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Minty Lavender (Season 1)


목소리가 갈라질 때까지 울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난 흑과백 이 두가지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에 있었다

다름아닌..아연이의 장례식장이었다

한 사람의 시간을 멈춰놓은 주제에 이기적인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있었고

어느새 3일장 중 2일째 였다

난 구석에서 울다 지쳐 잠들고, 또 일어나서 울다가 멍때리기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김여주
......

그때, 날 부르는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국엄마
여주야...이러다 너까지 몸 상하면..어쩌려고..얼른 가서 밥 먹어...응!?

정국이 어머니의 말씀에..음식이건 물이건 전혀 쉽게 넘기지 못할 걸 알면서도 나까지 걱정을 주는 짐이 되긴 싫어서..결국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여주
하아...(..어지러워..)

온 얼굴이 슬픔으로 뒤덮인 나와는 다르게 밝게 웃으며 이야기판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로 장례식장이 꽉 차 있었다

도대체 뭐가 그리도 재밌고 신나는지..

여기가 장례식장이 맞긴한건지 화가 치밀어올랐다

계속해서 정신없이 테이블 위로 음식을 갖다 나르는 아주머니들 틈 사이로 겨우 분노를 삼키며 구석으로 가 다시 주저앉았다

앉은 자리엔..수많은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그것도..다 전에 내가 맛있다고 우물거리며 말했던 것들로만..

속이 쓰렸다. 내가 뭐가 예쁘다고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지 정국이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김여주
.....

이 정성가득한 밥상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아연이인데...

어쩌면 나 때문에 먹지 못하고 잠들어버린건데...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것 만 같아서..아니 그런 죄를 저질러버려서..

괴롭고 미안하고..또 미안했다

울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고 내 자신을 타일러봐도 바보같은 눈물은 또 흘러내리려하고 있었다

눈물을 참으려 두 눈을 꽉 감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입술에 느껴지는 차가움에 놀라며 난 눈을 떴다

김여주
.....!?


전정국
아해.

어느새 내 앞엔 전정국이 앉아있었다

김여주
.....


전정국
뭐해. 아 안하고.

그는 내 입에 다 들어갈 것 같지도 않을 만큼의 밥이 올려져있는 숟가락을 내 입에 대고 있었다

김여주
...안..먹을..래..


전정국
얼른.

김여주
....(절레절레)


전정국
너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말들어 빨리.

재촉하는 정국에 어쩔 수 없이 밥을 받아먹었다

조금씩 우물거리면서 문득 정국이의 얼굴을 봤다. 가뜩이나 하얀 얼굴이 유난히 더 하얗게 보였다

김여주
....(창백하네...)


전정국
자. 물도 마셔.

김여주
...근데..


전정국
...??

나는 물을 건네받으면서 말했다

김여주
...너는 왜.. 안 울어..

김여주
너도 슬프잖아....


전정국
.....

어제도 그렇고..오늘도 한 방울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정국이 이상해 물었다


전정국
너처럼..


전정국
니 옆에서 나도 그렇게 울면..


전정국
누가 너 위로해주냐.


전정국
같이 울면 위로 못 해주잖아..

김여주
.....!!!!!

위로받을 사람이 누군데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다 메이는 목에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정국이는 잘 올라가지지 않는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나에게 웃어주었다

던지면 이내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 마냥 정국은 지구 반바퀴. 그 먼곳에서...태양이 뜨는 곳에서 달이 뜨는 하늘로...내 마음으로..다시 돌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