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고수부지의 벤치였다.
게다가 혼자가 아니였다. 이 아이는 그룹 멤버 중 하나였는데...이름이...뭐였지...?
아우...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이건 숙취인가? 아님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아픈 것을 고민하는데 누군가 숙취음료를 코 앞에 불쑥 내민다. 한승우였다.
''어제 기억 나나?''
앨은 얼굴을 찡그린 채 숙취음료를 따서 마셨다.
''너 회사 짤렸다며?''
''?''
''그렇다고 인생 다 끝난 사람처럼 울고 불고 할 껀 뭐야?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런 책도 있잖아.''
도대체 어제의 나는 무슨 짓을 한거냐...ㅠㅠ
뭔가 단단한 오해가 쌓인 것 같은데...안 되겠다. 어제의 주정이 뭐였는지는 몰라도 오해는 풀어야겠다. '인생 다 끝난 사람처럼'이 아니고 진짜 인생이 끝나가고 있다고!
''그게...내가 말이지..''
입을 열려는 찰나에 옆에 있던 잘생긴 남자얘가 부시시 일어난다. 연예인들이라 그런지 한데서 입돌아가게 잤는데도 눈부시게 예쁘다.
''아~~우리 어제 너무 달렸다. 그지?''
''아니, 앨이 슬픈데 왜 니가 더 난리야? 굳이 다 새벽에 한강까지 와서 컵라면 3개, 삼각김밥 5개, 소세지 7개....
너 이거 혼자 다 먹은 거 아냐?''
''난 취하면 배가 더 고프더라~~ㅎㅎ''
그러더니 예쁘장한 그 남자얘는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털하게 털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해장하러가자!''
''또 먹게?'' 승우가 기가 찬다는 듯 물었다.
''당연하지. 자고로 해장은 '카레 순대국'이 제격이지!''
''누가 마장동의 아들 아니랄까봐...''
''가자, 내가 잘하는 집 알아! 앨 누나도 빨리 일어나요~~~!''
아, 앨은 그제야 그 아이의 이름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먹세준'
방금 술에서 깬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보조개가 움푹 들어간 미소가 예쁜 아이.

(평일 업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