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alousy
[몬스타엑스 편]
2년 동안 사귀었던 우리. 권태기를 이기지 못해 우리는 끝맺음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왜 자꾸 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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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로망이었던 CC는 1학년 때 이루어졌었다. 학교 내에서도 유명한 커플이었다랄까. 이런 말 꺼내기 좀 민망하지만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나올 정도였어. 친구들도 우리를 늘 부러워했지.
둘 다 자존심은 또 센 편이라 한 번 싸우면 하루 만에 화해하는 법이 없었지만, 우리는 싸워도 늘 서로를 걱정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칠 때가 있지. 우리는 이 지침을 이겨내지 못했다. 3학년이 된 우리는 헤어졌고, 친구들은 좋게 헤어진 게 아니란 걸 알기에 걔에 대한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뭐, 딱히 처음에는 별 감정 없었어. 친구들이 늘 나와 함께해 줘서인지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도 못했지. 그런데... 네가 자꾸 딴 여자랑 붙어 있는 게 보일 때마다 마음이 이상해.
딴 여자랑 있는 게 어찌나 꼴 보기 싫은지. 헤어진 지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 나 왜 이러는 걸까. 이제 와서 미련이라도 남은 걸까.
"술 마시러 ㄱ?"
"또?"
"어제 네 리포트 내가 도와줬···"
"누가 안 간대? 가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러 갔는데... 왜 헌팅 포차냐, 친구야.
"소개팅도 안 받는다는 널 위해!"
"지랄하네. 그냥 네가 오고 싶었던 거잖아."
"아뉜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그냥 자리에 앉아 술이나 마시고 말자는 생각으로 쭉 들이키고 있었을까. 왜인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하...?"

유기현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익숙한 얼굴들 사이에 전남친이 보였다. 여자들도 몇 보이니 들고 있던 잔을 절로 내려놓게 되더라.
"뭐야. 너 왜 그래."
"내가 널 죽여? 살려?"
친구도 그제야 유기현을 발견했는지 입을 틀어막은 채 날 쳐다본다. 여기가 넓기도 하고, 구석에 앉아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헌팅 포차에서 재회할 뻔했다.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었지만 음식을 주문해 뒀기에 나가기도 뭐 했다.
"빨리 먹고 가자..."
"그래...^^"
나는 끓는 속을 달래려 술을 쉬지 않고 마셔댔다. 반쯤 정신을 놔야 저쪽을 안 쳐다볼 거 같거든.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나니 당장이라도 유기현에게 다가가고 싶어졌다. 그러면 안 되는 거 알면서도 내 시선이 자꾸만 네게로 향해.
"저기요...!"
"...?"
"혹시 두 분이서 오셨어요?"
"아, 네."
아, 설마...

"합석하실래요? 저희도 둘이라...!"
"아ㄴ..."
"좋아요ㅎㅎ"
내 말은 싹둑 끊고, 합석하자는 말에 동의해 버리는 친구를 향해 뒤지고 싶냐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친구는 딱 한 번만 봐달라며 합석 자리에 날 앉혔다. 하필 유기현이 있는 테이블과 그리 멀지 않은 자리로...
난 최대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눈이라도 마주칠 거 같거든. 친구는 합석 상대방과 잘도 떠들고 있었고, 난 그냥 조용히 술이나 마시며 맞장구만 한 번씩 해줬다.
"여주 씨는 술 되게 잘 드시네요?"
"아, 딱히... 뭐."
"여기 있는 소주 3병 혼자 다 드셨잖아요ㅋㅋ"
"앗..."
솔직히 많이 마셨다. 평상시보다 더. 아직 크게 취한 건 아니다. 이 악물고 버티고 있거든. 내 주사를 잘 알기에 필름 한 번 끊기면 다음날 이불킥을 미친 듯이 할 내 미래가 보이기에 슬슬 잔을 내려 놓기로 했다.
"좀 더 드세요. 잘 드시길래 많이 시켜 놨거든요."
"아... 넹.."
으으... 취기가 계속 올라오자 슬슬 입도 짧아지려는 거 같다. 헤실헤실 나오려는 웃음이 나오지 않게 힘을 줘 보지만 의미 없는 짓이었다.

