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escritor está mirando

Ardiendo (FUEGO)

눈에는 눈물을 매달고서, 하얀 한예화의 손을 세게 쥐어잡은 김태형.

내 것이 아닌 손 너머로 따스함이 전해져 왔다.

근데 시발, 니가 이렇게 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닌 이여주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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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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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도… 나도 모르겠어.

그렇게 말한 김태형이 내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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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 특이해.

특이하다고? 특이? 로맨스 소설에서 「너에게 반했음」을 나타내는 그 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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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어… 그래.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긴 한데, 좀, 그, 응 알았어. 여주 언니한테나 붙으렴. 깔깔.

나의 썩은 표정에도 김태형은 나를 내려다보면서 해맑게 웃는다. 그리고서는 내 손에 길쭉한 두 개의 무언가를 꼬옥 쥐어주었다. 계속 주머니에 넣어 다녔는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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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읭, 레몬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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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먹고 있으면 오 리밋 정도 허공에 뜰 수 있어. 공기 사이를 걸을 수도 있고. 내 선물이야.

아, 십 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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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너 원래 그렇게 착했니?

내 말에 김태형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고선 뒤를 돌아 걸어가버리다가, 내가 가려고 할 때에서야 뒤를 돌아 나에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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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한텐!

뭐야. 심장 떨리게.

아마 쟤의 「너한테」란. 좋아하는 애한테 하는 유형이 아니라 생명의 은인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오면서 전정국을 마주쳐 그별어의 복사를 부탁하려 했지만, 다가서자마자 나를 쓰레기 보듯 쏘아보는 바람에 그냥 돌아서 왔다. 뭐야 저 인성!

오늘도 박지민이란 애는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난 쓰라린 목 주위로 한예화의 하얀 목도리를 둘러싸고서 잠에 들었다.

그리고 시발, 지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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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흐억… 스흐읍…

나는 종이 치기 직전에서야 대충 맨 넥타이에 한 단추를 잘못 끼운 와이셔츠, 그런 주제에 잘 정돈된 조끼하며 마이와 함께 목도리를 두른 상태로 자리에 앉았다.

첫 세 시간은 포션 시간이었다. 한 시간 반이 한 교시고, 그렇기 때문에 네 교시밖에 없다. 첫 두 교시는 포션, 그 다음은 고대 문자, 마지막이 수학으로 되어 있는 일정표가 오늘의 일정이다.

선생님

자, 짝은 선생님이 지어주도록 할 테니 그대로 앉으세요!

와 시발, 여기도 좆같은 짝 제도가 있어?

선생님

그럼… 좋아요, 엑스와 홍빈이가 첫째 자리에! 지훈이와 트라가 두 번째 자리에 앉고, 태형이와 여주가 셋째 자리, 남준이와 엑스트라가 넷째 자리에 앉고, 또…

이야. 이름 센스 아주, 홍빈이와 지훈이는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을 반씩 잘라와서 지은 걸로 기억한다.

쟤네도 존나 잘생겼는데? 여기 뭐야? 진짜 유토피아야?

한예화 image

한예화

허얼, 대애박.

선생님

라트엑스와 윤기가 일곱에, 석진이와 엑라트스가 여덟, 그리고 예화와 정국이가 아홉. 열은 죽여와 줄게요가 앉으면 되겠네요. 여기는…

아니, 선생님, 아니, 잠시만요. 아니!

…차마 손을 들기도 전에 내 옆에 와서 자석마냥 착석해버리는 전정국. 이야, 당신은 도대체가.

선생님

사십 명 다 올바른 자리에 앉았겠죠?

선생님이 한 번 자리를 둘러보더니, 다르게 앉은 애들이 재배치되듯 공중에 띄워져 바꿔 앉혀졌다.

선생님

완벽하네요. 자, 포션을 가르쳐드릴 김지원입니다. 반가워요, 학생 여러분들.

포션 선생님은 젊은 여성으로 묘사시켜두었었다. 저 이름은 내 친구 이름이지,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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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오늘은 기초 중의 기초로, 마법을 쓰지 못하는 귀족들도 가벼이 만들 수 있는 해독제, 슈피넌 (Supprinin) 을 한 번 만들어보도록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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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김지원의 수업에서 슈피넌 하나 못 만들어내는 학생은, 설마 없겠죠?

아, 기억났다!

이 포션 수업 편은 이여주가 계속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서 김태형이 도와 주면서 깨를 볶다가, 해독제를 쏟는 바람에 그걸 김태형이 치워주고 서로 폴인럽하는 내용의 화였다.

어장의 크기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화이지.

근데 나는 뭐다? 악녀다~ 나한테 액운이 오는 건 뭐다? 그럴 리가 없다~!

악녀라는 건 세상 운을 다 빨아 간 캐릭터기 때문에, 완전 최고다. 최고! 갸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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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

뭐야, 뭐야… 내가 공부했던 부분들이잖아 미친 미친!

나는 내가 외웠던 법칙대로 정량을 정 순서에 조그마한 그릇에다 쏟아부었다. 프리아일의 깃털이니 뭐니 알지는 못 하지만 배웠으니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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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세에에에상에. 이걸 진짜 니가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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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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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엄청나네. 상점을 줄게요, 얘들아. 한예화가 엄청난 걸 만들었어!

순간, 계속 실수하던 여주 언니가 결국 냄비를 쏟고, 그 액체가…

전정국에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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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그래. 튕겨낼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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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윽, 뜨거워!

… 그래, 정리하자면 여주 언니가 물을 쏟았는데 하필 전정국에게로 쏟아졌고 (왜인진 모르겠지만), 전정국은 당연히 그걸 튕겨냈고, 그 물은.

앞에서 가만히 칭찬을 듣고 있던 나에게로 쏟아졌다.

다행히 염산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무지하게 뜨거운 바람에 내 어깨가 아직도 후끈거렸다.

어쨌든, 쏟아지고 나서 자연스럽게 전정국이 나에게 다가와 나를 창고 같은 곳으로 보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다. 허허, 시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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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나를 죽이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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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니, 내가 언제!

아니야, 진정해. 000. 이랬다가 목에 멍 또 들어.

내가 나 자신을 진정시키는 중에 전정국이 내, 아니 한예화의 하얀 머플러를 바라봤다. 목도리 뭐, 목도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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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내가 내 능력을 잠깐 까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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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럴 거 같더라니.

아니, 저 새끼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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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목.

나는 동사와 문장력 따위는 다 날려버리고서 그게 문장이라고 씨부리는 전정국을 썩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뭐라고 시발? 목? 목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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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벗어.

이 새끼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거야? 존나 변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