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ru

flor roja

도령, 어서 오셔요 - 해맑게 웃음짓는 네가 내미는 손을 꽉 맞잡았다. 다시는 놓지지 않을 것처럼 아주, 아프도록 쥐었다. 그럼에도 너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덩달아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하아, 가파른 산길에 저릿한 다리를 내려다보며 내뱉는 숨결에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곧 팔을 잡아끄는 손길에 이끌려 한걸음 옮기는 때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겁에 질린 네가 걸음을 서두른다. 혹여 네 손을 놓치지는 않을까, 부지런히 따르는 통에 다리의 고통은 더욱 몸을 조여오는 듯 했다.


탕 -


아윽! 가냘픈 신음을 내뱉으며 하얀 눈밭 위로 몸을 기대었다. 마주잡은 손이 툭 떨어지며 네가 멀어졌다. 힘없이 굴러 떨어지는 널 기다시피 따라 무릎에 눕히었다. 허리에서 붉은 꽃이 피어나 네 치맛자락을 적시고서 내 바짓춤을 붉게 물들인다. 아아, 온기를 잃어가는 손이 다급하게 허리춤을 더듬어 꽃을 움켜내는 손을 떼어낸다. 눈을 맞추고 연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모습이 가히 바스러져 공중으로 산산이 흩어지는 꽃을 연상케한다. 다시금 네 차디찬 손을 마주잡는다. 결코 네 손을 놓치지 않을 것임에 네가 청한다. 저 멀리 너를 버려두고 걸음을 서두르라 타이르는 목소리를 애써 회피하며 간절히 청한다. 내 기어코 네 곁을 지킬 것이니, 부디 규탄치 말아다오.






W. 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