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Minty Lavender (Season 1)
EP10. Sand Swamp-(1)


난..뒤도 안 돌아보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내 머리를 휘감고 있는 불안감.두려움.배신감

그리고..진한 민트향은 날 더 이상 그 둘 앞에 서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김여주
하아...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상태로 흩어져있는 이 관계의 고리들을 다시 주워 연결하기엔..

난..너무나도 지쳐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했고 복잡함을 털어버리고 싶어 무작정 뛰었다

아무생각 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집앞에 도착해있었다

힘없는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김여주
하...피곤해..

늘 그랬듯이 나는 라벤더가 가득한 내 방으로 향했다.

김여주
.....!!!!!!!

방에..들어왔다

분명..방에 들어왔는데

내 몸은 라벤더 향기에게서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김여주
하아....

김여주
오빠..말대로 죽는건가..나는.

라벤더 향에게서 안정을 찾지 못한다는 건..앞으로 수 없이 맡게될 민트향으로부터 날 지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러다 석진오빠의 말이 떠올랐다

"제발..너 걱정하는 사람 좀..생각해 줄래?"

내가 죽고난 뒤 석진 오빠를 떠올려보니 이렇게 죽어가는 마저도 이기적인 것 처럼 느껴졌다

내 자신이 미치도록 싫었다

주변의 라벤더들을 다 잃고선..

이제는 제 몸 하나도 간수 못하는 내가..

싫었다..

문득 거울을 쳐다보니 그 속엔 엉망진창인 내 모습이 보였다

슬픈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김여주
....왜...왜애!!!!!!!!...싫다고!!!!!!!

삐뚤빼뚤 잘려나간 머리카락의 끝부분이 눈동자에 비칠땐 난..이미 박지민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있었다

이 모든건..민트 향이 나는 일진새끼들 덕분이었다

아연이를 사경에서 헤매도록 만든 일진.

결국 일진이 된 왕따 김태형.

그 누구보다 진한 민트향 일진 박지민.

일진이였던 윤기오빠를 죽인 일진.

나도 일진이었지만 미치도록 일진이 싫었다

아니..정확히 말하자면 일진이었기에 일진이 싫었다

정원이였던 나를 황무지로 만든 그들을 가능하다면 죽여버리고 싶어 나는 주먹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김여주
죽..이고 싶어..죽었으면..좋겠어..

김여주
죽여버릴꺼야...

김여주
죽여버릴꺼야!!!!!!!!

책상에 있던 모든 책과 라벤더를 다 바닥으로 밀어버리면서부터 나의 분노는 밖으로 점점 나오고 있었다

몇십년간 가라앉혔던 나의 슬픔과 분노는 이런 식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김여주
하아...하아...

김여주
거지같아..씨발.

나는 저벅저벅 걸어가 꼭꼭 숨겨놨던 책상아래의 두번째 서랍에 걸려져있던 자물쇠를 화분으로 부셔버렸다

민트 향이 잔뜩 풍기는 물건들이 있었다

내가 일진이었음을 보여주는 것들이..있었다

밀려오는 어지러움을 참고 짧은 교복치마를 집어들었다

화장을 하고 내 분노가 담겨있는 듯한 짙은 빨간색의 틴트도 발랐다

김여주
......

밖으로 나가려다 본 거울 속엔 여전히..슬퍼보이는 불운의 김여주가 보였다

'일진'으로 변하기 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건지 내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하지만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을..돌어가고 싶은 내 마음을 목구멍 뒤로 삼켰다

그리고 거울 속의 나를 외면했다

김여주
어차피 죽을거니까..

김여주
그런거니까..

민트가 나를..정원을..망친거니까..황무지로 만들어버린거니까..

황무지 어딘가에 숨겨져있는 모래늪..알아?

미안. 너희들은 지금 거기 있어.

천천히 소리도 없이 땅 아래로 끝도 없는 모래속으로 곧 사라지게 될꺼야

기대해

모래 때문에 너의 다리가..허리가..

보이지 않더라도 소리 지르지는 마.

그 목소리조차 역겨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