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기 전 주의사항 ※
본 글은 (TXT) 멤버를 모티브로 한 2차 창작물입니다.
태현 × 범규의 관계성을 다룬 BL 소설이며,
실제 인물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등장인물의 성격 및 관계는 작가의 창작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불편하거나 민감한 소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취향이 맞지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본 글을 실제 인물에 대한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현실과 연결하지 말아주세요!
여기선 태현, 범규가 동갑으로 나옵니다!
이번화는 범규 시점위주로 된 2화 입니다
재미로만 가볍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당🫶
2화. 내일 대답해
범규는 그 메시지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태현] 나한테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는지.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
답장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뭐라고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낼 말이 없었다.
무슨 소리야.
썼다가 지웠다.
너 진짜 이상해.
또 지웠다.
내일 말할게.
이번에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보내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 화면을 껐다.
그리고 다시 켰다.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새 메시지가 왔나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물론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범규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쳤나 봐, 진짜.”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그때 교실 뒤쪽에서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최범규.”
범규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친구 하나가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왜 혼자 중얼거려?”
“아무것도 아니야.”
“아까부터 계속 휴대폰만 보던데.”
“그냥.”
“누구한테 연락 왔냐?”
“아니.”
너무 빠르게 대답했다.
친구가 눈을 가늘게 떴다.
“왜 그렇게 뜨끔해?”
“안 뜨끔했거든?”
“그럼 휴대폰 보여줘.”
“싫어.”
“봐. 수상하잖아.”
“안 보여줘.”
범규가 휴대폰을 품에 안듯 감쌌다.
그러자 친구가 피식 웃었다.
“뭐야. 진짜 누구한테 온 거네?”
“아니라니까.”
“그럼 누구야?”
“……그냥.”
“누구?”
범규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강태현.
그 이름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아까부터 이상하게 빨라진 심장이 또 요동칠 것 같았다.
“야.”
친구가 범규의 어깨를 툭 쳤다.
“너 얼굴 빨개졌다.”
“안 빨개졌어.”
“빨개졌는데?”
“더워서 그래.”
“에어컨 나오는데?”
범규가 입을 다물었다.
하필 그때 교실 문이 열렸다.
태현이 들어왔다.
범규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잠깐이었다.
그런데 범규는 그 짧은 순간에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태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평소와 똑같았다.
자기 자리로 걸어가 축구공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책을 꺼냈다.
범규만 이상했다.
자꾸만 태현의 옆모습을 훔쳐보게 됐다.
‘저 자식은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범규는 괜히 억울해졌다.
먼저 이상한 말을 한 건 태현이었다.
먼저 친구가 아니라고 한 것도 태현이었다.
먼저 내일 대답하라고 한 것도 태현이었다.
그런데 왜 혼자 심장이 뛰는 건 자신인지.
범규는 책상에 엎드렸다.
“아…….”
“왜.”
대각선에서 친구가 물었다.
“졸려.”
“아까 밥도 제대로 안 먹더니.”
“그냥 졸려.”
범규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머릿속에는 계속 같은 말만 맴돌았다.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는지.
그 질문 하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수업이 시작되고도 집중할 수 없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칠판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태현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을 넘기는 손.
문제를 풀 때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
가끔 펜 끝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습관.
범규는 그런 것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너무 오래 봐왔으니까.
생각해 보면 이상했다.
태현이 언제부터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지.
언제부터 쉬는 시간마다 자연스럽게 같이 있었는지.
언제부터 무슨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태현을 찾게 됐는지.
친구니까.
그동안은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말이 이상하게 작게 느껴졌다.
범규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친구 아니면 뭐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순간이었다.
책상 밑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범규는 심장이 철렁했다.
조심스럽게 화면을 확인했다.
[태현] 수업 들어.
범규는 어이가 없었다.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범규] 너나 들어.
몇 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태현] 보고 있었네.
범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범규] 뭘
[태현] 내 옆모습.
범규의 손가락이 멈췄다.
괜히 화면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내 옆모습.
그 두 글자가 이상하게 크게 느껴졌다.
[범규] 수업 중이니까 연락하지 마
[태현] 싫은데
[범규] 선생님한테 걸리면 너 때문임
[태현] 그럼 안 걸리게 해
범규는 피식 웃을 뻔했다.
그러다 문득 앞을 바라봤다.
태현은 여전히 칠판을 보고 있었다.
범규는 다시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범규] 너 원래 이렇게 사람 귀찮게 했냐?
잠시 후 답장이 왔다.
[태현] 너한테만
범규는 그대로 굳었다.
이번에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짧은 문장이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반복됐다.
너한테만.
범규는 휴대폰을 책상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더 이상 답장하지 않았다.
답장하면 정말 이상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심장은 이미 이상해진 뒤였다.
종례가 끝났을 때는 어느새 해가 기울어 있었다.
아이들이 하나둘 교실을 빠져나갔다.
범규도 가방을 챙겼다.
오늘만큼은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태현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정확히는, 태현에게 또 무슨 말을 들을까 봐 무서웠다.
“최범규.”
역시나였다.
범규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왜.”
“같이 가.”
“오늘은 먼저 가.”
“왜?”
“할 거 있어.”
“뭔데?”
“그냥 있어.”
태현이 잠깐 범규를 바라봤다.
“나 피해?”
“아니.”
