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fic de Shinyu Possession] ¡Silencio en la biblioteca!

Episodio 2_Marcador de nube

도서관에 가기 전, 나는 책상 위에 놓인 시험 범위 프린트를 한 번 더 확인했다.

국어 수행평가 대체 과제.

지정 도서 중 한 권을 읽고, 인물 관계와 핵심 문장을 정리해오는 것.

 

말은 쉽지.

문제는 그 지정 도서가 도서관에 딱 한 권밖에 없다는 거였다.

 

하아, 한 숨을 내뱉곤 프린트 맨 밑에 적힌 책 제목에 형광펜을 그었다.

 

오늘은 무조건 이거 빌려야 한다.

무조건.

 

안 그러면 나는 엄마한테 또 듣는다.

 

'그러게 미리미리 하라니까.'

 

으악! 그 말만큼은 절대 듣고 싶지 않았다. 상상만으로도 진절머리가 난다.

후딱 나는 가방을 챙기고 현관을 나섰다.

 

“오늘도 도서관 가?”

“응.”

“오, 이제 좀 학생 같네?”

“원래 학생이거든.”

“가서 졸지 말고.”

“안 졸아.”

 

대답은 그렇게 했는데, 어제 25분짜리 타이머 세 번 중에 한 번은 거의 눈 뜨고 잔 것 같긴 했다.

 

아무튼.

오늘은 책부터 찾아야 했다.

 

 

-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열람실이 아니라 자료실 쪽으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창가 자리부터 확인했을 텐데, 오늘은 우선순위가 달랐다.

 

책.

그 책.

제발 있기를!

 

검색대에 책 제목을 입력하자 화면에 대출 가능이라고 떴다.

좋아.

 

나는 괜히 숨을 크게 쉬고, 서가 번호를 외운 뒤 그쪽으로 걸어갔다.

문학.

한국소설.

청소년 추천 도서.

 

책등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훑었다. 건드릴 때마다 종이 냄새가 조금씩 나는 것 같았다. 도서관이니 당연한건가ㅡ

 

그나저나 책은 어디 있지. 분명 대출 가능이라고 했는데.

책등에 적힌 제목을 하나하나 확인하고있는데도

비슷한 제목은 많은데, 내가 찾는 책만 없었다.

 

다시 한 번.

또 없다.

 

나는 허리를 숙여 아래 칸도 봤고, 발끝을 세워 위 칸도 봤다.

 

없다.

진짜 없다.

 

“아니 왜 없어…….”

 

작게 중얼거렸는데, 옆에서 책을 고르던 아주머니의 시선에 바로 입을 다물었다. 투덜대는 소리가 좀 컸나.

 

터덜터덜 검색대로 돌아가 다시 확인했다.

대출 가능.

 

이상하네.

누가 보고 있다가 제자리에 안 꽂아둔 건가.

 

주변 책상까지 슬쩍 둘러봤다. 혹시 누가 읽고 있나 싶어서.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삼키며 열람실 쪽으로 걸어갔다.

 

일단 앉자.

앉아서 다른 과목부터 하자.

책은 나중에 다시 찾아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머릿속은 그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열람실 문을 조심히 열었다.

그리고 습관처럼 안쪽 창가를 봤다.

 

있었다.

통창에, 햇빛이 잘 드는 자리와.

그리고 신유.

 

 

신유는 오늘도 먼저 와 있었다.

창가 두 번째 명당 자리, 정확히는 내가 좋아한다고 한 그 자리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그 옆에 신유가 앉아 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신유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어제보다 더 자연스럽게.

그 애는 말없이 자기 책상 옆쪽을 손끝으로 톡 쳤다.

 

여기 앉으라는 뜻 같았다.

나는 괜히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

 

“……안 비켜줘도 되는데.”

“비켜준 거 아닌데.”

“그럼?”

“비어 있었어.”

 

말은 저렇게 해놓고, 필통이랑 문제집은 완전 옆자리 쪽으로 가지런히 옮겨져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도 못 본 척 의자를 뺐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을 열었다.

문제집을 꺼내고, 필통을 꺼내고, 노트를 꺼냈다.

 

나는 한숨을 아주 작게 쉬었다. 계속 그 책이 아른거린 까닭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페이지 넘기는 소리가 멈췄다.

 

“왜.”

“어?”

“한숨 쉬길래."

 

아, 나도 모르게...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데 한숨 쉬어?”

“그럴 수도 있지.”

“그래?”

 

신유가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렸다.

나는 괜히 문제집을 펼쳤다.

그러나 눈에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그렇다. 나는... 꽤나 집착이 심한 편이고,

이런게 있으면 꼭 안 되는 원인이든, 아니면 책이든 찾아내야하는 성격인거다.

 

결국 샤프를 내려놓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 찾으러 한 번만 더 가자.

의자를 살짝 밀자 신유가 고개를 들었다.

 

“어디 가?”

“책 찾으러.”

“무슨 책.”

“그냥 수행평가 책.”

“없어?”

“응. 검색하면 있다는데 서가에는 없어.”

 

신유는 잠깐 나를 보더니, 책상 위에 놓인 자기 책을 손으로 덮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근데.

잠깐.

나는 그 손 아래에 있는 표지를 봤다.

 

어?

어어?

내가 찾던 제목.

딱 그 제목.

 

진짜로 딱 그 책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반쯤 일어난 상태로 멈췄다.

 

“……야.”

“응.”

“그거.”

“뭐.”

“네가 보고 있는 책.”

 

신유는 천천히 자기 손 아래를 봤다.

그리고 다시 나를 봤다.

