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ma en un triángulo amor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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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영화 안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에서도 눈이 내린다


말랑공 씀.




*본 글은 피에 대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으니 보시는 데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갑더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한 영화관. 정수연, 그녀는 살짝 긴장이 되어 왼쪽에 있는 윤기와 오른쪽에 있는 지민의 손을 동시에 붙잡았다. 그 덕분에 지민과 윤기는 괜히 영화관 안에서 볼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정수연이 진짜로 긴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본인만 알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주변이 암흑해서 다행이지, 누군가가 볼 생각을 하니 쑥스러워서 미칠 것만 같은 지민과 윤기였다.


  영화가 시작됐다. 큰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주변을 밝게 했다. 정수연은 이제 긴장이 되지 않는 것인지 윤기와 지민의 손을 놓으며 공포 영화인 것도 모르고 안도의 한숨을 지레 내쉬었다. 정수연이 그 영화를 모르는 게 당연했다. 포스터를 보면 누가 봐도 로맨스 영화인 것 같았고, 예약은 윤기가 했으며 정수연은 예고편을 보지도 않았다. 사실 윤기도 예고편은 보지 않았다. 윤기도 현재 이 영화가 공포 영화인 것도 모르고 정수연을 보며 지레 두 볼을 붉히고 있다. 그러나 지민은 알고 있었다. 윤기와 정수연이 둘이서만 영화를 보러 간다는 사실이 탐탁지 않아서 따라간 것도 있었지만 공포 영화를 꽤 즐겨 봐서 따라간 것도 있었다.


  영화는 초반에만 로맨스 기질을 보였고 중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공포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곤 상처투성이인 여주인공이 눈밭을 구르며 자신을 떠나가는 남주인공의 발목을 붙잡았다. 여주인공은 복부를 칼에 수십번이나 찔려 말도 제대로 못 했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만큼은 정확하게 하고서 눈을 감았다. 차갑디 차가운 눈 위에서, 새하얀 눈을 저의 피로 새빨갛게 물들이며, 사랑하는 남주인공이 저를 칼로 찍은 범인인 줄도 모른 채, 그렇게 여주인공은 죽어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수연은 지민과 윤기의 손을 잡고선 놓을 생각을 하질 않았다.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그들의 손을 더욱 꽉 쥐었고 정수연은 너무나도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면 공포 영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지민에게 달라붙었다. 그럴 때마다 윤기는 저도 무서워 어찌할 줄을 몰라했다. 그저 공포심에 덜덜 떨며 최대한 안 떠는 척, 무서워하는 모습을 숨기랴 바빴다.


  영화가 끝나고 출구가 열리며 영화관 안으로 불빛이 환하게 들어왔다. 그 덕에 잔뜩 상기된 지민의 뺨이 너무나도 잘 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에게 붙던 정수연에게 너무 설레서, 심장이 뛰어서, 부끄러워서 그리 된 모양이었다. 윤기는 공포 영화 덕에 모든 기를 잔뜩 빨려서는, 안 그래도 무기력한 애가 더 무기력해졌다. 정수연은 그런 윤기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물었다.


  “괜찮아요, 선배?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어어, 괜찮아……”


  윤기는 전혀 안 괜찮아 보였지만 최대한 괜찮은 척, 공포 영화를 잘 보는 척하며 괜찮다고 말했다. 정수연은 괜찮다고 말하는 윤기가 안 괜찮아 보였는지 잔뜩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말했다.


  “윤기 선배, 보라 카페 좋아하시죠? 거기로 가요.”


  “내가 보라 카페 좋아하는지는 어떻게 알았냐.”


  “저번에 선배가 보라 카페네 커피가 맛있다고 했었잖아요.”


  “잠깐 스치듯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단 말이야?”


  “당연하죠. 윤기 선배 말인데~”


  윤기는 정수연의 말에 귀가 붉게 달아올랐다. 지민은 그런 둘을 보며 못마땅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민은 둘이 알콩달콩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걸 보고만은 있을 수 없었기에 둘 사이에 끼어들며 어서 빨리 그 보라 카페로 가자고 말했다.


  셋은 많은 인파 속을 뚫고 출구로 향했다.


  그들이 출구로 나갈 때 스크린 속 엔딩 크레딧은 멈출 줄을 모르며 올라갔다.


  그들이 비로소 영화관을 완전히 빠져나갔을 때 엔딩 크레딧이 전부 올라갔고 쿠키 영상에서는 새하얀 눈이 내려왔다. 그 새하얀 눈 속에는 하늘서부터 내려온 눈에 파묻힌 여주인공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어쩌면 하늘이 아닌 누군가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