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그와 엮였습니다!

Ep_0.1
반짝이는 햇살과 바깥에 보이는 분홍색 벚꽃들, 화사한 색깔들이 어우러진 화단의 여러종류의 꽃들. 봄이였다. 창문을 열어보면 벚꽃이 저를 맞이해주려는 듯 창문을 통해 날아와 책상 위에 살며시 놓여진다. 벚꽃잎은 여전히 분홍색의 빛깔을 내고 있었다.
“이쁘네, 벚꽃은…”
아주 이뻐서, 너무 이뻐서 짜증이 났다. 저는 첫날부터 이상한 애랑 엮여서 짜증이 나 죽겠는데 벛꽃은 너무 이쁘고 빛나서 짜증이 났다. 나 유가랑 꽃한테 화풀이를 하다니, 한심하다.
“너무 한심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무 잘못도 없는 꽃한테 화를 내다니.”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해 그대로 창문을 열고 뛰어 내리고 싶었다.
봄은 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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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종소리가 울리자 하나 둘 자리에 앉아 수업 준비를 분주하게 한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조용히 웃는 소리 팔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소리. 확실 첫 학기라 그런지 다들 어색했다. 아무 말도 없고, 아는 애들만 떠들고. 그저 턱만 괴고 주위를 둘러볼 수 밖에 없었다.
“…”
한참 동안 조용할 때, 드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반에 들어오시는 선생님은 안경을 쓰고 똥머리를 하셨다. 전형적인 선생님들 스타일. 선생님은 눈 웃음을 지으시며 안녕하냐며 인사를 걸었다. 반은 여전히 고요했다. 사실 속마음으로는 전혀 안녕하지 않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첫날부터 소문의 김태형이랑 엮였거든요…
하하, 이쁘게 웃으신 선생님은 학교생활 안내를 해주셨다. 반은 어떻게 돌아가면 좋을 지, 인사는 어떻게 하고 복장 검사랑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러다 다 듣고 나면 어느새 종이 딩동, 하고 쳤다. 의자 빼는 소리와 문이 열리는 소리, 복도에 아이들이 나온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대로 책상에 엎드린 나는 오늘 아침에 대한 생각을 잊으려 노력했다.
“잊자, 잊어.”
그때, 책상이 두드려진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제 책상이 두드려진 느낌이었다. 깜짝 놀란 나머지 벌떡 일어난 나는 주위를 급히 둘러봤다. 아무도 없었다. 없었는데, 갑자기 앞에서 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가, 랑이 맞지?”
앞 자리에 있던 키 작은 친구… 이름이 분명 선희? 였을 것이다. 뭐 나도 키가 큰 편은 아니였지만 분명 나보다 키가 작았던 걸로 기억한다. 난장판 된 머리를 정리하고 웃던 나는,
“ㅇ, 안녕”
멋쩍게 인사를 했다. 분명 어색해서 나온 멋쩍음였다. 선희는 싱긋 웃으며 눈 웃음을 지었다.
선희의 눈 웃음은 강아지 종중 포메라니아가 웃는 모습과 유사해 보였다. 분명 이쁜 친구였다.
“우리 자리도 가까운데 친해지자!”
밝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은 한 없이 순수해보였다. 때가 하나도 안 묻은 백지 같았다. 작은 손을 내민 선희는 악수하자는 뜻인 것 같았다.
친해져도 나쁠 것 없을 것 같던 가랑이는 선희를 향해 손을 조금씩 뻗고 있었다. 있었는데, 어떤 큰 손이 가랑이의 손을 붙잡아 전진하던 손을 제제했다. 큰 손을 보아하니 남자같다 생각하던 가랑이는 고개를 들고 위를 바라보았다. 동공이 얇게 조여들었다. 눈을 순간 의심했다.
아침에 봤던 검정 모자와 단정한 교복, 맘에 들었던 컨버스와 큰 키. 특히나 저 사막여우같은 눈. 잊지 못할 것 같은 이 아우라까지. 김태형이였다. 아무 생각 없이 있었던 가랑의 등에는 소름이 돋아있었다.
김태형은 한마디를 하려는지 우무쭈물있다 말을 꺼냈다.
“잠깐, 만… 시간 돼…?”
소름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