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그래서 잘 풀었냐?”
“응, 그 날 다 풀었지. 진짜 너무 좋다.”

“상황 설명은… 다 해줬고?”
“어, 왜 말 안해줬냐고 오히려 화 냈어. 그러면서 바로 우리 엄마 걱정하는데… 나 진짜 여자 잘 만났구나, 싶더라.”
“잘 됐네.”
“근데 너는 표정이 왜 그러냐… 무슨 일 있어?”
“내 표정이 뭐, 왜ㅋㅋㅋㅋ”
“그냥. 근심 많아 보여서.”
“그런 거 아니야, 좀 피곤한가봐.”
“…박경민한테는 더 이상 연락 안오겠지?”
“여주가 알아서 하겠지 뭘.”

“걔도 진짜 징하다, 남자친구 있는 애를 도대체 몇 년동안 좋아하는거야?”
“…그러게.”
“어차피 안 될거라는 거 자기도 뻔히 알텐데. 진짜 이해 안 돼. 내 친구가 그러면 한 대 쥐어 박았어, 정신 차리라고.”

“그 사람도 마음 정리중이겠지, 나름.”
부웅_ 부웅_

“여주다 ㅎㅎ”

“야, 나 먼저 간다 ㅋㅋㅋㅋ
오랜만에 여주랑 치맥하야겠어. 너도 잘 들어가라? 어?”
“와, 이렇게 갑자기 간다고?”
“오늘은 좀 봐줘ㅋㅋㅋ 갈게.”
“ㅋㅋㅋ그래.”
딸랑-
정국이가 나간 후,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정말… 나라도 내 친구 주변에 박경민 같은 애가 있으면 정신차리라고 쥐어 박을 것 같은데. 내가 그 박경민 같은 애라는 사실이 스스로도 어이없었다. 안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머리로는 아닌 걸 알면서도 김여주를 포기 못한 채 내 감정을 꽁꽁 숨긴지 벌써 5년이었다.
/
2012년-
내가 너를 먼저 알았다.

“안녕.”
“응 안녕ㅋㅋㅋ 너 풍탄고라 했나?”
“어, 맞아.”
고3,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알게 된 여주는 내 친한 친구의 친구였다. 형식적이고 뻔하게 성사된 만남이었다.
“너는 대학 어디 썼어?”
“나는 한국대. 좀 상향이긴 한데 질렀어.”

“와 대박… 너 공부 잘하는구나.”
“상향이라니까 ㅋㅋㅋ 떨어지면 아마 경한대 갈 걸.”
“…나도 경한대 썼는데.”
“오 진짜? 우리 대학에서 볼 수도 있겠다ㅋㅋㅋ”

“에이, 너는 한국대 가야지. 나 대학에서 안 보는게 좋은 일이야. 보지 말자, 우리 ㅋㅋㅋ”
“맞아… 나 너 대학가서 절대 안볼거야!”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대학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아 마음 깊숙한 곳 근심이 가득하던 그 날. 농담으로 이야기 하던 일이 며칠 뒤 실제로 일어났다. 한국대학교 예비 번호 6번이었던 여주는 끝내 한국대 입학에 실패했고, 경한대에 입학해 우린 다시 만났다.
“우리 보지 말자니까…”
“그러게~ 진짜 빡치네 ㅋㅋㅋ”
“괜찮아, 여기서 과탑 하면 돼.”
“진짜 나 잠깐 재수할까도 고민했었다, 너무 아까워서.”

“난 재수 죽어도 못해… 고3 너무 힘들었어ㅋㅋㅋ”
“나도 그래서 그냥 여기 왔어. 여기도 좋은 학교니까.”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너와 내가 하필 그 날 만난 것도, 그 이후로 연락 한 번 안하다 경한대 입학식에서 다시 만난 것도. 여주가 입은 코트 위에 쌓인 눈까지 너무 예뻐보여서,우리의 만남이 영화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 없었던 생각이지만, 나는 여주 너를 많이 좋아했다.
/
“야, 김태형.”
“?”

“나 여주랑 사귄다.”
ㅡ

오늘의 베스트 ❤️1위❤️ 감사합니다 :)
등교 주간에는 너무 바빠서 팬플을 잘 못 들어오는데
또 피탈이가 알려줘서 알았네요😂
개인 메시지로 축하해주신 독자분들,
댓글로 축하해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이벤트 한 지 얼마 안됐지만,,
1위 했는데 아무것도 안하면 섭하죠!!
[저에 대한 추측을 댓글로 적어주세요!]
가장 근접하게 쓰신 분 뽑아서 기프티콘 드릴게요 :)
다시 한 번 감사드리구!
행복한 🔥불금🔥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