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you again,
Eleven. The Reason I Cannot Be Kind


삑삑삑_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에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던 윤기와 여주가 현관쪽을 돌아보았다.


민윤기
제이홉 왔나보네요.


신여주
그러게요.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다정하게 마주앉아 웃고 있는 윤기와 여주의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민윤기
왔냐-


신여주
일찍왔네요?


제이홉
........

자리에서 일어나는 둘을 보며 제이홉은 말없이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손에는 커다란 종이봉투가 들려있었다.


제이홉
왜 아직도 안가고 여깄어?


민윤기
아- 여주씨랑 할얘기가 많아서.

슬쩍 마주보며 웃는 둘의 모습이 신경에 거슬렸다.

여기는 내 집인데 자기집인냥 손님한테 커피나 대접하며 시시덕거리는 꼴이라니.


민윤기
그건 뭐야?

윤기의 시선이 제이홉이 들고 있는 쇼핑백을 훑었다.

그 시선에 여주도 쳐다보자 슬쩍 손을 뒤로 하며 숨기는 홉이다.



제이홉
이거. 그냥. 받았어 사은품.

거짓말에 서툰 제이홉의 말에 윤기가 소리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윤기
저 이제 갈께요, 여주씨.


신여주
네!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민윤기
뭘요. 내일 봐요.

어쩐지 부쩍 가까워진 두 사람의 대화에 제이홉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민윤기
간다.

문을 나서는 윤기를 잠시 보고 있던 홉이가 쇼핑백을 현관앞에 놓아두고 윤기를 따라나왔다.


제이홉
아! 이거 손 대지 말아요!

그녀에게 경고해 두는 건 잊지 않고.




민윤기
뭐야, 넌 왜 나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 급하게 손으로 막아 열리는 문틈으로 올라타는 제이홉을 보고 윤기가 놀라며 물었다.


제이홉
....뭐 좀 물어보려고.


민윤기
그럼 임마, 아까 집에서 물어보면 되지.


제이홉
........


민윤기
뭔데. 뭐, 여주씨 얘기야?

윤기가 눈치빠르게 묻자 제이홉은 "아니, 뭐- " 라고 웅얼거리며 시선을 돌린다.

땡, 지하층입니다.

지하주차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윤기가 차에서 얘기하자며 제이홉을 데리고 갔다.


제이홉
어디갔다왔어, 오늘?


민윤기
오늘- 신여주 찾으러ㅡ


제이홉
여주?? 우리집에 있는 그 여주?? 그아줌마가 도망쳤었어?


민윤기
말하자면 긴데. 간단히 말하면 주민센터ㅡ 그리고. 경찰서.


제이홉
경찰서????? 뭔 소리야. 갑자기 얘기 스펙터클해질라 하네.



민윤기
야, 이거 세상에 알려지면 진짜 뒤집어질 얘기야. 내가 과학자가 아닌게 다행인건지 억울한건지 모르겠다고 지금.



제이홉
.....형도 정신병 옮았어?

제이홉의 말에 윤기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민윤기
그런가. 나도 같이 미쳐가나.


제이홉
진짜 무섭게 왜 이러지?? 역시 그 여자 빨리 내보내는게 답인....


민윤기
야, 호석아.

윤기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는 호석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에게 말했다.



민윤기
믿어.


제이홉
........


민윤기
그 여자. 신여주씨. 믿으라고.


제이홉
......

떨리는 호석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윤기의 입술이 홀가분한 미소를 그려냈다.



민윤기
난, 믿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온 제이홉에게 바쁘게 주방을 치우며 일하고 있던 여주가 인사를 건넸다.

대꾸없이 그 모습을 팔짱을 낀채 벽에 기대 지켜보던 그는 쇼핑백을 들어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제이홉
이거요.


신여주
......?이게 뭔데요?


제이홉
.....ㄷ폰..


신여주
네??



제이홉
아 핸드폰이요, 핸드폰.

여주가 놀란 눈으로 제이홉을 쳐다보았다.


신여주
제꺼요??!!


제이홉
한달뿐이지만 있어야 내가 뭐 연락을 하던 보고를 받던 하죠.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데 맘이 놓여야지....

