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icienta desaparece a las 12 en punto



박지훈
"괜찮으세요?"


홍여주
"....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다. 쫓아낼 줄 알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말에 뭐라 대답하지 못했다.


홍여주
"뭐가.."


박지훈
"비 다 맞으셨잖아요. 계속 그렇게 있으면 감기 걸릴 텐데..."

생판 모르는 사람 걱정까지 해주는 사람이다. 누군진 몰라도 착한 것 같았다.


홍여주
"괜찮아요. 금방 마를 것 같은데."

앞의 알바생은 날 위아래로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박지훈
"엄청 맞으신 것 같은데...빨리 마른다고요?"

그 말에 또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생각해도 사실 옷이 빨리 마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대충 대답한 거였는데.


홍여주
"...아니요."

왠지 모르게 또 거짓말을 하면 안될 것 같았다. 눈빛이 너무 맑아서 그런 걸지도.


박지훈
"감기 걸리겠어요. 들어가요."

알바생이 내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감기는 이미 걸린 것 같긴 하지만 그냥 따라 들어갔다. 밖은 아무래도 추우니까.

따라 들어간 편의점 안은 따뜻했다. 따뜻한 곳에 있으니까 마음이 왠지 편해져 의자에 걸터앉았다.



박지훈
"안 들어 오셨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홍여주
"큰일까진.."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알바생은 뒤돌아 선반에서 뭔가를 찾았다.

그리고 컵 같은 걸 집어들더니 웃으면서 편의점 조리대로 달려갔다. 끙끙대며 몇 분을 있더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종이컵을 들고 왔다.


홍여주
"뭐예요?"


박지훈
"코코아요. 추우실 것 같아서...커피는 싫어하실 것 같고."


건네준 코코아를 받아들었다. 나는 초콜릿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커피를 더 좋아했지.


홍여주
"...왜 내가 커피 싫어할거라 생각했어요?"


박지훈
"제가 옛날에 카페에서 알바한 적이 있어서 이런 거 잘 맞춰요! 맞죠?"

알바생의 예상이 많이 빗나간 것 같았지만 혼잣말을 하며 좋아하고 있었기에 틀렸다고 할 수가 없었다.


홍여주
"예...."


박지훈
"그런데 왜 비 맞고 있었어요?"


홍여주
"일이 많아서요."

애기하느라 정작 잊고 있었다. 12개월 남았다는 의사의 말을.

앞으로 뭐하지. 조금이라도 수명 늘릴 방법없나. 운동하면 하루라도 늘어날지도.


박지훈
"무슨 일이요?"


홍여주
"1년 밖에 안 남았거든요."

순간 내가 말하고 내가 놀랐다. 이런 이야기를 아무한테나 말하다니. 코코아 한잔 때문에 마음이 풀어져서.


홍여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박지훈
"유학가세요?!"


홍여주
"......?"

아. 이 말을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는 거구나. 하긴 25살이 사고도 없고 갑자기 이름 모를 불치병으로 죽는다고는 상상하기 힘든거니까.


홍여주
"아. 네. 유학가요. 몇년 정도..."

몇년이 아니라 오래. 아주 오래 가 있긴 하겠지만.



박지훈
"저도 유학 진짜 가고 싶었는데! 캐나다도 가고 싶고 미국도 가고싶고 네덜란드도...

조잘대며 이야기하는 알바생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이야기했다. 어느새 새벽 3시가 넘어버렸다.


박지훈
"헉!!!"

아침 일찍 대학교를 가야한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알바생을 보며 나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좋아하진 않는 코코아를 홀짝거렸다.


박지훈
"그쪽은 학교 안 가요...? 딱봐도 나랑 동갑인거 같은데."

내가 젊어보이나. 하면서 유리창에 비친 모습을 보려고 얼굴을 돌렸다 2초 만에 뒤돌았다. 완벽한 거지 꼴이었기에.


홍여주
"...아."


박지훈
"대학교 어디에요? 궁금한데."


홍여주
"...작년에 졸업했는데요. 25살이에요."

"누나에요? 너무 어려 보이셔서 그만!!"

누가 봐도 거지모습인데 무슨 소리야.

알바생을 황당하게 쳐다보던 나는 그만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지훈
"벌써 가요?"


홍여주
"방금 학교가야 되니까 집가서 자야 된다며요."


박지훈
"아니 이름도 안 알려주고..."

이름을 굳이 알려줘야하나 고민했지만 도와준 것도 있고 코코아 값은 해야 될 것 같았다.


홍여주
"홍여주에요. 이제 가도 되요?"


박지훈
"전화번호는요...?"


홍여주
"....."

너무 당당해서 어이가 없었다. 이름은 그렇다치고 전화번호는 왜 알려줘야 해?


홍여주
"...내가 왜요?"


박지훈
"코...코코아 값..?"

맞는 말이라 뭐라 할수도 없어서 옆에 있는 수첩에 전화번호를 적고 편의점을 나갔다. 알바생이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한참 걷다보니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눈물이라도 날 것 같았다.


홍여주
"하아..."

그와 동시에 다리에 힘이 또 풀려버렸다.


홍여주
"편해라..."

씻고 나와 소파에 늘어지니 걱정이 날아갔다. 잠깐이지만 그 12개월도 잊었고.


홍여주
"역시 집이 최고야."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폰을 만지작거리다 한 사람이 생각났다.


홍여주
"지금쯤 학교 갔으려나."


아임자까
지훈님 ㅈ..저도 전화번호 드릴 수 있는데요.


박지훈
"...그 쪽은 필요 없는데요."


아임자까
"어..어딘가엔 필요있지 않을까요...?"


박지훈
"진짜 필요없는데...?"



아임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