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ㅣ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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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제… 궁금증이 풀렸냐?”
“그런 거였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말 하면 뭐가 달라져, 너 저 인간한테 빠진 거잖아.”
“나… 너가 호석이처럼 되는 꼴 못 봐.”
“아니, 저번과는 다를 거야.”
“언젠가는… 밝혀질 수밖에 없어.”
“아무리 철저히 숨겨도, 우리는 창시자 손바닥 안이야.”
“나는 절대 안 들켜.”
“… 그걸 너가 어떻게 알아.”
“절대… 안 들키도록 할 거야.”
“호석이도 그 말 했었어.”
“근데 결국… 소멸 당했잖아.”
“난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기 싫다고!!”
“저 인간을 빨리 죽여야… 네가 안전해.”
“내가 안전하지 않아도 상관 없어.”

“설이도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이야.”
“난 호석이란 분처럼 되지 않을게, 약속해.”
“… 무서워, 또 잃을까 봐.”
“무서워 하지마, 그럴 일 없어.”
“저 인간… 규아 씨랑 닮았어, 그래서 더 짜증나.”
“자꾸 저 인간만 보면 호석이가 생각 나.”
“호석이는 그저… 인간을 구해줬을 뿐인데, 왜 그게 죄가 된 건지 이해가 안 돼.”
“나도… 이해가 안 돼.”
“하지만 우리는… 이 섬에 있는 이상 창시자 손 안이니까, 어쩔 수 없어.”
“그러니 우리가 설이를 더 철저히 숨겨야 해.”
“너도… 도와줬으면 좋겠어, 저번과 다르길 원한다면.”
“약속해, 절대 죽지 않겠다고… 소멸 당하지 않겠다고.”
“응, 약속할게.”
“김태형, 치료는 다 됐어.”
“어어, 어떻게 됐어?”
“괜찮아졌어, 잠 든 거야.”
“몇 시간 있으면 깨어날 거니까 걱정 마.”
“고마워, 역시 김석진.”
“민윤기, 사정 잘 알았으니까… 김석진한테도 말 해줘.”
“김석진, 민윤기 풀어주고 같이 나가.”
“집 가면서 얘기 나눠라~“

“오케이, 설… 이 잘 보살펴라.”
“걱정 마.”
석진과 윤기가 나가고, 바닥에 누워있는 설이를 들어 침대로 옮겼다. 윤기의 기억을 읽고 생각이 많아진 태형은 설이의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윤기의 기억을 곱씹었다.
태형은 윤기의 기억을 읽고 그 호석이라는 분과 내 운명이 똑같지 않을까, 나도 언젠가는 소멸 당하는 게 아닐까, 그러면 설이도 위험해지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들이 한 번에 몰려왔다.
평소에 초능력자도 인간도 좋아하지 않고, 남에게 정을 잘 주지 않는 스타일의 태형이 대체 왜 설이를 구해준 걸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냥… 끌렸는데.”
평소 정말 크게 다친 거 아니면 남 걱정도 잘 안 하는 태형이었지만, 그렇게 오래 본 사이도 아닌 설이가 괜히 걱정 되기도 하였다.
순간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겹치며 혼란스러워졌고, 설이를 계속 보고 있으면 더 혼란스러울 것 같아 거실로 나가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아 생각을 하다 잠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