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bus] Ah... un poco ㅜㅠ ¡Te dije que no vinieras a recogerme!

태형이랑 산책로를 쭉 따라 중간중간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태형이도 사진 찍는 것을 어색해하더니,
내가 이런 저런 제안을 하니까 금새 모델 같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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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태형아 너 대단한데..?? 
 사진 찍을 맛이 나~~^^"


아무리봐도 태형이는 감각이 있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감각이랄까...?
사소하게 하는 거 하나 하나에 그런 감각들이 담기는 것 같아.. 

"정말..?"

태형이는 내 칭찬에 금방 베시시 웃었다. 


"나도 너 찍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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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가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 

나는 주변을 살펴보다가 꽃밭 쪽으로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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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연스러운데..? 거기서 여기 봐바~~~"

태형이가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태형이가 자꾸 이쁘다고 해주니까,
기분이 몽글몽글하고 좋아졌다.

벤치에 앉아서 같이 찍은 사진들을 살펴봤다..


"이런거 진짜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
 너 진짜 모델 해도 될것 같아 ㅋㅋㅋ"

"니가 잘 찍는 거지~"

태형아... 뭘 모르나본데
넌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오는 것 같아.. ㅋㅋㅋ
내가 잘 찍은 게 아니라고 ㅋㅋㅋ

한참 찍은 사진을 다 보자 
태형이는 기다렸다는 듯 이어폰을 건네줬다ㅡ 


"이거 내가 집에서 녹음한 건데 들어볼래..?"

태형이의 기대에 찬 표정에 얼른 이어폰 하나를 귀에 꽂았다. 





집에서 녹음하느라 생긴 약간의 잡음과 함께
꾸밈없는 태형이의 낮은 음색이 잔잔하게 들렸다. 

벤치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으니,

아까 사진찍으면서 살짝 났던 땀이 마르면서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형이 목소리가 정말 포근하고 너무 좋아~♡

"태형아.. 나 노래 너무 좋은데....??ㅜㅠ
 이거 파일로 주면 안되..?"

"정말..? 정식으로 녹음한게 아니라서 음질이  엉망인데...

 그럼 이거 내가 깨끗히 녹음해서 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ㅎㅎ"


태형이가 나의 반응에 흡족한 듯 웃으며,
다음 음악을 찾는 듯 핸드폰을 뒤적였다.


"나 말이야, 너 팬 1호해도 되지...?
 혹시 나 말고 다른 팬 이미 있는 거 아니야??"


왠지 있을 것 같다.. 있을 것 같다고..  ㅋㅋ ㅜㅠㅜ
이렇게 잘하는데..!!


"읭..? 팬...??? 음.. 글쎄.."

나의 질문에 태형이 볼이 새삼 붉어진다.

"아니.. 남준형이랑 우리 부원들 말고는 아직 내 노래 들은 사람이 많지 않아.. 우리 엄빠정도..?

그리고, 이 노랜 너에게 처음 들려준 거야~"



으아니.. 이 좋은 목소리를 아무도 모른다니.. ㅜㅠ
아깝다 싶다가도

나에게 먼저 들려준 것을 생각하니,
왠지 너무 감동적이고 좋으다.... 흐흐흐흐

김태형.. 너 진짜 잘했어♡


"태형아.. 그럼 내가 네 팬 1호 한다.. ㅎㅎㅎ"

"그래 ㅎㅎ!!"


태형이가 약간 쑥쓰러워 하는 것 같긴 하지만,
1호의 자리는 놓칠 수 없지.. ㅋㅋㅋㅋ
얼른 꿰차야해!!

"진짜 없는 거 맞지...?? 나 1호 찜!!!!!

 아 진짜 이런 목소리는 여기저기 알려야해~~
 너~~~~무 좋아~~~♡♡♡
"

너무 좋다는 건 속으로 하려는 말이었는데
그만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태형이가 엄청 쑥스러워한다.

"진짜..?? 그렇게 좋아..?"


"그러니까 파일 얼른 주기다!!!
 내가 네 목소리를 여기저기 알리겠어!!!
 이거 인터넷에 올려도 될라나??"

"아~~ 여기저기 올리는 건 안되!!!
 아직 올리기엔 너무 부족하단 말이야ㅜㅠㅜㅜ
 너 아무데나  올리기만 해봐!! 앞으로 파일 안줄꺼야..!!
"

태형이는 내가 여기저기 올린다고 했더니
갑자기 기겁을 한다.. 

"내가 그래도 우리 아빠가 마케팅하는 거 옆에서 보고
 배운게 있으니까.. ㅋㅋㅋ 한번 너 홍보해볼께~~ ㅋㅋ
"

자신있게 일단 말을 던져본다!!

갑자기 태형이가 뭘 고민 하는 듯 하다...
잠시 조용했던 태형이가 말했다.

"너 덤벙거리고 맨날 넘어지는게 난 영 못 미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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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뭐라고?? ㅋㅋㅋ 
내 비루한 몸뚱아리를 너도 놀리는 구나.. ㅜㅠ
저 놀리는 표정 보소...


