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기다리지마

9화 - 최범규

다음날, 유정은 어질어질한 마음으로 등교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유정이 의자에 앉으려던 그때, 뒤에서 은은한 베이비파우더 향이 나며 훅 하고 누군가 유정을 안았다. 


“안녕.”

“억…! 강태현! 여긴 학교라구!”

“그래서?”


태현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방금 자다깬 듯한 남학생이 있었다. 


      ***


유정은 학원을 마치고 늦은 시간, 어두운 골목을 지나오고 있었다. 


“야 때려봐, 때려봐!”

“ㅋㅋㅋㅋㅋㅋ 싸워라! 싸워라!”


골목 안쪽에서 껄렁대는 남학생들이 치고받고 있었다. 

유정은 황급히 반대쪽으로 지나가려고 몸을 틀었지만, 무리 중 한 명이 유정을 보았다. 


“어, 야! 거기 너 누구야!”


유정은 무작정 반대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너 뭐야! 쟤 잡아!”


어쩌다보니 유정은 여러 명의 남학생들과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왠지 들키면 안될 것 같았다. 

그치만 유정이 따돌리기에는 수도 너무 많았고, 유정은 체력도 약했다. 


“헉…억…더는 못 달리겠어…”


이제 한계라고 생각하고 달리는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누군가 골목의 비좁은 틈 사이로 유정의 후드를 낚아채서 껴안았다. 


“?!? 뭐야!”

“조용히 해, 쟤네 위험한 애들이야.”


유정은 잔뜩 겁먹은 채 숨도 쉬지 못했다. 정체를 모를 누군가는 그녀를 꽉 잡아 안고 있었고, 이름 모를 남학생들은 자신을 찾으려 하고 있다. 


수상한 누군가는 남학생들의 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갔다.”

“푸하!”

“...”


수상한 자는 유정을 놓아주고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키가 크고, 여리여리한 체형의 남자였다. 


“너 누구야? 지금 나 도와준거야?”


유정은 그런 그를 잔뜩 경계하며 뒤로 물러섰다. 


“나 너희 반. 최범규.”


그는 뒤집어쓰고 있던 후드를 벗고 모습을 드러냈다. 

 

‘최범규? 얘도 미래에 유명했던 애잖아...신화 고등학교 라인업 미쳤네;;'

 

 

 

유정은 속으로 감탄하며 그에게 까딱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돌리려 했다.

 

 

“그렇구나…도와줘서 고마워. 그럼 난 이만…”

“잠깐만.”


범규는 유정을 붙잡았다. 


“왜…?”

“니 번호 좀 줘.”

“...안돼.”

“내가 너 구해줬는데? 무서운 애들한테서? 그정도도 안되나~”

“...아이아이 알았어. 대신 사적인 일로 연락하기 없기.”

 

 

범규는 유정의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을 낚아채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유정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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