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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 표현 방식은 무엇인가요? (수빈)

🎵 (txt-러브랭귀지) 🎵




챕터: 02

By 쭈니왕자









지민아, 사랑해

너의 언어로, 모든 걸 표현할 그날까지 곁에 있어줘.

어린아이처럼 가나다라 배우는 내가 서투를지라도

내 세상은 온통 너야

5월의 초, 후덥지근한 여름의 문턱.

아이들은 자연스레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놀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학기 초의 들뜬 공기 속에서 수빈 역시 

어느 또래 처럼 한 무리에 속해 있었다.

다만 그 무리가, 소문이 썩 좋지 않은

양아치 집단이라는 점이 달랐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빈이 그들과 같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외모 때문에 그 자리에 끼어들게 되었을 뿐,

학교생활 자체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삶은 그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미지근했던 17년의 시간들 사이로,

그녀는 조용히 그의 온도를 높여갔다.




연준:

“ 야, 돼지. ”


“ 왜, 또. ”


연준:

“ 넌 진짜 소개팅 생각 없냐? ”


“ 난 또래 만날거야. 늙은 아줌마들 말고. ”


연준:

“ 그래봤자 한살 차인데 아줌마는 무슨; “

” 하여간 저 고집.. “


범규:

” 야, 니네 그거 들음? ”

“ 오늘 전학생 온대. “


연준:

” 이쁘냐? ”


태현:

“ 이름, 유지민. 성별, 남자. ”


연준:

“ 에이, 재미없어. ”

“ ..야, 돼지 ”


“ 뭐. ”


연준:

“ 너 전학생 꼬시면 내가 5 줄게. ”


” 싫어;; 나 게이 아니야. ”


연준:

” 10. “


” 아이씨.. “



그때까진 별 생각이 없었다.

당장 원하는 옷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중이였고,

학생에게 10만원은 귀했으니까.


곧 조회를 알리는 종이 치자

삼삼오오 모여있던 아이들이 흩어졌다.


-자자. 얘들아, 너희도 알고 있듯 전학생이 왔어.

-이름은 유지민이고, 어.. 음,

청각장애가 있어서 말을 못해.


와 대박 사건.

처음으로 강태현이 말한 정보가 틀렸다.

예쁘고 귀엽고 무엇보다 여자다.

근데 청각장애? 걍 글로 대화하면 끝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던 수빈은 여느 클리셰처럼 

자신의 옆에 앉는 전학생에, 심장이 녹았다.


톡톡


- 안녕,


수빈은 공책 한 구석에 글을 써서 지민에게 보여줬다.


“…"

 

아무 말 없이 가방을 뒤적이는 지민에

순간 머리에 물음표가 띄워졌지만

곧 현실 자각을 하고 다시 글을 써서 지민에게 보여줬다.

 

- 난 반장 최수빈이야.

- 앞으로 잘 부탁해.

그러자 드디어 저쪽에서도 답이 왔다.


-나도 잘 부탁해.

 

그 대답을 들은 최수빈은 

하루 종일 입꼬리를 귀에 걸고 다녔다.

물론 본인은 모르겠지만.

지민 쪽에서도 수빈의 첫인상은 이러했다.

음, 쟤랑 엮이면 피곤해지겠다.

뭐, 그게 다였다.

그저 그런 아이. 아니면 특이 케이스의 본인을 봐서 

잠시 관심이 생긴 아이.

 

주위에서 자신에 대해 소란스럽게 말하는 것 같았으나

듣고 싶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은 지민은,

그저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봤다.


그러나 그 장면이 사춘기 소년을 첫사랑에 빠지게 만든

장면일 줄은 소녀 본인도 몰랐을 것 이다.


연준:
“ 야 돼ㅈ- ”


“ 할래. 그거. ”

 

연준:
“ ? 뭘 해. ”


“ 10만원. ”

 

연준:
“ 에이, 쟨 남자가 아니잖아. ”


“ 너가 전학생을 꼬시라 했지, 

남자를 꼬시라는 말은 없었잖아. ”

 

연준:
“ 하여간 말 싸움만 잘 해서;;; "

" 해봐라, 한번. 어디 되나보자. "

 

 

그렇게 수빈은 지민만 모르는 무자각 플러팅을

마구마구 날리기 시작했다.

