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1

"...왜 이러는 거야 갑자기"
"왜 이러긴요, 난 원래 이런 앤데"
"아니, 너 이런 애 아니야."
"...그럼 내가 무슨 앤데요"
"나한테 떡볶이도 시켜주고, 집도 빌려주고...이건 진짜 니가 아니잖아..."
"...하"
지민은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짝다리를 짚고 나와 얘기하다 나의 그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 번 혀를 차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뭔가 착각하나 본데, 이게 나에요"
"......"
"나 원래 이런 애고, 착한 학생 코스프레 한 번 해봤어요. 어제도 말했을 텐데?"
"...어제 말했던 게 진심으로 한 말이었니? 다 가식이고
예의고...하면서 말했던 그게?"
"난 너무 진심이었는데,
누난 그냥 내가 홧김에 말한 건 줄 아나봐요?"
나는 어떤 대꾸라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나오는 건 한숨 뿐, 그 어떤 말도 시원히 얘기할 수가 없었다. 지민이 가식이라 하면 그렇게 될 친절이었으니까.
"...거짓말..."
"...뭐요?"
"...거짓말이라고 해줘"
"거짓말 아닌데. 누나 진짜 진심으로 내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
"알면 알수록 특이한 누나네 진짜...뭐 순진한 쪽이
더 가지고 놀기 쉬울 테니까"
"...이제...어떡할 셈이야?"
나는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도 눈물이 턱 끝까지 차올랐어도 지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금방이면 부서질 것 같은 모습의 나였기에 지민은 더 기분이 좋아졌던 걸까 실실 웃으며 대답을 하였다.
"뭐...몇 번 가지고 놀다가 학교에서도 소문나겠고 그럼 애들도 쌤들도 누나를 좋게 보진 않겠죠? 그리고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히다가 누나 졸업하면..."

"버려야죠?"
박지민은 늘 항상 나에게 확실한 대답을 늘여놓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렇고, 구체적인 답을 해주지 않고 커다란 틀만을 말한다. 그게 습관일까...아니면 장담 못하고 한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할까 봐 두려운 건 아닐까?
나를 정말 족치고 싶다면 체계적인 괴롭힐 수를 생각해두었겠지. 이렇게 단순한 대답을 늘여놓았을 리가 없다. 분명 나를 괴롭힘의 상대로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교 후, 교문 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