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 2화
w. 아세로라
"야, 박지민. 오늘은 왜 우리 집에 침입 안 하냐?"
"내가 언제 너희 집에 침입했냐?"
지민이도 오지 않고 심심하기도 해서 여주는 친히 지민의 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부산하게 방을 정리 중이었다. 물건들을 꺼냈다가 다시 넣고, 들었다가 내려놓고. 지민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정리가 맞겠지? 더 어지럽히는 거 같은데.
"오늘 정국이 오기로 했어."
"정국이? 그 중학교 후배?"
"응. 유학 갔다가 얼마 전에 왔다고 하더라고. 보고 갈래?"
"내가 걔를 왜 봐. 누군지도 모르는데."
"아... 그래도 많이 들어보긴 했잖아?"
"됐어."
둘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지만, 중학교는 남중, 여중으로 따로 갔다. 그래도 매일 같이 놀긴 했지만. 정국이는 지민의 중학교 후배다. 말로만 들어봤지,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걔를 왜 봐. 걔랑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난 간다."
"좀만 이따 가. 1시간 뒤에 온대."
할 것도 없었고 심심했던 여주는 애매한 시간이지만 잠시 지민의 집에 있기로 했다. 의자를 끌고 와, 방문 앞에 앉았다. 등받이에 기대서 지민과 그의 방을 빤히 쳐다봤다. 지민은 보는 이가 어지러울 정도로 부산스럽게 청소를 했다.
"뭐하냐?"
"보면 몰라? 청소 중이잖아."
"니가 청소를 해?"
"정국이 오잖아, 정국이. 걔가 얼마나 귀여운데. 완전 아기야."
"그래. 그 청소라는 거 열심히 해라."
"안 도와줘?"
"내가 도와주길 바라?"
"... 아니."
여주가 도와주면 그가 매우 힘들어질 게 뻔했다. 여주는 타칭 깔끔쟁이니까. 여주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지민이 답답하긴 했지만 여기서 자기가 건드린다면 오늘 안에 청소가 끝나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그냥 보고만 있었다. 지민이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여주를 돌아봤다.
"으... 넌 가끔 보면 눈빛이 너무 무서워. 회사에서 그렇게 있냐?"
"아니, 아닐걸?"
"내일 회사 놀러 가야지."
"오지 마. 방해 돼."
"그럼 내 회사 놀러 와. 나 심심해."
"맨날 게임만 하는 거 모를 줄 알고? 네 비서님이 알려주셨다."
"김 비서 나빴네."
김 비서가 나쁘긴. 지민이 대신 회사를 이끈다고 봐도 무방한데. 저런 애가 어떻게 회사 사장을 하는지.
지민과 놀다-사실 청소를 하는 지민이에게 잔소리만 했지만. 재밌긴 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50분이 지나있었다. 그동안 지민의 방은 변한 게 없었다. 오히려 물건들이 제자리를 벗어나 있었다.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다. 아마 정국이 도착한 것 일 것이다.
"나 간다."
"진짜 안 보고 가?"
"응. 안 봐."
여주는 의자에사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잠깐 앉아있었는데도 몸이 찌뿌둥해졌는지 관절에선 뚜둑 소리가 났다. 왠지 모르게 피해야 한다는 기분에 정국이 오기 전에 빨리 나가기 위해 신발도 꺾어 신고 인사도 없이 밖으로 나왔다.
여주가 지민의 집에서 나와 몇 발자국 걸어갔을 때, 작게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여주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녀는 심심하고 할 것도 없고 해서 잠깐 산책을 하기로 하고 동네를 걸었다.
여주의 모습으로 눈에 띄면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아의 모습으로 걸었다. 제일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어, 저기 이슬 화장품 사장 아니야?"
"헐헐!! 진짜네!"
여주는 살짝 웃어주곤 조금 더 빨리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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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국아 엄청 컸다!"
지민은 정국이 현관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훌쩍 컸다는 말을 남발하더니 한 번 안아보고 키 차이를 크게 느꼈다. 정국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아직까지 제 손에 들려있는 음료수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뭘 먹고 그렇게 큰 거야?"
"미국 공기?"
거실 바닥에 앉아 정국이 가져온 음료수를 따라 마시며 별 내용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 둘은 그동안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하하 웃었다. 그 둘의 모습은 친형제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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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어느새 한 바퀴를 다 걸어 지민의 집 앞을 지나게 되었다. 동네가 큰 편이라 여주의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낮이라 커튼을 쳐놓지 않은 창문 안으로 지민과 한 남자가 보였다. 그 남자가 몸을 살짝 틀 때, 본 얼굴은...
"...농담이야?"
둘이 너무 닮았는데, JK가 정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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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마음을 먹으면 아우라가 바뀝니다. 아우라가 바뀜으로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알아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눈썰미가 좋지 않은 이상)대게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모습을 두 개 이상 아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