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apado en un laberinto de opciones

4. <La distancia entre nosotros es de 384.440 km>

어렸을 때부터 대기업의 회장인 아버지의 손에서 자라온
나는 아버지의 인형이었다. 그가 가라는 대학에 갔고
시키는 건 가리지 않고 다 했다. 내 인생 따윈 없다.
난 그냥 아버지가 시키는 것만 잘 하면 된다.


이복형제인 형에게 지지 않으려고 난 언제나 노력했다.
어쩌면 가끔은 사람을 해치는 일 조차 스스럼없이
해냈던 것 같다. 그것들은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



그런 나에게 ‘너’라는 흠이 생겼다.



🌎 ....... 🌙



<우리 사이 거리는 384,4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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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한 여자의 아버지
사망보험금을 갈취해오는 거였다. 아버지가 보내 준
프로필을 보며 그 여자의 취향 좋아하는 음식 등 모든
정보를 외웠다. 이래야 접근하기 편할 것 같았기에.



아버지가 그렇게 목매는 거 보면 그 돈이 꽤 되는 것 같다.
요즘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되는 탓에 돈이 좀 필요했다.
나는 이 일을 성성공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형에게
회장직이 넘어간다는 아버지의 말에 무슨 일이 있어도
돈을 갈취해오겠느라 다짐했다.



과대에게 과잠에 넣을 이니셜을 내가 대표로 보내겠다고
했다. 일부러 서여주의 이니셜을 내 이니셜과 똑같이 넣은 뒤 접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난 너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에 급급한
아이였다. 하지만 친해지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넌 내
생각보다 단순하고, 순진하고, 웃는 게 예쁜 아이였기
때문이다.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어둠 속
초점 없는 날 구원해 준 샘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가끔은 
너에게 접근한 진짜 목적을 잊어버리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널 더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널 아프게 하면 안 되는데 난 그 돈이 꼭 필요했다. 회장직을 얻기 위해선. 회장직을 얻는 건 앞으로 내 인생은 꽃길
예약이랑 같은 셈이다.



하지만 갈수록 내 굳건했던 다짐은 뭉게지기 시작했다.
무의미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너 없이 꽃길일 수 있을까. 그깟 회장직 없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던 날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그의 장단에 맞추었다. 거의 다했다고. 회장직은 내 것이라는 자부심을 내보였다. 근데 그걸 네가 들어버렸다.



나는 그날 아버지에게 찾아가 마음속 깊은 곳에 눌러 놨던
말들을 내뱉었다. 이제 이런 일은 못하겠다고, 서여주란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아버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나를 두드려 팼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내가 했던 모진 말들에 지금 방에서 혼자 울고 있을 네가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 ....... 🌙




다짜고짜 너를 찾아갔다. 네가 필요했다. 네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꼬인 거지.
이제 회장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나.



이런 잡생각들은 너의 얼굴을 보자마자 마법처럼 싹
사라졌다. 맞아. 난 너 옆에 있어 마땅한 사람이야.
부디 너의 생각도 그렇길 바라 서여주.

"아니어도 할 수 없고. 날 떠나지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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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

석진이의 집착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쩌죠 큰일났다 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