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Minty Lavender (Season 1)
EP14. The Pain Buried


겁에 질린 나는 한동안 머릿속이 하얘져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에 기대서 숨죽이고 있는지 5분 쯤 지나고 나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창문을 통해 남자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했다

김여주
하아...드디어 간건가...

남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지만 공포감만은 사라지지 않았던 나는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김여주
분명히..날 노리고..또 이렇게 찾아 올꺼란 말야...

나는 한참을 고민하면서 머리를 굴렸다

앞으로 긴 싸움이 시작될 것이고..이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새끼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보...정보라...

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봐도 이정욱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라는 흔해빠진 내 감이 전부였다

김여주
....안되겠다..어쩔 수 없이 거길 가는 수 밖에..

이렇게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더듬는 바엔 가기 싫어도...그곳에 갈 수 밖에 없었다

윤기오빠의 집.

진작에 남의 것이 되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하지않아도 되는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마치 사람이 살고 있는 듯 꼬박꼬박 월세를 내며 난 윤기 오빠의 집을 지켜왔다

김여주
.....

아..막상 들어가려 하니까 망설이는 내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지켜온 이 공간을 5년동안 들어가 본 적 이 없었다...

들어 갈..수가 없었다

오빠의 흔적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또 그 흔적이 가져올 아픔을 두려워했다

김여주
...하아...

수전증에 걸린 듯 떨려오는 손에 힘을 꽉 주고 나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쾅!!!'

문이 오랫동안 못했던 기지개를 켜는 소리와 함께 집안으로 발을 들였다

차갑게 식어버린지 이미 오래전 일이었다

사람 사는 흔적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차고 묵직하고..퀴퀴한 공기 냄새가 내 시야를 뿌옇게 만들었다

매일 싫증냈던 윤기오빠의 담배냄새도

귀를 막았던 윤기오빠의 잔소리도

이젠 들으려해도 들을 수가...맡으려해도 맡을 수가 없었다..

김여주
흡....흑....으흑...

윤기 오빠의 장례식이 끝나고..

끔찍한 고통이 내 심장을..내 머리를 관통할까 두려워 가둬두었던 5년전의 기억들이 그렇게 문을 열자 한꺼번에 나에게 달려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