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wolf
Werewolf | Past Edition



눈이 내리던 겨울, 12월 30일.

"으아앙!"

어느 한 집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
"아들이네요."

그 아이는 머리 위로 복실한 털이 있는 조그만 귀가 자라나 있었고 푸른 빛으로 빛나는 꼬리 또한 살랑였다.

숨이 넘어갈 듯 호흡을 한 채 식은 땀을 흘리던 그의 어머니가 아이를 품에 안았다.

김현정
"이 아이의 이름은 김태형으로 하겠습니다."

•

••

•••


"김태형!!!"

거실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러더니 묵직한 무언가가 내 볼을 내려쳤다.

다쳤었던 입술이 터져버려 새하얀 바닥과 상반되는 선홍빛의 피가 후두둑 떨어졌다.

김태형(어렸을 때)
"끼이잉!"

그와 동시에 나의 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몸이 불안정하게 떨렸다.

살짝 나온 태형의 귀에는 누군가에게 물린 듯한 자국이 있었고, 어깨는 위축되어 있었다.

김현정
"...여보, 그만해요."

"쓸모 없는 놈"

그 말이 내 안에 계속 맴돌았다.

그렇게 아빠는 자신의 분에 이기지 못한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김현정
"넌 뭘 하고 다니길래 준이네 집에서 계속 연락이 와."

김현정
"그리고 15살이나 됐으면서 조절할 줄도 모르니? 나중에 인간들 만날 땐 어떡하려고"

그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억울했지만 그게 내 위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나에게는 아무런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너무 분했지만 이제 그것조차도 익숙해져 버렸다.


밖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12월 30일, 사실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도 새하얀 눈이 내렸다고 했다.

유일하게 제 생일을 챙겨주고 같이 시간을 보내던 친구인 지민도 얼마 전부터 인간세계에 들락날락 거리느라 못 본지 꽤나 오래되었다.

조금씩 시려오는 손을 호호 불고 힘 없이 픽 웃자 이내 터진 입술 사이로 눈송이 하나가 내려앉았다.

김태형(어렸을 때)
"아야!"

순간적인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자 보기 싫은 얼굴이 하나 나타났다.

이 준(어렸을 때)
"너 꼴이 참 웃기다."

태형이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준(어렸을 때)
"왜? 또 치시기라도 하게? 또 쳐봐."

준이 히죽거렸다.

정말 한 대 쳐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아예 집에서 쫒겨나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에 태형은 일어나 힘껏 뛰었다.


사실 이 준과 나는 옛날부터 앙숙관계였다.

하지만 이 준의 집안이 꽤 높은 집안이었기 때문에 항상 져주기만 했었다.

마음 속으로 인내를 그리며 겨우 참아내도, 계속 약점을 파고드는 준이었기 때문에 결국엔 항상 일이 터졌다.

오늘 또한 그랬던 것이다.

나는 참아왔던 눈물을 토해내면서 계속 달렸다, 그러다 발이꼬여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고 말았다.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눈에 파묻혀 계속 서러움을 토해내고 있는데 누가 다가와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
"어머, 너 괜찮니?"

고개를 드니 어떤 중년의 여자가 보였다.

???
"어머! 어떡해, 여보! 이리 좀 와봐요!"

•

••

•••



???
"괜찮니? 일어날 수 있겠어?"

김태형(어렸을 때)
"..."

???
"혹시... 갈 곳이 없니...?"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충동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여기서 아줌마랑 같이 살까?"

김태형(어렸을 때)
"그래도... 돼요...?"

???
"당연하지~, 아줌마는 아들 생긴 기분이라 오히려 더 좋은 걸?"

???
"자~ 그럼 통성명 먼저 해야지, 이름이 뭐니?"

김태형(어렸을 때)
"...김태형..."

이은주
"태형이구나~ 예쁜 이름이네, 아줌마는 이은주라고 해. 태형이 편한대로 불러줘."


그렇게 나는 그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리고 태어나서 한번도 못 받아본 사랑을 한 없이 베풀어주는 은주에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달았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은주가 인간이었다는 것이었다, 너무 생각없이 뛰어온 탓에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른들이 나에게 끝 없이 세뇌 시키던 것이 인간이 친절을 베풀어도 그 모습에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본 모습을 보여주면 바로 돌변한다고 했다.

나는 아줌마가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그녀가 나를 버릴까봐 무서워 말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몸살에 걸려 조절이 미숙해진 나는 그녀에게 내가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바라봐주던 눈빛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다 거짓말이었다, 그들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해대던 말들.

그때부터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은 더 활짝 열렸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의 집에서의 내 20번째 생일이 다가왔다.

이젠 별거 아니던 날이 내게 특별한 날로 다가왔다.

그렇게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와장창,

익숙한 모습, 늑대들이었다.

이 준
"와~, 어디로 증발했나 했더니 망할 인간들이랑 노닥거리고 있었네."

준이 고개를 까딱거렸다.

늑대들로 인해 순식간에 집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들은 은주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굳은 채 지켜보던 태형에게로 붉은 피가 튀겼다.

그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로 널부러져 있는 늑대들의 축 늘어진 시체가 보였다.

입 안에서 비릿한 피맛이 맴돌았다.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났다.

텅 빈 내 눈동자에 은주가 비춰졌다, 그녀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12월 30일, 그녀를 만났던 시각에 그녀를 잃었다.

그렇게 그녀의 시간은 영원히 멈춰버렸다.



그렇게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쳤었는지도 몰랐던 복부 쪽이 아파오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때 앞을 지나가는 너가 보였고,


김태형
"어디 가요?"

난 무작정 말을 걸었다.

내 모든 걸 잃었었던 날, 너를 만났다.




작가
쓰고 보니까 개막장... 아침 드라마를 뛰어 넘어버리는 완전 막장... 이 거대한 똥들은 무엇인고...이게 정녕 내가 싸질러 놓은 것인가...


작가
죄송함닷... 면목이 없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