 

 

체육시간에 배드민턴 짝을 지을 때도

모든 대쉬를 거절한 채 지민의 손바닥에 글씨를 써줬다.

 

' 나 같이 할 사람 없는데, 같이 할래? '

 

그럴때면 지민은 자신의 눈은 멀쩡하다며

눈 앞에서 대쉬 받는걸 다 봤다고 뭐라 했지만

군말 없이 수빈과 짝지어 활동을 했기에

처음엔 둘의 사이를 의심하던 아이들도

둘은 최소 썸이라고 확신에 찼다.

 

이외에도 수빈이 한 행동은 다양하다.

 

1. 반장이랍시고 심부름 대신 해주기.

2. 같이 등교하기 & 같이 하교하기.

3. 짝꿍 바꿀 시기에 선생님께 아부해 자리 지켜내기.

4. 손에 핸드폰 대신 수첩 들고 다니기.

5. 지민과 함께 있을 땐

무리의 친구들에게 복화술로 말하기.

 

등등......,

수빈이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지민의 옆에 붙어있으려 하니,

처음엔 그저 반장의 책임으로

행동하는 줄 아는 아이가 많았으나,

점점 심해지기 시작하니 뭐,

둘이 비밀 연애라도 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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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 전학 온 후덥지근 했던 5월을 지나,

지민이 수빈의 여자친구로 기정사실화 됐던 6월,

별일 아닌 글에도 먼저 웃게 되던 7월,

방학인데도 이유 없이 지민을 따라다니던 8월,

도와주겠다는 명목하에 꾸준히 옆자리를 꾀 차던 9월,

PC방 보다 지민과 함께하는 도서관이 익숙해지던 10월,

요즘 기류가 심상치 않아 괜히 맘이 부풀었던 11월.

 

그리고 나를 갑자기 피하기 시작한 12월.

 

나 뭐 실수했나..?

아무리 되짚어도 기억이 없다.

마지막으로 지민과 함께했던 때가 언제더라...

아 그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요즘 지민은 부반장 카이와 다니고 있다.

카이가 알려줘서 아는 것 이지만 요즘 지민이 기운이 없댄다.

왜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 현실이다.

 

지민이 자신을 피하는 걸 노골적으로 느낀 수빈은

태현에게 가 고민 상담을 했다.

 

 

" 나 정말 까인걸까. "

 

태현:

" ㅇㅇ 아무래도. "

 

" 나 뭐 실수했나? "

 

태현:

" 요즘 살쪄서 그런거 아님? "

 

" ..나 살 찐 모습도 귀엽다고 해줬는데. "

 

태현:

" 에이, 설마. "

" 아님 고백 원하는 거 아냐? "

 

" ..? 웬 고백? "

 

태현:

" 그 관계 애초에 10만원 빵에서 시작된 거잖아. "

 

아 맞다.

최연준한테 받기로 한 10만원도 까먹고

꼬시긴 커녕 내가 홀려버렸네.

이거 이거, 꽤나 자괴감 드는 구만.

 

수빈이 상심에 빠져 있을 사이,

태현이 수빈에게 말했다.

 

태현:

" 너 생일에 고백 어떰? "

" 설마 썸 탔던 남자애가 지 생일에

나와 달라고 하는데 안 나올 애가 어딨음. "

 

" 그런가? "

 

태현:

" ㅇㅇ ㄱㄱ "

 

 Gravatar

“ ..차이면 어떡해. ”


태현:

“ 안타까운거지. ”


“ 이씨.. ”



그렇게 일사천리로 수빈의 고백 플랜이 세워졌다.

날짜는 수빈의 생일인 12/5.

수수하게 그냥 꽃 한 송이에 진심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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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날,

수빈의 걱정과는 반대로 지민은 나와주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건지.

학교에서도 반 수업할때 짝꿍의 권리로

스리슬쩍 훔쳐 보는 것 말곤

글을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

 

덕에 긴장을 원체 안하던 성격인데

덩달아 놀이터 그네에 앉아 다리를 평소보다 심하게 떨었다.

 

잠시뒤, 지민이 나오고.

 

수빈의 고백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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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아 그리고 잠깐이지만

2위 찍었던 것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