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ar a ti
4 ❀ contacto



이가온
말..

나오니까,


이가온
이 정도면 만족할만 한가..

바람을 잠시 쐬러 나왔던 와중, 하얀 얼굴과 빨간 입술, 전형적인 미인상을 하고 있는 여자를 만났다.


임단향
어머..

입꼬리가 올라간 채로 날 응시하던 여자는, 이내 내 앞을 지나쳤다.

아니, 지나치려고 했다.


임단향
폐하가 유일하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돌려보낸 이라고, 익히 들었습니다.


임단향
왜 그러셨는지, 짐작은 가십니까.


이가온
갑자기 초면에 그런 질문을ㅡ


임단향
아아, 초면..


임단향
별로, 초면에 예의를 갖출 자리에 있는 자가 아닙니다. 저는.


임단향
...곧 구면이 될테지만요.


이가온
폐하는..


이가온
폐하는 정인이 있으시댔습니다.


임단향
그런 말을 함부로 입 밖으로 내놓아도 됩니까.


이가온
정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궁녀를 취하려 했나요.


임단향
그저 자기만족용입니다. 사랑하지 않아도 언제든 취할 수 있는 것이, 궁녀 아니겠습니까.


임단향
사랑하는 사람만 똑바로 보면 됩니다.

그럼 모든게 상관이 없으니까요.


이가온
...폐하의 정인이십니까.


이가온
만약, 만약 정인이시라면..


이가온
폐하는, 대체 사람에게..

어떻게...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나요.

그런 차가운 표정으로, 어떻게.


임단향
폐하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요.


임단향
그걸 알아서 무엇을 하실겁니까.


임단향
애초에 당신께는 가지도 않을 사랑인데 말입니다.

단향은 나에게 웃어보이고는 제 갈 길을 갔다.

꽃과 같은 당신에게, 폐하는 벌입니까.

...당신을 해할 수도 있는, 그런 벌입니까.


이가온
어, 비..

비.. 비 싫은데.

가장 싫은 것을 나에게 물어본다면 분명 비를 말할것이다.

이 세상의 소리가 삭제되었던, 그날의 비를.

* * * *


강의건
쯧, 비인가.


강의건
고뿔이라도 걸렸으면 한다만서도..

고뿔이라도 걸릴 시에는 궐이 들썩거리겠지.

아아, 혼잣말이 많아져버렸구나.

비를 맞고 서있던 의건은 발걸음을 옮겼다.

이 비가, 홍수가 되어, 이 모든 것을 다 끝내버리기를.

으아우우ㅡ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곡소리였다.


신예성
벌써 장마야.


이가온
뭐야, 벚꽃 진지 얼마나 됐ㅡ

ㅡ얼마나 됐더라.


신예성
벚꽃 진지 한달 지났는데.

아아. 내가 이 시대로 온지 한달이나 지났던가.


이가온
엄마는, 엄마는 잘 계실까.

여기 있는 엄마나, 저기 계신 엄마나.


신예성
처녀들 데리고 가는 대신 한명밖에 안남으면 지원해준다잖아. 잘 지내실걸?


이가온
한번만..

딱 한번만,


이가온
궐 밖으로 나갈 수는 없나.


신예성
될 리가,

투둑,


신예성
아! 또 비야, 또!


신예성
비 진짜 싫어. 찝찝하구..

푸념을 늘어놓는 예성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떨어져 버렸다.


이가온
아ㅡ 신예성..

비만 피해둘까, 소나기ㅡ일 것 같은데.

어쩐지 오늘 하늘이 꿀꿀했네.

ㅡ라는 생각과 함께, 저 멀리 안개 속 실루엣이 보였다.

뭐지, 저거.

빨강...노랑....검정....빨강 노랑...

...설마 폐하일리가.

항상 불길한 예감은 딱 들어맞는다.


이가온
폐하!

무표정으로 서있는 의건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더니, 이윽고 성큼성큼 가온의 앞으로 걸어와, 어깨에 머리를 툭,

놓았다.


이가온
...폐,


강의건
한번만..


이가온
예?


강의건
잠깐만, 잠시만, 이러고 있게 해주거라.

등에 식은땀이 나는걸 확인한 가온은 무의식적으로 의건의 어깨를 잡았다.


이가온
폐하, 왜 밖에서 이러고 계십니까. 어서 들어가야ㅡ


강의건
싫다.

뭐야, 이거 병원 가기 싫어서 떼 쓰는 애 같잖아.


강의건
잠깐만이니,

이러고 있게 해주거라.

잠시 내 옆에 있어주거라.


시년
뭇슨..


시년
무슨 필ㄹ력이...이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