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 no correspondido

그냥 그런 사이..

"니한테 난 아직도 친구가?"

그날, 난 내 마음을 고백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트러블이 생겼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 문제는 온전히 나의 잘못이었다.

나는 내가 널 다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봐온 네 모습이 너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잘못됐어. 거기서부터 어딘가가 꼬인 것이다.

다시 돌려놔야 했다. 나의 잘못으로 꼬여버린 우리 사이, 다시 골려놔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견딜 수가 없으니까.

그날은 너에게 내 진심을 전해야겠다 결심했다.

그리고 먼저 가버린 너에게 전화를 걸기로 마음 먹었다.

'울보'

울보라고 저장된 내 전화번호부. 김여주 너였다.

전화버튼을 두고 한참을 망설였다.

전화를 걸어서 뭐라 말하지?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미안하다고? ... 정답이 뭘까.

너의 얼굴을 보며 얘기했으면 했다.

더이상 오해가 생기지 않게 말이다.

"강의건!!"

"오우 깜짝이야!!"

"아~꿀잼꿀잼~"

"아! 그 얼굴좀 치아라!"

깜짝놀라 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걸 본 옹성우는 이제야 정색을하며 미안하다고 했다.

내 폰은 액정이 산산히 부서졌고, 그 탓에 난 여주에게 전화도 못한 채 휴대폰을 수리 센터에 맡긴 후 집으로 갔다.

내일 학교에서 말해야지. 그러면 돼.

차라리 그편이 나아. 얼굴보면서 얘기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다음날.

조금 일찍 등교해 너를 기다렸다.

네가 교실에 들어서고 너와 마주친 눈.

네가 내게 분명 인사를 건내려 했다. 난 알 수 있었다.

그 찰나, 누군가 나를 불렀고, 

여주와 얘기하고 싶었지만 경험 상 저쪽을 먼저 해결하는 게 먼저였다.

뒷문 앞에 선 너를 스치며, 작은 소리로

"여주야, 내랑 얘기 좀 하자. 오늘. 갔다 올게."

그렇게 말했지만, 너는 무슨 생각 중인지 들은건지 알 수 없었다.

"와 불렀는데."

"나랑 사귈래?"

"뭐?"

"나 다 알아. 너랑 김여주랑 깨진거. 그러니까. 걘 잊고 나랑 사귀자고."

듣던중 가장 개소리였다.

"누가 그딴 개소리 짓걸이는데?"

"...다!"

평소 욕을 쓰지 않는 나였기에, 내 입에서 조금의 험한 말만 나와도 깜짝놀라는 애들이었다.

여주랑 나랑 깨져? 참나.

"뭘 잘못알았네. 헛소리 짓껄이지 말고 가라. 관심없다."

"그럼 싸운거야? 뭐야, 애도 아니고. 풉."

"하...."

"너 걔랑 왜 친하게 지내? 아님 걔가 일방적으로 붙는 건가? 왜. 걔가 너 좋대?"

".. 내가 김여주 좋아해. 뭐. 불만 있나."

"...풉, 그게 무슨. 그런애가 뭐가 좋다고."

그 애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화나게 했다. 난 빨리 너에게 가야 하는데, 자꾸만 볼일도 없는 애에게 발목을 잡혔다.

"너 걔 놔."

"뭐?"

"걔 놓으라고. 걔 좋아하지 말라고."

"..그만해라."

"너 그거 걔 위하는거 아니야. 걔봐. 걔가 너 말고 다른애랑 어울리는거 봤어? 그거 너때문이야. 시기와 질투속에서 사는 게 얼마나 괴롭겠니? 생각이나 해봤어?"

"..."

"잘생각해. 이대로 너 걔한테 가면, 걔는 고등학생 내도록 혼자야. 차라리 지금이라도 놔. 그럼 친구 하나쯤은 만들겠지."

그땐 그딴 개소리 듣지 않았다.

