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enamoré de mi jefe.
전야




변백현
숨기긴 뭘 숨겨.



오세훈
안 내놓으시면, 내가 직접 찾을 거야.


변백현
반말을 할 거면 말을 까고, 존대를 할 거면 제대로 해. 너는 느이 모국어도 까먹냐.

백현은 웃으며 자연스레 말꼬리를 돌렸다.

그 낌새를 모를 리 없는 세훈은 이제 입을 닫았다. 백현이 저렇게 나온다는 건 이 일에 대해 말을 더 하지 않겠다는 소리였으니까.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세훈이었다.



오세훈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오랜만인데, 그럼 술이라도 한 잔 사줘요. 형.


변백현
진즉에 그럴 것이지. 가자.

백현이 앞장 서고 세훈은 뒤를 따랐다.


오세훈
여기가 형 관할이에요?

백현이 세훈을 데리고 온 술집은 아까 민석과도 왔었던,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양주들이 빼곡히 진열된 곳이었다.

내부의 고급스러운 장식들은 백현과 퍽이나 어울렸다.



오세훈
한국은 술집도 깨끗하네. 나 한국에서는 술집 처음 와 봐요.


변백현
아, 너가..중학생? 그때 왔지, 아마.



변백현
여기, 안쪽 룸 하나 내줘.

-네,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안쪽의 VIP룸 하나를 잡은 백현과 세훈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서로 거리를 두었다.

세훈이 아무 생각없이 형, 형 거려도 그 둘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였으니까.

어쩌면 그 이하일지도.


오세훈
발렌타인 17년으로 2병, 그리고 와일드터키도 하나.


변백현
적당히 시켜.


오세훈
아, 산주님은 술 잘 못드시죠.

세훈은 그럼에도 주문을 취소하진 않았다.

잠시 뒤, 위스키 잔과 술 세 병이 나왔다.



변백현
얘는. 시켜도 도수 높은 것들만 시키냐.


오세훈
원래 술이 좀 들어가야 진솔한 얘기가 나오잖아요.

백현은 술도 잘 못 마시고, 잘 취하기도 했기에 웬만해서는 술자리를 나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세훈이 저렇게 말한다는 건.

알아내고 싶은 게 있다는 거겠지.

몇 번 휘말린 적이 있는 백현이었기에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오세훈
왜, 형. 겁나요?


변백현
웃기고 있네. 따르기나 해.

백현은 잔을 들어 까딱였다.

백현의 잔이 넘칠락 말락하게 따른 세훈은 제 잔에도 비슷하게 따르고는 잔을 들었다.


오세훈
꺾어 마시지 마요.


변백현
저, 저. 꼰대새끼.

첫 잔은 세훈도, 백현도 문제없이 들이켰다.

두 번도, 세 번도.

문제는 한 병을 다 비운 뒤 부터였다.

얼굴이 조금 불콰해진 백현은 시야가 조금 흐릿한 걸 느꼈다.

아, 이제 조절을 해야겠다. 하고 생각할 때쯤 세훈은 다시 잔 가득 술을 따랐다.



변백현
적당히 줘.


오세훈
벌써? 이제 한 병이에요.

아직 멀쩡해 보이는 세훈은 제 잔을 다시금 다 비웠다.


변백현
...나 물 좀.

백현의 말에 세훈이 탁자 위 벨을 누르고 곧 직원이 왔다.


변백현
여기 물 한 잔만..

-알겠습니다, 사장님.

물을 쭉 들이키고 나서야 백현은 다시 잔을 들 수 있었다.



변백현
하....


오세훈
이렇게 주량이 약해서 어째요.


변백현
니가 무식하게 센 거야..힘들어. 나 그만 마신다.



오세훈
에헤이, 한 잔만 더 해요.

그렇게 한 잔만, 한 잔만 하다 결국 그 세 병을 다 비운 백현이었다.

세훈의 잔은 양이 줄지 않고 백현의 잔만 줄었다 늘었다 하는 걸 눈치가 빠른 이라면 알아챌 수도 있었겠지만, 정신이 없는 백현이었기에 알아채지 못했다.

세훈이 일부러 자신을 먹인다는 것도.


오세훈
형. 취했어요?


변백현
...



오세훈
蠢货.(멍청한 새끼.) 형은 나 못 이긴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작가의 말: 여러분..댓글 보면서 연재할 힘을 얻어요.

우리 독자님들 정말 사랑하고..

우리 독자님들 애칭! 애칭을 정하고 싶은데..댓으로 남겨주시면 고거 중에 하나 골라서 부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