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perdono

dónde estás

집에 오는 내내 말이 없던 그는 목소리를 쥐어짜내듯 "나 쉴테니까 방에 들어오지마.." 라는 말을 남긴채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제서야 나도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감과 허탈함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엄청난 긴장이 풀리며 나도 모르게 스스르 눈을 감았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슬그머니 눈을 떠보니 창 밖이 깜깜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열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일으켜 천천히 거실로 나갔다.

그의 방문이 조금 열려있었다.

태형

형? 뭐해...

없었다. 방은 텅 비어있었다.

태형

뭐야.. 화장실인가?

-똑똑똑

태형

형... 나도 급해. 빨리 나와...으으으

.....

답은 커녕 정적만 흐를 뿐이었다.

태형

아 뭔 대답을 맨날 안해...참 나

신경질을 내며 당연히 잠겨있을 문고리를 거칠게 돌렸다.

-딸칵

태형

뭐... 뭐야

깜깜하게 불이 꺼진 화장실에는 칠흙같은 어둠만 있었고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태형

뭐야.. 또 어딜 갔어 혼자서

순간

왠지 모를 불길함이 나를 엄습했고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그의 방으로 갔다.

역시나. 설마 했지만. 역시나

항상 불길한 예감은

소름돋을 정도로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컴퓨터 전원 버튼에서 빛이 희미하게 깜빡거렸다.

태형

아....젠장

분명 비밀번호를 걸었는데.

절대 못 풀거라 생각했는데

태형

그걸.. 그걸 뚫었어?

화면에는 내 예상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 띄워져 있었다.

핸드폰을 꺼내 바로 전화를 걸었다.

태형

형 어디야...제발.. 받아라 제발

하지만 나의 간절한 마음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 이후.....-

'하... 좆됐다.'

그 때 컴퓨터 화면에 유독 크게 띄워진 붉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민윤기 자살해라 그냥ㅋㅋ'

그리고 그 밑에 달린 수백개의 댓글

[이제야 때려치냐 시발ㅋㅋ]

[그러겤ㅋㅋ오늘 ㅈㄴ 병신인줄;;]

[나라면 쪽팔려서 자살각]

읽는 내내 나의 눈을 믿을수 없었다.

미쳤다, 정말

민윤기

사람들은 그에게 재미로 상처를 주고

썩을대로 썩어문드러져버린 그의 상처에 아물지도 못하게 다시 칼을 꽂아버렸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은 이 살인마들의 손에 묻은 피를 보고도 모르는 척 눈을 감아버렸다.

머릿속에서 악마의 웃음소리가 떠나가질 않았다.

기생충같이 서서히 속부터 앓게 하며

이젠 죽이는것도 모자라

스스로 세상과의 인연을 끊기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 칼을 쥐어주고 있었다.

태형

기어이.. 이걸 뚫고.. 꼭 봐야만 했어?

머리를 쥐어뜯으며 그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책상위의 종이 한장이 눈에 들어왔다.

편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