"야, 손민지. 너 날 너무 좋은놈으로 봤나본데,

나도 주먹질 해. 근데 운좋은 줄 알아. 여자는 안때리니까."

그리고는 그 곳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개소리를 계속 곱씹었다.

나도 왜 그딴 소릴 곱씹었는지 모르겠다. 너의 얘기였기에, 그렇다는 이유밖엔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난 이때까지 너와다니며 너에게 너의 감정은 물은 적이 없었다. 워낙 감정이 다 드러나는 애라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실수 였던 걸까...?

더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더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너랑 가까이 지내는 것 자체가 너에겐 민폐가 아닐까 생각했다.

교실에 들어서니, 김재환이랑 즐겁게 얘기하는 너가 보였다. 내가 널 놔야 하는 걸까.

정리됐다 생각한 내 머릿속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너와의 얘기는 조금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 점심시간.

그 손민지가 다시 날 찾아왔다.

"헐 강의건 대박. 진짜 김여주랑 멀어지게? 

지극한 사랑이네.. 짝사랑."

또다시 내 성질을 돋군다.

"짝사랑이라.. 우리 의건이 불쌍해서 어떻게? 봐. 김여주 괜찮아 보이잖아. 친구도 벌써 좀 생긴것 같던데. 너, 김여주가 계속 여자애들 눈치 봤던건아니? 그게 얼마나 힘든데.. 이젠 좀 놔 줘라."

내가 모르던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니 넌 밥을 먹을 때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듯 해보였다. 그래서 급식을 잘 안먹던 거였구나.

나는 급식이 입맛에 안맞아서 그런줄만 알았다.

미안해. 미안해 김여주.. 나때문에 네가 힘든줄 몰랐어.. 혹시 그날 이 것때문에 기분이 안좋았던 거니..?

그래서 너와 조금 거리를 두기로 했다.

그래. 걔 말대로 짝사랑이었잖아.

시작도 마무리도, 한사람만 잘하면 되는 짝사랑.

내가 시작했고, 마무리도 나만 하면 돼.

그렇게 쉽게 생각했다. 그래도 이편이 네가 덜 아플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네가 김재환 등에 업혀 보건실로 가는 것을 봤다. 미안한 마음에 다가가진 못하고 잠든 너를 멀찌감치서 바라만 봤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선생님, 저 몸이 좀 안좋은데 한 시간만 쉬고싶어요."

그렇게 네가 아픈 동안 나는 네 옆에 있었다.

커튼 하나를 두고, 자는 너를 혼자 몰래 보다가 다가가 손도 잡아보고 그렇게 네가 아프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랬다.

"아프지 마.. 김여주..

좋아해.. 김여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너무 힘들었다.

너를 잊으려니, 네가 자꾸만 보였다.

너를 잊으려니 네가 자꾸만 그리웠다.

그래서 그 일주일은 항상 밤에 너의 집 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 내 폰의 네 사진을 보며, 혼자 아파했다.

그래도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너에대한 나 혼자만의 감정을 지운 뒤에, 다시 너와 친구로 남으려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은 자꾸만 길어져 갔다.

너의 집앞에서 두시간을 앉아있던게 일주일 째 되던 날이었다.

내 자신이 한심해지던 날이었다.

더는 괴로워서 참지 못하고 결국 너에게 연락을 했다.

'나 너네집 밑 놀이터야. 잠깐만, 나와 줄래..?'

온종일 네 생각을 해.

온종일 네 생각을 하다가, 질투도 하고, 한탄도 하고.

혼자 별 짓을 다했어.

그래도 못잊겠으면 나, 어떻게 해야돼..?

여주야.. 우리.. 다시 친구 되려면..

나 어떻게 해야해..?

특별한 친구도 말고, 그냥 친구 말이야. 

아무도 우리사이를 시기하지 않을 그냥 그런 사이.

아주 특별한 사이보다, 그냥 그런 사이가 더 힘들고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