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그렇게 한참을 안고있다 강의란 현생을 깨달은
여주가 먼저 일어남으로써 겨우 떨어지게 되었다
지민이는 그냥 하루종일 안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하도 학교를 가자고 하는 여주 때문에
결국 자신이 졌다며 일어나고 말았다
자신보다 훨씬 작은 여주가 화를 내봤자 작은
말티즈가 짖는 느낌이었지만 최대한 무서운 척을
하면서 속으로는 계속 웃고 있었다
아,물론 겉으로 안웃었다곤 안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서부터는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전혀 찾아볼수 없었지
"여주 하이~"

"태형이 안녕!"
지민이의 얼굴이 굳은 이유 첫번째,
저 김태형 놈이 아침부터 여주에게 아는 척을 한다
"여주야 오늘 신환회 갈거지?"
"신환회..?그게 뭐야?"
"에이- 우리 여주 유행에 뒤쳐졌네~신입생 환영회
말하는거잖아ㅋㅋ"
그렇다. 두번째 이유는 저 신환회 때문이다 겉으로는
친목도모,선후배 간에 얘기라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거다
하필 여주와 지민이가 들어간 과는 옛날부터 군기가
빡세다고 유명한 과라고 한다 물론 선배들로부터
신환회를 안나오면 후폭풍이 올거라는 경고도 받았다
마음 같아선 돈으로 다 굴복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렇게 하면 학과 내 이미지는 물론,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서 그 화살이 여주에게
날아갈거 같던 지민이는 조용히 있기로 한다
엄친아 이미지였던 지민이와는 달리 여주는 그냥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 1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아무리 성인이 되었다고 해도 유치하게 같잖은걸로
시비를 걸고 어떻게든 남을 아래로 깍아내릴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또 그런것을 어릴때부터 자주 봐왔던 지민이는
이미 진절머리가 났다
"지민아!나 신환회 가도돼..?"
그리고 이미 두눈에 기대가 가득한 여주를 보니
귀여워서 허락을 안할수가 없었다고 한다
"응ㅎ 대신 가서 나랑 떨어지면 혼난다? 꼭 내옆에서
술 마시고 선배들이 주는 술 다 받아마시지 말고
알겠지?"
"응!그렇게 할게"
"오~ 박지민 니가 왠일?"
"닥쳐. 너 좋으라고 허락한거 아니니까"
"에잉- 차가운것"
"너 가서 여주 건들면 뒤져. 알갰냐?"
"안건들여 인마"
"그럼 됐고. 우린 강의 있어서 먼저 간다"
"여주야 너네 무슨 강의 듣는데?"
"우리? 김재현 교수님꺼 교양들어"
"오!나도 그 교수님꺼 듣는데 같이 갈까?"
"그래!지민아 얼른 가자 강의 늦겠다"
"...시발"
왠지 오늘은 날이 안좋을거 같은 느낌을 세게 받은
지민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느낌은 정확히 6시간 뒤에 현실이 되었다
"시발 무슨 신환회를 클럽에서 해..이 또라이새끼들"
오후 7시 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은걸 보니 전부
지민이네 과 사람들이 클럽을 통째로 빌려 놀고 있는
중인가보다
"이야~여기 기깔나게 잘생긴 남자 두명 왔네!"
아..ㅈ같다 저 멘트 때문에 사람들은 전부 나와
김태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우리 옆에 있던 여주에게도 자연스레 눈이
향했겠지
"야 너네가 걔네지?21학번 존잘남들"
"이야- 우리 선배님 얼굴 보실줄 아시네요ㅎ
네 제가 바로 김태형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워낙 친화력이 좋은 김태형은 얼굴만 보고 들이대는
여자 선배에게 싹싹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나도 대충 비위만 맞춰주다가 슬쩍 빠지려고 했는데,
하필 제일 꼰대라고 소문난 15학번 선배가 말했다
"근데 너 뒤에 숨은 여자애는 누구야?
뭐 여동생인가? 아님..벌써 눈맞아서 먹으려고?ㅋㅎ"
시발. 말로 해선 안되겠네ㅋ
여주 건들자마자 핀트 도는 지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