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27
w.노란불
"..."
윤기의 과거 이야기가 끝난 현재,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기나긴 적막을 깬 목소리는 바로 나였다.
"그럼••• 태형이가 내 집에 찾아온건 이거랑 관련된거네?"
"김석진 그 무책임한 놈이 택한게 너라는 거지"
시선를 도려 태형을 바라보니 눈을 쓱 피한다.
"왜 눈을 피해"
그의 앞으로 몸을 옮겨도 계속 피하는 태형에 답답해져 그의 얼굴을 잡곤 나를 보도록 휙 돌린다.

"ㅇ,야 사람 얼굴을 막 그렇게 어? 이렇게 손으로 막 어?"
태형은 한껏 당황했는지 눈을 크게 뜨곤 말을 더듬는다.
당황한 그의 모습이 너무 웃겨 풉 하곤 짧게 웃음을 뱉으니 태형은 민망한지 고개를 푹 숙인다.
"지랄들을 한다 지랄들을 해"
윤기는 경멸스런 표정으로 우리 둘을 바라본다.
머쓱하게 하하ㅡ 웃으니 윤기는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어디가?"
나의 물음에 윤기는 짧게 '집' 이라고 이야기한다.
"집?"
"집 가야지, 완전 피곤해"
윤기가 나서자 호석도 그의 뒤를 따라간다.
자신을 따라오지 않는 나와 태형에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뒤를 돌아 바라본다.
"같이 안 가?"
대체 어디를? 표정에서부터 느껴지는 의문을 윤기도 느꼈는지 고개를 까딱 거리며 따라오라 한다.
말로 변해 나를 태우려는 호석을 태형이 저지한다.
"제 것을 지키려는 모습••• 애새끼 같군"
윤기는 태형의 모습을 보곤 한숨을 푹 쉰다.
잠시만••• '제 것'?
여주 시점
태형이가 나를 지독히 아끼는 것은 예전부터 잘 느꼈다. 하지만 그 모든 이유는 내가 구해줬기에, 삶의 경계에서 끌어 와주었기에 내게 잘 해준다 생각 하였는데••• 생각을 해보니 그렇다. 아낀다 해도 너무 지독히나 아끼고••• 심지어 태형은 얼굴이 굉장히, 이하생략 하겠다. 내가 얼빠는 아니지만 가끔은 무섭다가도 사람으로 변하기만 하면 그 두려움들이 달아난다.
내 표정이 너무 겉으로 드러났는지 태형이 내게 어디 아프냐며 묻는다. 걱정을 시키면 안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니 태형이 내게 서서히 다가온다. 가까이서 보니 얼굴이 더 잘 생겼다. 얼굴에는 약간의 생채기가 남아있는데 상처들이 섹시해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어느 순간부터 난 김태형에게 설레고 있었다.
호석이 툴툴대며 윤기의 옆에 딱 붙자 태형은 내게 다가와선 '얼른 가자' 하며 재촉한다. 우리 집••• 옛 추억의 물건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려 하니 미련이 남는다. 아냐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현재로 나아가자.
계속해서 집을 바라보니 태형은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이거 미친건가 심장이 180 비트로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붉어진 얼굴과 저 우주 너머까지 들릴만한 큰 심장 박동 소리, 어디 아프냐는 태형에 부정맥이라 대답하곤 그를 두고 먼저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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