"여주 씨 웃는 게 예쁘시네요?"
"아닌데여..."
"솔직히 첫인상만 보면 좀 차갑게 생기셔서 긴장 됐거든요. 근데 역시 사람은 겉만 볼 게 아닌가 봐요."
낯부끄러워 고갤 숙이며 애써 안주만 입에 밀어 넣고 봤다. 그러다 내 정신이 제정신이 아닐 때쯤, 유기현 옆에 자꾸만 알짱거리는 여자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 년은...
"이여주 너 괜찮아? 슬슬 갈래...?"
내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챈 친구는 합석한 상대들과 전번을 교환하더니 날 데리고 나가려했다.
"아, 여주 씨 전번도 주실 수 있으세요?"
"저여...?"
"네. 저 그쪽 마음에 들거든요...ㅎ"
난 별생각 없이 그의 폰에 번호를 찍어줬다. 그리곤 난 인사를 짧게 건넨 뒤에 휘청 거리는 몸을 끌며 빠르게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
난 멀쩡해. 멀쩡하다고. 아무렇지 않게, 어그로 안 끌리게 나가는 거야. 유기현이 나를 쳐다보지 않게 말이야.
하지만 넘어지지만 않게 가려고 했더니 개같이 실패했다. 내 발에 내가 걸려 같이 나가던 그 남자의 등팍에 머리를 내려찍고 말았다.
"괜찮아요? 제가 부축해 드릴..."

"제가 할게요."
뭐야... 유기현...?
날 잡으려던 남자의 손은 머쓱하게도 허공에 떠있기만 했다. 유기현이 날 잡아당겼거든.
"누구신데...?"
"최소한 그쪽보다는 가까운 사이요."
"ㅇ, 유기현...?"
내 팔이 유기현에게 잡혀 있는 것도 잠시. 유기현을 알아 본 친구는 사색이 된 채 날 쳐다봤다. 좆된 거 같다고...
"전 그쪽 모르는ㄷ···"
"모른 척하지 말고."
"진짜 모른다니까여..."
"그럼 왜 아까부터 나 쳐다봤는데."
씨발. 짜증 나...
"ㄱ, 그럼 여주 좀 데려다 줘. 난 간다...^^"
"...? ㅇ, 야!!"
썩을 년. 이걸 토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채 헌팅 포차에서 유기현과 함께 나와야 했다. 아무래도 최악이지, 지금?
"알아서... 가께ㅔ... 닌 드가라..."
나는 흘러내리는 긴 머리만 만지작거리며 휘청 거리는 몸을 빳빳하게 세웠다.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내 머리카락은 시야를 가렸다. 오히려 좋은 건가. 이 정신머리로 어떻게 쟬 마주 봐.

"네 주량 넘겨서 마시니까 그 꼴인 거 아냐."
"신경 꺼어ㅓ... 알 바 아니면서..."
유기현은 한숨을 내쉬더니 날 벤치에 앉혔다. 그러더니 자신 손목에 있던 머리끈으로 내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줬다.
뭐야... 너 왜 아직도 머리끈 들고 다니냐..
늘 머리끈을 잃어버리던 나를 위해 버릇처럼 손목에 머리끈을 차고 다녔던 유기현. 내가 유기현을 정말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아직도 네가 머리끈을 차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이상해. 아직 네게 내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게... 좋으면서도 내가 미워진다. 내가 이걸 왜 좋아는 건데... 왜..
"음식이던 뭐든 그 긴 머리로 적셔 버리면서 왜 머리를..."
"...안 죽거든..."
"할 말 없으면 꼭 그러더라."
어이가 없어서 진짜... 지가 뭐 어쩔 건데... 참나.. 허!
"됐고오! 넌 다시 가기나 해라. 이쁜 여자들이 기다리겠어, 아주."
"뭐래. 난 그냥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야. 빨리 집 갈 생각이고."
"아~ 눼~"
난 그러든 말든 유기현을 뒤로하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술김에 헛소리나 뱉을까 봐 식은땀이 나거든.
"넘어져, 그러다."
"응, 안 넘어ㅈ..."
"넘어진다고."
휘청 거리자 빠르게 날 붙잡아 주는 그에, 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얼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참나..."
"그러게 술은 적당히 마시지 그랬어."
"아, 신경 꺼어!! 네가 몬데..."

"집이나 가. 신경 쓰이게 하지말... 야, 어디가!"
"집."
"네 집 방향 그쪽 아니다."
"짜증 나..."
이상하게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거 같다. 도망치려고 해도 그게 마음대로 잘 안되니 미쳐버리겠다.
"삐쳤어?"
"뭐래."
"잘 따라 오기 나 해. 데려다줄 거니까."
진짜 너는....... 애꿎은 아랫입술만 깨물었다. 지금 이 상황이 싫으면서도 좋은 내가 너무 바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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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헌팅 당한 걸 보고 있었던 유기현 시점]

"...아, 저 새끼들은 뭐야."
사실 여주가 포차 안에 들어오는 순간 바로 발견한 유기현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애써 날 피하려 하고 있는 여주를 계속 보고 있었다. 여길 왜 온 건가 싶으면서 찝찝함이 느껴지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그런다 여주가 헌팅을 당하는 걸 조용히 봤고, 이걸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짜증이 몰려왔다.
"꼴에 이여주가 이쁜 건 알아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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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가수분들은 캐해를 하지 못해 어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