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케쥴도 없어서 샵에도 다녀오지 않았을텐데.,.왜 저렇게 잘 생긴거야. 아, 자꾸 오늘 아침에 이마 뽀뽀가 생각나구..난리네..아,어떡해! 점점 가까워진다!!!'
앨은 순간 너무 아름다운 것이 가까이 오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가 왜 보자고 한 것인지, 꽃은 왜 들고 온 것인지,
오늘 아침의 이마 뽀뽀는 뭔지...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워졌다. 본능적으로 병찬이가 뭘 하려는지 알 것 같아 떨리고 기쁘고 슬펐다. 앨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다가 내달렸다. 지금 고백 받는다고 해도 이제 며칠이면 이 세상에서 사라질 텐데 어쩌란 말이냐!
땀이 흐를 정도로 앨은 한강공원 산책로를 뛰기 시작했다.
'아, 몰라. 이제부터 매니저 같은 것도 안 할래. 나 좋자고 쟤들이랑 정들어도...못할 짓이야. 그만하자!'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찰나!
잡.혔.다.
"헉..헉..어딜...가?"
숨이 차는 목소리로 병찬이 물었다.
"응? 나? 나...나 화장실이 급해서!"
앨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을 화장실안에서 안절부절 못 했다.
'나, 변비로 오해받을지도..ㅠㅠ'
그때, 병찬에게서 온 문자..
<빨리 나와. 방금 찬이 형에게 문자 왔어.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나와.>
앨은 결국 더는 못 버티고 화장실밖으로 나갔다.
둘은 한적한 곳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조용히 걸었다.
"처음 고백하고 싶은 여자를 만났는데...죽을 병에 걸렸다니...소설도 아니고..."
병찬은 부끄러운지 눈도 못 마주치고 손에 들고 있던 은방울꽃을 내밀었다.
"답을 바래서 고백하는 게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고.."
병찬이 내민 은방울꽃을 받아 들고 앨은 철퍼덕 주저 앉았다.
"26년 살아오면서 처음 받는 고백인데 살 날이 3일밖에 안 남았다니..너무..억울해. 돈 없는 것도 서럽고 내가 고아인 것도 슬퍼. 죽어도 살아도 별거 없을 줄 알았는데 너네들 만나고 자꾸 살고 싶어지잖아. 나 어떡해? 할 수 있다면 네 고백도 받고 알콩달콩 연애도 하고 싶어. 그런데 3일 후면 난 이제 이 세상에 없을 건데..어떻게 내가 니 고백을 받아? 난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건데..난 왜끝까지..이러니..."
앨은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그때 병찬이 입을 맞췄다. 꽃향기인지 병찬의 립밤때문인지 달콤한 냄새가 나는 입맞춤이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지금은 내꺼 해..."
길고 긴 입맞춤끝에 병찬이 말했다.

(평일 업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