괜스레 궁시렁거리며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는 그를 뒤로하고 여주가 빠른 손놀림으로 상자를 꺼내보았다.


신여주
.....고마워요.

호석에게 받는. 두번째 핸드폰.


신여주
저- 저쪽 세상에서 처음으로 받았던 핸드폰도, 호석이가 선물해줬었거든요.

여주의 이야기에 냉장고 문을 열던 제이홉이 멈칫했다.


신여주
열여덟살이었는데, 호석이가 댄스대회 나가서 받은 상금으로......


제이홉
안 궁금해요.


신여주
턱. 하고 핸드폰 상자위로 호석의 손이 올라오자 여주가 깜짝 놀라며 옆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옆에 서서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와 마주치자. 떨리던 그녀의 시선이 곧 힘없이 내려앉았다.


제이홉
안궁금해. 당신이 말하는 그 남자랑의 일.


신여주
....죄송해요.


제이홉
착각하지 말아요. 내가 필요해서 산거지, 그 쪽 편하라고 사준거 아니니까. 그 남자랑 나 비교하지도 말고. 누구랑 비교당하는거 딱 질색입니다.


신여주
.....치.



제이홉
치이~??


신여주
그래요. 치예요. 좋은 일 하고 왜 그렇게 못되게 굴어요. 그냥 고맙다고.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고. 그거 잠깐 들어주는게 뭐 어렵다고.


제이홉
이 아줌마 봐라. 지금 나한테 화내는 겁니까?

호석이 자세를 고쳐 잡으며 여주의 앞에 허리를 짚고 섰다.

그런 호석에게 여주도 지지 않고 똑같이 허리에 손을 얹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신여주
고용관계긴 하지만 인권이라는 게 있어요. 저도 제 말 딱딱 끊는거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한달동안 살게 해준거, 좀 편하게 잘 지내자구요. 숨막혀 죽을 것 같아요 눈치보느라.


제이홉
그럼 나가던가.


신여주
.......


제이홉
핸드폰도 내가 갖고.

핸드폰 상자를 쓱 가져가는 제이홉의 손에 여주가 다급하게 맞잡았다.


신여주
줬다 뺏는게 어딨어요, 치사하게!


제이홉
물건 욕심도 좀 있네, 보니까. 점점 더 수상한데 혹시 뭐 나한테 뜯어내려고 들어온거 아니예요?


신여주
아니예요!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요! 의심은 진짜.

여전히 핸드폰 상자를 붙잡은 채로 마주보고 있던 둘이다.

그렇게 눈싸움처럼 한동안 서로를 보던 중, 제이홉이 돌연 힘을 줘서 상자를 끌어당겼다.

그 바람에 상자와 함께 훅, 그에게로 끌려간 여주를 제이홉이 의자에 앉힌 후 두 팔안에 그녀를 가뒀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그의 모습은 호석이어서.

너무나도 정호석이어서.

어쩔수 없이 여주의 심장이 떨려왔다.



제이홉
내가 왜 당신에게 친절하지 않은지 알려줘?


신여주
.......


제이홉
너는 나를 보면서 정호석을 떠올릴거잖아.

갑작스런 반말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의 얼굴로. 그의 목소리로 말하는 모든것이 미치도록 익숙해서.


제이홉
말했어요. 비교당하는거 싫어한다고.


신여주
........


제이홉
나. 절대 당신한테 정호석하고 똑같아지지 않을겁니다.


제이홉
그러니까.



제이홉
나한테 친절을 바라지 마요.



[작가의 말] 글 쓰는것 보다 사진 고르는게 더 오래걸리는것 같아요😭누가 저한테 제이홉 슈가 사진 뭉탱이로 좀 보내주세요 ㅎㅎㅎㅎ

요 며칠, 같이 작가 하고 계시는 분들한테 선물같은 칭찬을 듬뿍 받고 있어요. 오랜시간 저와 함께해주고 있는 친구같은 침침이님♡ 그리고 두작품 연달아 정주행하시고 댓글까지 다 달아주신 귤귤님 ㅠ♡ . 글체가 말하는 투랑 너무 닮은 하여주님♡

다들 시간 나시면 작가검색 하셔서 작 읽어주세요🤗

제가 모르는 작가분들 있음 손🖐🖐 은혜갚으러 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