“그럼 왜 안 가.”
“오늘은 그냥 혼자 가고 싶어.”
태현은 더 묻지 않았다.
“알겠어.”
범규가 가방을 둘러메고 교실을 나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없다는 게 신경 쓰였다.
복도를 걸으며 범규는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참았다.
‘뭐가 궁금해서 돌아봐.’
혼자 중얼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그렇게 학교 건물을 빠져나온 뒤였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태현] 진짜 혼자 갈 거야?
범규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범규] 응
[태현] 그래
끝이었다.
범규는 이상하게 허전했다.
‘뭐야.’
괜히 자신이 먼저 피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태현이 붙잡아주길 바랐던 것 같기도 했다.
범규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학교 정문은 이미 멀어져 있었다.
“……진짜 갔네.”
범규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이었다.
“뭘 기대했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범규가 그대로 굳었다.
천천히 돌아보자 태현이 서 있었다.
“……너 왜 여기 있어?”
“따라왔지.”
“먼저 간다며.”
“네가 먼저 가라고 했잖아.”
“그럼 진짜 가야지.”
“그러려고 했는데.”
태현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네가 뒤를 계속 돌아보길래.”
범규의 얼굴이 굳었다.
“내가 언제.”
“세 번.”
“……봤어?”
“응.”
태현이 웃었다.
“그래서 다시 왔어.”
범규는 할 말을 잃었다.
태현이 범규의 옆에 나란히 섰다.
“집까지 같이 가자.”
“……싫다니까.”
“싫어?”
범규는 대답하지 못했다.
태현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럼 지금 돌아가라고 해.”
범규는 입을 열었다.
“가.”
목소리가 너무 작게 나와버렸다
태현이 웃었다.
“못 들었어.”
“가라고.”
“싫어.”
“왜?”
태현은 잠시 범규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너랑 가고 싶어서.”
범규의 걸음이 멈췄다.
태현은 몇 걸음 더 걷다가 멈춰 섰다.
“안 와?”
범규는 대답 대신 태현의 옆으로 걸어갔다.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한참을 걷다가 범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태현아.”
“응.”
“어제…… 아니, 오늘.”
“응.”
“그거 진심이야?”
태현의 걸음이 느려졌다.
“뭐가.”
“친구 아니라는 거.”
태현이 범규를 바라봤다.
“응.”
이번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범규가 괜히 바닥을 바라봤다.
“그럼…… 언제부터?”
“뭐가?”
“친구 아니었던 거.”
태현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낮게 말했다.
“그걸 지금 말하면 네가 도망갈 것 같아서.”
“안 도망가.”
“진짜?”
“응.”
“그럼 내일 말해줄게.”
범규가 황당하다는 듯 태현을 바라봤다.
“왜 또 내일이야?”
태현이 웃었다.
“오늘은 네가 생각해야 하니까.”
“뭘 생각해.”
“내가 너한테 어떤 사람인지.”
범규는 입술을 깨물었다.
“……생각해봤어.”
태현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그래?”
“응.”
“그래서?”
범규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자신도 그 답을 정확히 모르겠으니까.
태현이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게 오히려 더 어려웠다.
범규는 한참 후에야 말했다.
“내일 말할게.”
태현이 웃었다.
“그래.”
“근데.”
“응?”
“너도 내일 솔직하게 말해.”
“뭘?”
범규가 태현을 똑바로 바라봤다.
“나한테 왜 그러는지.”
태현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알겠어.”
“진짜?”
“응.”
태현이 아주 작게 웃었다.
“내일은 다 말해줄게.”
그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범규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확인했다.
새 메시지는 없었다.
그런데도 범규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씩 떠올렸다.
친구가 아니라고 말했던 태현.
옷깃에 붙은 먼지를 떼어주던 손.
너한테만.
그리고 집에 같이 가고 싶다고 했던 목소리.
범규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진짜 뭐냐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였다.
태현이 특별했다.
너무 오래 특별해서, 특별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사람.
범규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일이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태현에게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태현이 자신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다음 날 아침.
범규가 교실 문을 열자 태현이 먼저 와 있었다.
태현은 책상에 앉아 있다가 범규를 발견하자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왔네.”
“응.”
범규가 자기 자리로 가방을 내려놓았다.
심장이 어제보다 더 빠르게 뛰었다.
태현이 물었다.
“생각해봤어?”
범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대답할 수 있어?”
범규는 태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응.”
태현의 표정이 처음으로 미세하게 굳었다.
“그럼.”
잠시 숨을 고른 범규가 입을 열었다.
“오늘 방과 후에 말해줄게.”
“왜 지금은 안 돼?”
“……나도 네 말 듣고 싶으니까.”
“내 말?”
“응.”
범규가 시선을 피했다.
“나만 대답하는 건 싫어.”
태현은 한동안 범규를 바라봤다.
그러다 천천히 웃었다.
“알겠어.”
“그리고.”
“응.”
범규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오늘은 도망 안 갈게.”
태현의 웃음이 조금 더 짙어졌다.
“약속?”
“응.”
“그럼 나도 약속할게.”
“뭔데?”
태현이 범규를 바라봤다.
“오늘은 네가 듣고 싶은 말 전부 해줄게.”
그 순간 범규는 알았다.
오늘 방과 후에는,
어제까지 자신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왔던 그 관계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달라질 거라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