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probabilidad de que me ame
17. 의중지인 (意中之人)




김태형
......


사실, 아주 조금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 한 달이라는 여자애한테, 나도 모르게 홀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근데, 윤기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정신을 차렸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걸.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한 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아! 감사해요 원장님!

한 달
저번에 영화볼때도 그렇고... 매번 이렇게 사주셔서...

한 달
다음번에는 무조건 제가 살거에요.


민윤기
ㅋㅋㅋㅋㅋ알았어요.


민윤기
다음번 약속은 달이씨가 먼저 잡아요.

한 달
네ㅎㅎㅎ



민윤기
저 바로 병원 가봐야 하는데.


민윤기
달이씨도 이쪽으로 가죠?


한 달
아... 아니요!

한 달
저 방탄동 쪽으로 가려구요.


민윤기
에? 왜요?

한 달
거기서 약속이 있어서ㅎㅎ


민윤기
아, 아쉽네요. 그럼 들어가요!

한 달
네에!




김태형
약속?


김태형
무슨 약속.

한 달
ㄷ, 동생이랑요!

한 달
대리님 우리 같이 가요! 같은 방향인데ㅎㅎ


김태형
......





김태형
그때 가게에서 봤던 옆에 있던 분이 동생이야?

한 달
네!


김태형
너가 한 달이니까, 동생분은 한 별?

한 달
오???????

한 달
어떻게 아셨어요???

한 달
대박.


김태형
달, 별. 짝꿍이잖아ㅋㅋㅋ


한 달
대리님 요즘 웃음이 조금 많아진 것 같아요.

한 달
ㅎㅎㅎ웃으니까 더 좋아보여요!



김태형
......


김태형
웃기는. 안웃었는데.

한 달
에이. 방금도 웃었잖아요ㅋㅋㅋ

한 달
저 요즘 대리님이 웃으면 진짜 뿌듯해요ㅋㅋㅋ


김태형
뭘, 뿌듯까지야...


한 달
...좋아하는 사람이

한 달
웃는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데요ㅋㅋㅋ



김태형
......


김태형
응. 동료가 웃으면 서로서로 좋긴 하지.


한 달
...아니요.

한 달
동료여서가 아니라요.


한 달
남자로서, 대리님이 웃으면


한 달
저도 좋다구요.



초롱초롱 예쁘게 뜬 눈, 볼이 발그레해진 한 달의 모습에 덩달아 내 숨도 막혀왔다.

아까보다 버스의 공기가 더 더워진 것 같았고, 주변의 소리가 모두 무음이 된 것만 같다.


분명 이 말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야 하는데,

그게 맞는건데.


지금의 나는 심장이 미친듯이 빨리 뛴다.


이 여자의 고백이, 그 고백의 상대가 나라서.


나도 좋은거겠지.




' 나 달이씨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어. '

' 나 달이씨한테 진심이라는 거 네가 알았으면 해서. '




그 행복을 나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나보다.

윤기의 말이 머리에 무한반복 되듯 울려퍼졌다.

내가 지금 누굴 사랑해도 되는걸까, 나 때문에 또 누군가 다치면 어쩌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한 순간에 죽어버리면 어떡하지.


수많은 두려움 속 던지는 질문들에서 답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나는 아직 8년전 여주를 못잊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그게 내가, 남은 인생동안 할 수 있는 여주를 위한 일이다.


답을 정했다.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




김태형
......



김태형
나 좋아하지마.



김태형
달아.


김태형
너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