 

 

“아, 이거?”

“어. 그거.”

“왜.”

“내가 찾던 건데.”

 

말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책 쪽으로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신유는 책 표지를 한 번 내려다봤다.

 

“이거 언제 반납해?”

“2주 뒤.”

“아...”

 

수행평가는... 딱 2주 뒤 까지였다.

며칠 안 만난 이 남자아이가 괜히 밉상으로 보였다.

 

티는 내지 않고, 한숨은 속으로 삼키며 의자에 다시 앉았다.

최대한 괜찮은 척했다.

세상 쿨한 사람처럼. 아니 뭐, 정말로. 사도 되는거고. 다른 도서관에 가도 되는거니깐. 버스타고 30분이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지금 필요해?”

“어?”

“이거. 책.”

 

신유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괜히 노트 모서리를 만지작거렸다.

 

“필요하긴 한데…… 네가 먼저 빌린 거잖아.”

“응.”

“그러니까 뭐. 다른 데 찾아보면 되지. 다른 도서관에도 있을 수도 있고. 없으면…… 그냥 울면 되고."

“울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머쓱해서 뒷목을 긁적이는데 신유가 펜을 내려놨다.

그러더니 덮여있던 책을 내 쪽으로 밀었다.

나는 눈만 깜빡였다.

 

“뭐야?”

“봐.”

“너는?”

“난 나중에 보면 돼.”

 

신유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러더니 낯부끄러운 말을 덧붙였다.

 

 

“연체해도 돼. 너 빌려준 거니까.”

 

나는 잠깐 말이 안 나왔다.

근데 그걸 너무 담담하게 말해서, 그렇구나... 생각을 하다가 헉 하고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연체하면 안 되지.”

“그럼 빨리 보고 줘.”

 

신유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소리 안 나게 웃는 모습을 보다가

나는 조심히 내 쪽으로 당겨 책을 받았다.

 

“...고마워.”

“응.”

 

아니, 왜 내가 더 민망하지.

나는 책 표지를 한 번 쓸었다.

 

신유가 봤던 책이라 그런가.

이상하게 더 조심히 넘겨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첫 장을 펼쳤다.

그 순간, 책 사이에서 무언가가 살짝 보였다.

 

책갈피다.

 

나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꺼냈다.

연한 하늘색 코팅된 종이에, 구름이 그려져있었다. 윗부분은 구름의 모양대로 컷팅이 되어있었다.

동글동글하게.

 

... 뭐야, 귀여운 면이 있네.

 

아니.

잘 어울리나? 맑고 청량한 느낌을 주는게.

 

나는 책갈피를 들고 옆을 봤다.

신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손등으로 턱을 받치고.

햇빛이 옆얼굴에 닿아 있었다.

 

큼큼, 나는 헛기침을 작게 삼켰다.

간질간질 하기도 하고, 이 상황 자체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설렜던걸까? 아니면, 귀여운 구름 책갈피가 안 어울려서 웃겼던걸까.

 

비식비식 웃음이 새어나오길래,

 

삭.

 

책갈피로 웃음이 새어나오려는 입을 가렸다.

신유가 옆에서 작게 물었다.

 

“왜 웃어.”

“안 웃었는데.”

“가렸잖아.”

“먼지 들어갈까 봐.”

“책갈피로?”

“응.”

“특이하네.”

 

나를 잠깐 흘겨보던 눈은 다시 문제집을 향했다. 입 앞에 아직 책갈피를 댄 채로 신유에게 물었다.

 

“이거 네 거야?”

“응.”

“구름 좋아해?”

“그냥.”

 

성의없는 대답을 뒤로하고, 나는 책갈피를 빙글 돌렸다.

뒤쪽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냥 하얀 구름만 몇 개 그려져있었다.

 

책갈피를 보고 피식피식 웃는 나를 보던 신유도 아주 작게 웃었다.

 

"이 책갈피 써도 돼?"

"어? 응, 써."

 

허락을 맡은 뒤, 나는 책갈피를 만지작거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쩐지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기분이다.

 

 

-

 

 

몇 시간이 지나고, 해가 이미 지고있었다.

절반정도 읽은 책을 덮었다. 오늘 읽어야 할 분량은 다 읽었다. 나머지는 어려운 부분이 없으니까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을거다. 노트 정리도 반 정도 했다.

 

진짜 아주 오랜만에 공부를 한 사람의 뿌듯함을 느낀다.

나는 책을 신유 쪽으로 살짝 밀었다.

 

"응?"

 

신유가 되물었다.

 

"너도 읽어야하는거 아냐? 나는 내일 마저 보면 돼."

"아니야, 다 읽고 줘."

"그래도 돼?"

 

그러면 내일 안으로 다 끝낼 수 있긴 할텐데.

짧게 고민을 하던 찰나, "아" 하는 탄식을 뱉은 신유가 홱 하고 책을 가져갔다

 

"엥? 왜 다시 가져가?"

"너 어차피 도서관에서만 공부하잖아."

 

뜨끔, 한 얼굴을 하고있으니 신유가 웃었다.

맞지? 하고 얘기하는 것만 같았다.

 

"내일도 자리 맡아둘게."

"...."

"나한테 책 빌려가, 반하은."

 

 

꼭 빌미를 만드는 것처럼 신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줬다.

 

"집 가자."

 

드르륵, 의자를 밀고 일어서는 신유는 따라 일어나지 않는 나를 보고 갸웃, 고개를 까딱하더니

곧 내게 손을 내밀었다. 잡고 일어나라는 듯이.

머뭇거리다 이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손이 단단하면서도 참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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