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지금 매우 혼란스럽다
어제 그 짓을 해놓고도 자신의 옆에서 쿨쿨 잘도 자는
지민이를 보고 약간에 심술이 났는지 삐쭉 나와있는
입술을 잡아당겼다
"아아..!!아파 여주야.."
"지민이 너는 좀 아파도돼"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여주 딴에는 키스=사귄다 가 머릿속에 박혀있는데
아무말도 하지않는 지민이에 서운한 감정과
혼란스러움이 동시에 다가왔다
이야기는 어제로 돌아간다
"하아..지민아.."
"여주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ㅎ"
"아니..잠깐만.."
"왜?싫어?그만할까?"

그런 눈으로 물어보니...나도 모르게 이끌려서 어쩌다
한번 더 하긴 했지만...딱 거기까지 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키스까지만.
"..."
"피곤하지?이제 들어가서 자ㅎ"
"어..?"
"나는 일이 좀 있어서 그거 좀 해야하니까 먼저
들어가서 자고있어"
"나 먼저 들어가..?"
"그럼 뭐하게ㅋㅋ 뭐 아까 못마신 술이라도 마실래?
냉장고에 맥주 두캔이 있긴 한데"
"아니야..나 먼저 잘게 너도 얼른 일 다 하고
들어와서 자.."
"응ㅎ 여주 잘자~"
쐐기를 박는듯 웃으며 손까지 흔들어준 지민이는
바로 모니터로 시선을 옮긴다
괜시리 마음이 서운한 여주는 입술이 대빨 나온채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나서야 소심한 복수를 한 여주였다
"여주야아~왜 삐진건지 말해주면 안돼?"
"아 몰라!!"
"혹시 내가 어제 키스하다가 갑자기 일해서 그런거야?
그게 어제까지 급하게 해야되는 일이라 그랬어 미안~"
"누가 그거 때문이래??!"
"그럼 뭐 때문에 우리 여주가 심술이 났을까~"
"너가 알아서 잘 찾아봐"
"화를..어떻게 풀어줄까?한번 더 해줘?"
"미쳤어??"
"아니 안미쳤는데ㅎ"
"너 진짜.."
"여주야 솔직히 말해줘. 어젠 싫진 않았잖아?"
저 질문에 대한 여주의 대답은 yes.
"분위기에 끌린건진 모르겠지만 한번 더 했으니까
좋았던거 같고"
이것도 yes.
"얼굴이 빨개진걸 보니 부끄럽거나 날 좋아한다는
뜻인가?ㅎ"
이 질문조차도 대답은 yes였다 물론 아직까진
전자에 더 가까웠지만 말이다
그럼 마지막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만약 내가 너한테 고백을 한다면 그 고백을 받아줄
의향이 있어?"
이 질문은..리스크가 꽤 큰 질문이다 어제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미 지민이는 학과,아니 학교 내에서
유명했고 여주는 평범한 학생이였기에
그리고 어제 사건을 쉬쉬한다 해도 소문은 언제어디서
퍼질지 모른다 과장도 조금씩 보태지다 보면
겉잡을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고로 마지막 질문에 대한 여주의 대답은 no였다
저 큰 리스크를 다 감당할만큼 지민이를 좋아하진
않으니 아직은 무서운거겠지
여주의 대답에 지민이는 알았다면서 머리를 한번
쓰담고는 지나쳐 걸어간다
지민이의 표정은 차였다기엔 꽤나 밝은 표정이었다
<뒤>
어젯밤 지민이의 속마음
저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입을 맞췄다
그냥 오늘따라 울먹거리는 말투와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린채로 말하는 여주는 솔직히 말해서 좀 위험했다
둘다 술은 일체 입에 대지 않은 상태에서 입을
맞춘것이다
여주도 분위기에 이끌린건지 싫냐는 제 질문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나는 한번 더 입을 맞췄다
그리고 제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입술을 오물거리길래
귀여워 미치는줄 알았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있다간 나도 나 자신을 절제하지
못할까봐 그만뒀다 있지도 않은 일처리를 한다고
거짓말을 치면서 너를 들여보냈다
너가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들어가는걸 보고 웃음이
터질뻔 했지만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고 냉장고에서
맥주 두캔을 꺼내 순식간에 캔을 비웠다
그리고 아까 있던 일을 떠올리자 입꼬리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너와 안지 14년만에 처음으로 당한
기분이었다
"김여주 쟤...나한테 꼬리치네ㅎ 앙큼해가지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