하긴 그동안 내가 한두번 자빠졌어야지.. ㅜㅠㅜ

"그게 넘어지는 거랑 뭔상관이야..."

"ㅋㅋㅋㅋ"



.
.
.


태형이랑 한참을 투닥거리다보니 배가 고팠다..

"아.. ㅜㅠ 배고프다... ㅜㅠㅜㅠ

 여튼.. 나 1호팬 찜!
 그리고 평소에 듣게, 파일 좀 부탁드립니다~~
 홍보는.. 니가 준비되면 그때 할께!!"



태형이가 나의 말에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야,
 그럼 우리 여기서 아예 도시락까지 먹고 일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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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마마가 싸준 도시락을 펼쳤다. 

태형이도 가지고 온 음료랑 이런저런 간식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태형아, 너 요번에 진학 희망 학과는 뭘로 적었어...?"

입에 김밥을 오물거리며, 내가 묻자 
태형이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대답했다. 

"아직 약간 고민 중이긴한데..
 적어내기는 컴컴공과 적어냈어..
 근데 사실 이번에 부모님께 음악하는 거 허락받으려고  생각 중이야.. 

남준형처럼 오디션도 볼까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아직 좀 마이너해서 오디션은 안 되겠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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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미소 짓고 있지만
태형이의 복잡한 마음이 막 느껴진다... ㅜㅠ
고민이 많을 것 같긴 해... ㅜㅠ

주말마다 같이 공부하러 나와서 문이과 쪽일 줄 알았는데 역시.. 넌 음악 쪽이지.....


"여주야 너는?"

"난 마케팅이나 경영..?"

"진짜?? 사진은...?"

"글쎄.. 나는 사진 찍는게 좋긴한데,
 전공까진 잘 모르겠어... 아빠 영향도 좀 있고..
 아빠가 마케팅 하시니까..... "

태형이도 나를 보는 표정이 아쉬워보이네...

아 나는 그런건 아니야.. ㅜㅠ
사진은 그냥.. 취미...

물론 우리 보수적인 아버지의 영향이 있는 것 같긴 해..
아빠가 공부해야한다고 자꾸 강조하니까..

"대학가면 사진은 취미로 계속 할꺼야..

 그냥 나는 너가 음악 좋아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좋아하는 건 아니어서.. 
 마케팅은 아빠가 하시는 거 옆에서 계속 보던거라서 
 원래 관심도 있었고...

 너가 음악하는 거 내가 지원해줄께~~
 김태형, 음악.. 끝까지 해보자...!!"


앗..!! 큰맘 먹고 말은 했지만...
막상 말을 내뱉고 나니까 갑자기 너무 후회된다.... ㅜㅠ

사실 홍보같은 건 저번부터 생각해온 거란 말이야...

태형이가 부담스러워 하면 어쩌지...???
나 지금 오바한 거 맞지...??? ㅠㅠㅜㅜㅠㅠ

잠깐의 정적을 뚫고 태형이 목소리가 들렸다. 

"올~~~ 나 갑자기 엄청 든든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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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가 빙그레 웃는다.

휴... 진짜지..?? 진짜인거지...??


"나 너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순간 너무 걱정했잖아.. 나는 니 1호 펜이고, 너는 내 홍보마케팅 1호 고객님해~~

내가 첫 고객님이니까, 정말 최선을 다할께~! "


아이고 진짜 열심히 해야겠네 ㅋㅋㅋ 김태형 너 내가 완전 지원 잘 해줄꺼니까... 음악 열심히 해야해..!!!

ㅜㅠㅜㅜㅠ



"오늘 내 팬 1호도 생기고,
 지원도 해준다하고 나 진짜 좋은데...??
"

태형이가 가까이 쓱 다가오더니,
갑자기 쪽- 하고 내 볼에 입을 맞췄다...



///_///


... ... 저.... 저... 태....태형아....??



나는 잠시 눈을 질끈 감고, 얼어있었다. 

아 눈을 못 뜨겠어..
부끄러워.. ㅜㅠㅠㅠㅠㅠㅠ

"여주야 , 괜찮아..?"

심장이 또 나댄다..  고개를 겨우 끄덕였다. 
아까랑은 차원이 다른 두근거림이다.. 

"우리 음악 더 들을까..?"

태형이가 부끄러운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씩 웃으며 가방에서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더니
핸드폰으로 음악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곧 잔잔한 째즈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째즈밴드의 부드러운 드럼 반주와 피아노,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느릿한 선율에 맞춰 흔들리듯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귓가에 울리던 심장소리가 점점 리듬을 되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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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공원나들이 fin.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망상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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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편부터 대사를 조금 다르게 처리했어요..
여주의 생각과 잘 구분이 안되는 것 같아서..^^;


그나저나 저는 요즘 태형이가 인스타에 올려주는 음악들 칮아들으며 째즈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어요..💜

덕분에 플레이리스트가 점점 풍성해지는 듯요
(방탄 팬질이 이렇게 이롭습니다...ㅋㅋ)


그럼 에필로그에서 뵈요!


P.S - 보신 분들 댓글 부탁드립니당~~ 
        피드백과 소통이 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