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어제 무슨 일 있으셨나봐요?"
"아침부터 완전 우울해보이네."
"...그래요..? 몸이 좀 안좋아서.."
"왜요? 어디 아파요?"
"그냥.. 속이 좀 안 좋은 거 같아서요..ㅎ"
"그럼 오늘은 딸기라떼 말고 유자차 따뜻하게 해줄게요."
왜인지 요즘따라 속이 더부룩한 거 같다. 회사에서 눈치를 보니 몸이 안 좋아진 건가... 체한 거와는 다른 더부룩이었다. 입맛도 안 돌고, 토 할 거 같고.. 지금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는데 뭐라도 먹어야 살 거 같아 카페에 왔다. 사랑 하나 때문에 몸이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구나.
"아, 여주씨. 김태형 있잖아요."
"최근에 알았는데 제 동창이더라고요ㅋㅋ"
"그땐 완전 뚱뚱했는데 지금은 살도 빼고 성형이라도 한 건가?"
"성격도 예전엔 찌질이 그 자체였는데ㅋㅋㅋ"
"그런 남자는 인기 없죠? 솔직히 성괴는 좀..."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나에게 저런 말을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 궁금했다. 김대리님이 과거엔 뚱뚱했고, 찌질했고, 성형을 했다고해도 난 김대리님 존재 자체가 좋았다. 무슨 의도로 질문한 건지 모르겠지만 석진씨 좋게 봤는데...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대답할 힘조차 나지 않았다.

"적어도 욕할 거면 내가 안 듣는 곳에서 하지 그래?"
"내가 찌질이던, 성괴던 너가 그런다고 정여주는 너 안 좋아해."
"그리고 정여주 앞에서 그딴 얘기는 왜 해?"
"나랑 정여주는 아무 사이 아닌데."

"..과장님.. 이거 무슨 냄새에요..?"
"아, 우리 와이프가 샌드위치 싸줬거든."
"우와, 맛있는 냄새.. 손수 하신 거래요?"
"윽... 토할 거 같아.."
냄새만 맡았는데도 헛구역질이 나올 거 같았다. 저게 맛있는 냄새라고..? 왠 시궁창 냄새가 나는데 너무 역겨웠다. 먹은 거라곤 꼴랑 유자차 하나가 다인데 개워낼 게 뭐가 있다고 헛구역질을 하다니... 저 샌드위치를 쓰레기통에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정사원 안색이 왜 그래?"
"어디 아파보이는데 얼른 병원에 가봐..!"
"요즘따라 기운도 없는 거 같은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프면 안되는데...."
그렇게 회사 사람들에 떠밀려 병원을 찾았다. 속도 안 좋고, 머리도 아픈 거 같고, 배도 좀 아팠다. 자주 아플 수 있는 곳들이지만 왠지 아픔이 이상한 아픔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처음 느껴보는... 그런 아픔이랄까..?
"정여주 환자님."
"..많이 심각한가요?"
"심각한 건 아니고요, 자연스러운 증상들 입니다."
"...자연스럽다뇨..?"
"축하드려요, 정여주산모님. 임신 3주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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