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여자의 서바이벌 도전기

10. 더 손대고 싶었는데

다음 날 아침, 범규가 곤히 잠든 여주를 깨웠다. 형, 일어나야 돼. 나갈 준비하자. 그런데 왜 내 침대에서 자고 있는 거야? 범규의 마지막 말에 바로 눈이 떠진 여주는 벌떡 일어나서 상황을 파악했다.


"너 어제 아예 안 들어왔어?"

- "응. 나 수빈이 형 없는 수빈이 형 방에서 잤어."

"뭐?"

- "그 형이 형이랑 새벽까지 대화하다 들어왔다던데 진짜야? 그런데 형, 목이 왜..."

"어?"


여주는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봤다. 거울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고 싶었던 것을 꾹 참았다. 수빈의 립 흔적이 목 곳곳에 선명하게 남았다. 범규는 눈치가 빨랐다.


- "수빈이 형이랑 사귀지?"

"...아니?!"

- "나 편견 없어서 나한테는 솔직해도 돼. 이상하게 안 봐."

"..."

- "아무튼 빨리 준비해. 그... 목은 어떻게든 가리는 게 좋겠다. 그래도 촬영인데."

"야, 오해...!"


범규는 친절하게 화장실 문을 닫아주었다. 창피함을 느낀 여주는 수빈에게 어떻게든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나갔다. 그리고 어제 생존한 출연자들 전부가 모인 곳에서 여주는 수빈을 찾아 수빈에게 다가갔다. 수빈은 여주가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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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잤어요?"

"잘 잤겠어요?"

- "왜요?"


여주는 수빈에게 가까이 붙어 귓속말을 했다. 어제 분명 키스하다 잠들어버린 것 같은데 언제 목까지 손댔어요? 왜 손댄 거예요? 수빈은 살짝 미소 지으며, 범규가 봤죠? 범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더 손대고 싶었는데 그 정도면 많이 참은 거예요. 라고 말했다. 여주는 속으로 분노했다.


- "그리고 어제 잠들어서 못 들었죠?"

"뭘요."

- "사귀자고 했었는데."


촬영장 전체에 울려퍼질 정도로 크게 말한 수빈의 행동에 당황한 여주가 황급히 수빈의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수빈의 입을 막은 여주의 손에 수빈이 뽀뽀하는 것 같은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더 또라이라고 판단한 여주는 순식간에 연습생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싶어졌다. 약점을 다 없애버리면 수빈에게서 영영 떠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저 또라이 때문에 오래 바라왔던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한순간에 온갖 부정적 생각이 다 들던 여주에게 연준이 달려와 여주와 수빈의 거리를 떼어냈다. 그러고 바로 연준이 여주의 손목을 잡자, 수빈이 막았다.


"형."

- "놔라, 여준이랑 이야기 좀 하게."

"절대 안 되지. 내가 그렇게 둘 것 같아?"

- "너 대체 여준이한테 왜 이러는 건데?"

"좋아해서 이래."

- "...얘는 네가 좋아하면 안 돼. 그러니까 다른 남자 찾아. 여기 널렸잖아."

"나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닌데 뭐래."

- "...?"


위험을 감지한 연준이 바로 수빈의 입을 막아버리고 수빈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고요해진 촬영장을 보며 다 망했다고 생각한 여주는 눈물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때, 범규가 자연스럽게 여주를 껴안았다. 형, 괜찮아? 범규의 행동에 촬영장이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여주는 범규에게 안겨 눈물을 흘렸다. 촬영해야 되니까 너무 울지는 말고. 다 끝나고 얘기 좀 하자.


...


촬영이 다 끝나고, 범규는 바로 여주를 방으로 데려갔다. 문까지 조심스럽게 잠그고 들어온 범규의 첫 말이 여주를 얼어붙게 했다.


-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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