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e Royalty [Season 2]

24.

일단 무사히 도착은 한 태형의 일행이 날개를 접고 두리번거렸다. 분명 이쯤에 왕궁으로 돌아가는 통로가 있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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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 형, 어느 쪽으로 가야 했더라?"

김석진 (27) image

김석진 (27)

"이쪽 아니야? 근데 왜 길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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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없었다. 길이.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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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아직도 안 왔다고요? 연락은? 연락도 아직 안 돼요?"

"총리님 집 근처를 자꾸 찾아보고 있는데 폐하, 왕자님까지 다들 연락이 두절 됐습니다. 코빼기도 안 보여요. 혹시 벌써 남쪽으로 넘어가신 건 아닐ㄲ..."

대신이 말을 하다가 앞서 걸음을 멈추는 남준에 의해 입을 다물었다. 아마 남준의 행동을 입을 닫으라는 뜻으로 이해한 것 같았다.

"총리님, 혹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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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아... 아니, 그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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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정말, 벌써 남쪽으로 넘어간 것인가.'

"예, 총리님. 말씀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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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 일단 연락 시도는 계속 하십시오. 전... 잠시 수색하는 쪽에 다녀오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일곱 시가 다 되어 가는 중이었다. 한겨울로 접어든지 한참이라, 곧 숲으로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깜깜해질 것 같았다.

시간이 늦어지면 기온도 뚝 떨어질 것이니, 정말 태형의 일행이 남쪽으로 넘어갔다면 더 서둘러야 했다.

블타병이 대충 남쪽에서 계속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섣불리 남쪽과 왕궁의 왕래를 개방할 수도 없었기에 우선 정말 태형의 일행이 남쪽으로 넘어갔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먼저였다.

대충 연락망을 챙기고 따뜻한 망토를 두른 남준이 심호흡을 하고 나섰다. 아침에 얇은 옷차림으로 나간 태형을 봤던지라 더 걱정이 됐다.

어색한 침묵이었다.

전정국 (22) image

전정국 (22)

"... 크흠!"

낮에 다툰 것을 원인으로 대화를 단절한 태형과 석진 덕에 분위기는 아주 살얼음판과 동지를 맺었고, 그 때문에 정국은 애꿎은 헛기침만 해댔다.

결국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사라진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뒤로 하고 모두가 지쳤기에 호석을 묶어두고 모닥불 하나를 피워 둘러앉은 이들이다.

분위기상 뭐 먹자는 말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말 없이 일어나서 행동하긴 좀 눈치 보이고. 정국은 이해는 가지만 유치하게 싸운 두 형이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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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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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백현 씨, 배고프진 않으세요?"

그때, 불 앞에 있어도 추운지 몸을 웅크린 백현에게 묻는 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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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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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아... 그래요. 그럼 정국아! 넌 괜찮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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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너는 지금 정호석이 저 상태로 쓰러져서 묶여 있는데 뭐가 넘어갈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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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김석진 (27) image

김석진 (27)

"..."

겨우 풀어지려는 분위기가 더더 깊는 심해로 빠져버렸고, 아까부터 눈치만 보던 정국은 분위기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결심을 그냥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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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형들, 나 잘래. 조금 있다가 깨워. 돌아가면서 불침번 서면 되겠네. 혼자면 졸리니까 2인 1조. 나랑 백현 씨랑 한 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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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ㅇ,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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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두시간 있다가 깨워."

더 이상의 대답은 듣지 않겠다는 듯 그대로 백현의 다리를 자연스럽게 배고 누운 정국이 눈을 획 감아버렸다. 그러자 백현도 많이 피곤했는지 덩달아 잠을 청하지.

정국의 뻔뻔함에 말을 잃은 태형이 이를 바드득 갈았다. 어쩌다가 또 석진과 둘이 남게 됐는데, 도대체 이대로 두시간을 어찌 버틸지 막막하기만 했다.

탓-

탓- ,

탓- , 타닥

탓- , 타닥 _

그렇게 가만히 있기도 조금 시간이 흘렀을까. 가만히 모닥불이 타오르는 모습만 보던 석진이 태형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시선이었기에 태형은 놀라며 꾸물꾸물 시선을 피했다. 자기가 먼저 소리 질렀으면서 왜 먼저 이렇게 쳐다보고 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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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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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 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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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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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사과할게."

묵직하고 단단하게 석진이 말들을 내뱉었다.

흩어짐 없이 무게감 가득히 태형의 안에 자리 잡을 말들이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의외로 서투름이 많은 형이니까. 더군다나, 나에게 이렇게 크게 화를 낸 적은 또 거의 처음이라 본인도 놀랐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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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뭘 그런 것 가지고 사과를 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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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나, 화나면... 아무 말이나 생각 없이 툭툭 뱉는 거 알잖아. 진짜 내 입으로 너 이름을 부를 줄은 몰랐어, 나도. 진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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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괜찮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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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앞으로는 더 주의할게. 정호석이랑 마주쳤는데 일이 뜻대로 안 흘러가서 순간 서러워서 그랬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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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나도... 주의할게."

둘의 대화 중간중간에 빈 공간들이 민망해지지 않게 장작들이 타는 소리가 다 매꾸어 주고 있었다. 잠시 한껏 붉어 보이는 모닥불을 바라보던 석진이 시선을 옮겼다.

어느새 편한 자세로 누워 잠든 정국과 백현 옆에 묶여 뉘여진 호석으로 시선을 돌린 석진이 나뭇가지를 하나 들어 휙휙 저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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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정호석은, 어떡하지? 너무 막막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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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할 수 있어. 우리 형이니까."

얇은 옷 위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꼭 감싸는 태형이 오물거리며 작게 말했다. 아마, 석진은 듣지 못했을 것 같다.

한편, 인간 세계에서는 벌써 일주일 넘게 훌쩍 지나간 시점이다. 겨우 지독한 독감 수준 감기에서 벗어난 정한은 다시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지민이 저와 병실에 단둘이 있을 때 이렇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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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5)

'내가 보호자들이 놀랄까 따로 말은 안 했어요. 그렇게 심각한 상태도 아니라... 말을 굳이 안 해도 괜찮았고. 근데, 학생한테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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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5)

'스트레스 지수가 꽤 높아요. 지금 상태면 우울증 오겠어. 혹시 무슨 일 있어요? 아, 학교가 적응이 잘 안 돼요?'

그냥 별일 없다고만 대답한 질문이었다. 다른 학생들과 섞이지 못해 따로 논다는 사실은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었으니 발설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남준 아저씨와 다시 만나는 날에 자신이 정말 잘 지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괜히 의사나 형 누나들에게 말을 해서 아저씨의 귀에 내 소식이 들어가는 건 원치 않았다. 꿋꿋하게 잘 버텨야지.

윤정한 (14) image

윤정한 (14)

"... 이동 수업이네."

왜 항상 인간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이동하는 걸까. 그런 행동이 소외감 느끼기 가장 쉬운 행동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분명히 아저씨는 금방 다시 만날 거라 했었는데. 왜 일주일이 훌쩍 지났는데도 보이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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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아, 머리야."

많아지는 고민거리에 머리도 덩달아 지끈거리고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하루라도 고민 없이 깨끗한 상태로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내 반의 불을 끄고 문을 잠근다는 주번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정한이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 곁에 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간다. 그러면서 얼른 학교가 끝나 집에 가기만을 기다리지.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까.

아저씨 보고 싶어.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용도 별로여서 더더 머리를 박겠습니다.. 도대체 전 뭘 하는 인간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 ㅎㅎ.. 기다려 주셔서 감사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