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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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1














"강 형사."

"뭐야, 또."



기지개를 피우며 손에 자료 봉투를 들고 있는 반장님을 쳐다봤을까. 대뜸 내 책상에 그 봉투를 떨군다.



"또 나야?"



사건 하나 마무리 시킨지 불과 3시간 지났다. 그런데 또 나한테 사건을 맡기는 반장님에 짜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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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 펴라. 사건이 들어온 걸 나보고 어쩌라고."

"뭐야, 살인 사건이에요?"



자료를 확인해 봤을까. 살인 사건임을 확인하곤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쳐다봤다.



"반장님. 우리 마약반이에요. 그런데 왜 살인 사건을 우리 쪽으로 넘겨요!"

"이번 상대가 마약 밀수범이기도 하니까. 벌써 수배도 떴어."

"그리고 강력반이랑 같이 사건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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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이랑 하는 거면 전 안 합니다. 김 형사나 박 형사 시키시죠."

"부탁 아니고 명령."

"...하."

"이번 사건은 많이 복잡해. 김 형사랑 박 형사도 붙으니까 빠질 생각하지 말고."




선택권은 없던 것이었다. 골치가 꽤나 아플 것 같은 이번 사건.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그냥 빨리 잡아 처넣고 끝내버리던가 해야겠다.



"아, 강력반 그 새끼들 꼴 보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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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강력반과 마약반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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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한중석은 ☆☆ 호텔에서 지윤아 씨를 살해하였고, 지윤아 씨의 몸에선 마약을 먹은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둘의 관계는 연인 관계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유 모를 사인으로 애인인 지윤아 씨를 살해한 것. 해외로 도주한 한중석을 한시 빨리 잡으라는 위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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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결국 사고를 크게 쳤군."



국회의장의 아들인 한중석. 자잘한 사고로 경찰서를 들르는 경우가 잦았다. 상대는 국회의장의 아들이기에 늘 별 탈 없이 빠져나가곤 했는데, 결국 이렇게 큰 사고를 치고만 것이다.



"해외 출장이라...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필요한가요. 솔직히 좀 오버하는 것 같은데."



조용히 있던 김남준이 입을 열었다. 모두 김남준의 말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을까.




"아무래도 한중석이 도망친 곳에 한중석과 손을 잡은 놈들이 있다고 하더군. 정체와 인원 파악은 아직 확인 불가. 그러므로 이 인원들이 모두 가야 한다."

"그래도 형사가 8명씩이나..."




민윤기의 말에 태형이 말대꾸를 했을까. 민윤기는 모두에게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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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우리는 3일 만에 이 사건을 마무리해야 된다."




"...? 그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해외까지 가는 시간만 해도 반나절이 걸리는 상황인데, 범죄자가 뒤에 누군가랑 손을 잡고 있는지도 몰라서 조사를 해야 되는 마당에 3일 만에 마무리를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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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회의장 한경진이 손을 썼나 보네. 국회의장이라는 놈이 지 자식이 살인을 해도 감싸는 꼴이라니."

"...입 조심해."

"틀린 말 했어요? 저 다 들었어요. 3일 만에 마무리 못하면 그냥 묻어두라고 위에서 시킨 거."



지민의 말에 조용해졌다. 높은 지위에 앉은 사람들의 비리 따위를 지겹도록 보게 되지만, 이번 경우는 심각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굽실 거리는 윗대가리들 마음에 들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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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해야 되나 싶은데. 솔직히 3일 만에 마무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형사가 이렇게 많이 붙어도 말이죠. 그러니 어차피 조용히 묻힐 거 힘 빼지 말죠."

"...솔직히 강 형사 말에 동의하긴 하나, 그렇다고 우리마저 가만히 있는 건 아니지 않겠나."




김석진은 우리가 앉아 있는 자리에 걸맞은 행동을 하자고 했다. 우리마저 윗사람들처럼 되지 말자고.



"하, 강력반이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ㅋ... 그래서 출발이 언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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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민 반장님께 얘기 못 들었어? 1시간 뒤에 출발이야."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말하는 정호석에 여주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민윤기를 쳐다봤다.



"쩝... 까먹었네."

"이 사람이???"



준비도 안 했는데, 1시간 뒤에 출국이라는 게 말이냐고;;






_._._._




강력반


김석진(반장)

정호석

김태형

전정국





마약반


민윤기(반장)

김남준

박지민

강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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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