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urso] Noche lluviosa

“안녕하십니까”

“어, 뭐야? 왜 두분이서 같이 와요?”

“아.. 그냥.. 우연히...”

“제가 같이 출근하자고 했는데..

자꾸 거절해서 고생했지 뭐예요?”

“그럼 팀장님이 여주씨를..?”

“너무 어려운 여잡니다.

도전정신 생기게.”

팀장님은 출근하자마자 저런 농담따먹기기 하고 싶을까..

저사람이 저렇게 말해버리면, 아무리 장난이라도

피해는 내가 보는 걸.. 당사자는 알까..

“저기요 여주씨,

팀장님이랑 무슨 사이에요?”

“네? 절대 아무 사이도 아닌.. 데요..”

“회사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참 일에 집중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연애보다?”

다른 여직원들의 눈초리와 시기 질투를 한몸에 받아야 하는 건 기본.

온갖 심부름과 모진말들을 다 받아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장난이었어도,

자기들이 우리의 사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게될 때까지는..

“여주씨? 커피 좀 타오는 게 어때요?

원래 그런건 막내가 하는 거에요.”

“네.”

“저기 여주씨.

내가 너무 바빠서 그런데, 이거 정리 좀 해서 가져다 줄래요?”

“네.”

“여주씨?”

“여주씨!”

“여주씨~?!”

매일을 야근에 야근..

커피심부름은 기본,

자기 일까지 떠맡기고..

몸살이라도 걸릴것처럼 피곤했지만

그렇다고 거절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팀장인 자기는 모르겠지.

자기의 장난에 책임은 내가 진다는 걸..

“여주씨, 오늘 마치고 나랑 얘기 좀..”

“...”

“잠깐만, 지금 아픈거.. 맞죠?”

“..좀... 비켜주실래요...?”

“아픈거 맞는데? 식은 땀좀 봐요!”

“... 괜찮으니까 좀...”

“아픈데 왜 이러고 있어요. 병원 가야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데려다 줄까요?

병원 가요! 나랑.”

“됐으니까...!

제발 좀 나와 주시라구요..!”

“무슨 일 있죠. 그런거죠.

나한테 말해봐요.”

“여주씨~”

“네.

가봐야 해요.”

“잠시만..!”

“그만해요! 팀장님이 이럴수록...

힘들어지는 건 나라구요...”

“네..?”

어젯밤, 침대에 누워 혼자 너를 잃은 그날만큼,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의건이에게 미안했고,

내 자신이 미웠다.

팀장님의 장난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도, 거부할 수도 없어서.

네가 없는 난,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아.

너만을 바라보고, 남은 인생, 너만 그리워 하고..

너를 위해 살겠다고, 그렇게 수도 없이 반복했다.

너에게 받은 건 너무 많은데, 내가 너에게 준 건 얼마 없는 것 같아서.

내 온 마음이라도 줘야겠다, 그렇게 다짐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을거라,

확신했는데..

그랬는데..

왜, 흔들린 걸까.

왜, 나를 자꾸 흔드는 걸까..

너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내뱉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어지럽고, 조금씩 겹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사람이 흔들었더라도, 흔들린던 나니까,

이렇게 무너지면,

흔들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으니까.

견딜 것이다.

“말해 보라구요..”

어느덧 내 양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나와 눈을 맞추고 있는 팀장님이다.

겹쳐지는 시야에 팀장님인지, 의건인지..

또 다시 알아볼 수 없었다.

눈을 세게 감았다 떠도, 머리를 양옆으로 흔들어봐도,

여전히 눈에 보이는 건,

의건이같다.

“여주씨?”

“제발.. 제발 날 좀..

날 좀 내버려두라고...”

팀장님의 가슴팍에 머리를 부딪히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여주씨에게 할 말이 있었다.

아무래도, 비가 내리는 날,

나와 여주씨의 남자친구가 바뀌는 것 같다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여주씨에게 손들어 인사했지만,

나를 보지 못했고.

하루종일 딴 생각에 푹 빠진 사람처럼 그렇게 다니는 여주씨가 좀 이상해서, 미리 다가갔었는데.

이마는 식은 땀이 송글솔글 맺히고

눈에는 초점이 맞지 않고 동공이 지진난 듯 흔들렸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여주씨가 지금 많이 아프다는 걸.

“됐으니까...!

제발 좀 나와 주시라구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나에게 큰소리로 화를 내었다.

왜.. 그럴까..

“정신이 좀 들어요?”

“.. 여기는...”

“그러게.. 병원 좀 가자니까..”

“...이제 가보세요..”

“나한테 화난 거 있어요?”

“아니요.”

더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두려웠나...?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몰라... 두려웠던 걸까..?

생각끝에 한 행동이 아니었다.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여주씨의 표정을 보고,

아무것도 안할 수가 없었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여주씨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

“힘든게 다 보이는데..

왜 그렇게 숨기려고 하는 걸까...”

“...”

“그냥 힘들면 힘들다고,

나한테만이라도 말해주면 안되요..?”

“... 팀장님..”

“여주씨, 곁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한거잖아.

2년이나 지났다면서.. 그런데도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보면 2년 동안 어땠을지 다 알겠는데..

그만큼 힘들었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털어놓을 사람,

그러면 위로해줄 사람.

그거 필요한거잖아요, 지금.”

“...”

“그 사람.. 내가 하면 안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