 쎄도 넌 내 발 밑이다! 쿡쿡!

아무튼, 전정국은 유토피아의 천장 기둥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쳐다보고 불러도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볼 뿐 내려올 생각은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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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저 새끼가…?

나는 내 눈에다가 힘을 주고 전정국을 바라보았다. 내려와라 이 새끼야! 하는 느낌으루다가.

진짜로 전에 나를 놀리던 남자애들 다 잡아서 피떡 엔딩 샤랄라 해주겠단 그 마인드로 바라보았다. 흐흐흐.

읭? 갑자기 체력이 쭈욱 빠지는 느낌이, 으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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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

전정국이 잠깐 비틀, 하더니. 떨어진다.

떨, 떨어진다?! 어어어?!

나는 전정국에게로 빠르게 달려서 전정국을 잡,

…았다! 나이스 캐치! 못 잡을 줄 알았네 시발!

가속도 때문에 팔이 뜯어질 것 같다. 안 그래도 이 주 동안 안 나왔는데, 애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냐.

나는 쓰러진… 듯한 전정국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창틀 위에다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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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후!

왜 갑자기 그 높은 데서 떨어져가지고는, 나는 내 손에 쥔 차기 유토피아 내 인소…, 아니 판소계의 전설. 《그대는 별이 되어》를 꼬옥 껴안았다.

네가 나의 오글거림의 종착점이다, 그별어!

내가 전정국이 언제 일어나나 싶어 전정국의 눈을 보자마자, 그가 눈을 뜬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눈 깜빡할 새에 우리는 전의 미러 속으로 텔레포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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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읭? 뭐지? 니가 한 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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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으우흑!

내 목이 죄이는 것처럼 센 압박과 통증이 목부터 온 몸으로 전해졌다.

저번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내 몸이 붕 떠서 목이 졸리고 있다는 점은 일치했으나, 다른 점은 아니었다.

전정국이 여차하면 진짜 죽일 느낌으로 나를 쏘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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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웃겨.

웃기다고 말하면서, 표정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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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를 죽이려 들어?

나는 팔을 마구 버둥거렸다. 힘이 더 강해진다.

동시에 전정국의 목소리 톤이 점점 낮아진다. 시발, 그냥 얘한테 인간 복사기 부탁하지 말 걸 내가 괜히 나와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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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시섬」. 말만 번지르르한 능력 가지면 가능할 것 같았어?

전정국은 거의 목소리만 들리게 으르렁거리고 있는 수준이었다. 난 허공에 손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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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 극, 니. 내 말, 으흑, 말 좀. 듣.

아이 시발 숨 쉬기 힘드니까 말도 못 하잖아! 님 잠깐만 놔 봐!

생각해 보니 한예화의 능력은 시섬이었다. 눈만 잘 마주치고 죽일 듯이 쳐다보면 진짜 죽일 수도 있다.

체력 소모가 좀 커서 본인도 사흘은 앓아눕지만.

시발 님, 잘못 쳐다봤어요. 이건 저의 잘못. 아 님. 제발. 함만 봐줘.

살려달라는 신호로 손을 뻗어 내밀었지만 기운이 없어 곧 다시 떨어져버린 내 손.

나는 거의 시야가 몽롱해질 만큼 목을 쥐어잡혔다. 숨 쉬기도 힘들었다.

순간, 한 사람이 미러 속으로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몇 초 후, 전정국이 내 몸에서 손을 떼어내면서 난 미러의 물에 떨어져버렸다,

아니. 미러의 물?

쓰러지는 순간 물이라고 생각이라도 한 걸까.

아퍼라.

해명하려고 일어나려던 때,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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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 여자애 이름이 뭐랬더라.

민윤기가 유토피아를 벗어나 숲 쪽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개학식 때에 만나 마법같이 아름다움을 느낀 소녀가 있었다.

순수하고, 맑아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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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여주랬나?

그렇게 생각하며 잠깐 좁은 길에 멈춰서있는데, 뒤에 있는 미러에서 일그러짐이 보였다.

…저렇게 깔끔한 일그러짐은, 유토피아를 통틀어 단 한 명이 대상이다.

민윤기가 뒤를 돌아봤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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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으어흑!

큰 타격음과 함께,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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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미친 새끼, 또 누굴 패는 거야.

민윤기가 바로 돌아 들어가 미러 속으로 당당하게 뛰어들었다.

토끼굴로 뛰어든 앨리스처럼.

저의 등장에 정국은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영수(影手, 그림자 손)에 든 한 여자애를 떨군다.

그는 그 쪽으로 물을 뿌려 여자애를 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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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

참 간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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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느 자리라고 사람을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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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미러는 내 자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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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지랄하고 자빠졌네, 니가 전세 내?

그는 한 손가락을 계속 그 여자애에게로 향해 물로 밀어올려주려 했다.

정국이 윤기의 손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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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문제 되려고 하지 마.

윤기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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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슨 상관이야, 내가 뭘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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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거슬려.

그 여자애를 다 올려보내주고 나서야, 전정국이 말을 평소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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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좆 같은 새끼, 니 친구 놔두고 왜 여기서 알랑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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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도 참 애쓴다.

민윤기가 전정국을 향해 혀를 찬다.

정국이 윤기를 향해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그는 한순간 물과 같은 모습이 되어 미러 밖으로 대포처럼 쏘아 올려졌다.

정국이 바닥을 보며 표정을 찌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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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무 참견이야.

곧 그도 조용히 올라갔다. 민윤기가 한예화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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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물로 띄워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한 수압의 물로 들어올려 보낼 것이라고.

허나 민윤기는 그녀를 업어들고 가고 있었다.

정국이 고개를 까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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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착한 척, 거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