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단편 모음

[단편]다음 생엔 내 누나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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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국아 학교 가?”
“응”
“밥 안 먹어? 학교 가면 배고플 텐데”
“안 먹어”
“…”

쟤 자꾸 저렇게 안 먹어서 어쩌려고...! 한숨을 푹 쉰 여주는 식탁 위에 있는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를 냉장고에 넣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지... 생각한 여주는 그대로 알바 갈 준비를 하러 방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 여주 씨 왔어?”
“네, 오늘은 뭐 할까요?” 

밝은 미소를 지으며 40대 중반은 돼 보이는 남자의 옆으로 가 해야 할 일을 들었다. 이거 옮기고, 저거 옮기고... 모두 몸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여주는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거운 박스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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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씨! 밥 먹고 해!”
“아... 네!” 

이번엔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여주의 손을 잡고 구석에 작게 마련되어 있는 책상으로 데려갔다. 

“동생은 아직도 그대로야?”
“그렇죠 뭐, 갑자기 그렇게 돌변해서...” 

컵라면을 호로록 먹던 여주는 무덤덤하게 답했다.
“여주 씨 갑자기 그렇게 부모님 돌아가시고 동생이랑 둘이 살았다고 했지?” 이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여주는 컵라면의 국물까지 모두 먹고 나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벌써 다 먹었어? 천천히 먹지...”
“많이 일해야 많이 벌죠!” 

환하게 웃어 보인 여주는 다시 자신이 옮겨야 할 박스들이 가득한 곳으로 뛰어갔다. 그 모습을 본 여성은 작게 혼잣말했다. 

“...여주 씨도 참 불쌍해, 17살 때 부모 잃고 12살짜리 동생 데리고 7년 동안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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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늦은 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여주. 어째서인지 집안은 사람 하나 없이 차갑기만 했다. 또 안 들어왔네...
12시 넘었는데... 오늘 아침처럼 한숨을 푹 쉰 여주는 말없이 욕실로 들어갔다.



“…”

이러면 안 되는데, 난 어른인데. 주책맞게도 눈물이 나왔다. 아 울면 안 되는데, 정국이 곧 올 텐데. 울면 안 된다고 머리가 말하고 있는데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흐윽,”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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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국이 왔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눈까지 퉁퉁 부은 상태로 나오니 거실에 가만히 앉아있는 정국이 보였다. 오늘은 진짜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 정국을 불렀다. 

“정국아”
“…”
“너 자꾸 이렇게 늦을래?”
“…”
“누나가 말했잖아, 늦지말라고”
“…”
“...아니야, 누나가 예민했었나 봐. 얼른 들어가서 자, 내일 학교 가야지” 

정국이 조용히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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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자?”
“…”
“자나 보네” 

불 꺼진 방에 조심스럽게 들어온 여주는 정국의 옆에 누웠다. 그러고는 자신을 등지고 누워있는 정국에게 말했다. 

“능력 없는 누나라서 미안해”
“…”
“이런 좁아터진 집에 사는 것도, 하나밖에 없는 방에서 같이 자야 하는 것도”
“…”
“너무너무 미안해”
“…”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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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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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머리야...” 

오늘따라 몸이 이상했다. 온몸이 타오르는 것 같고 한 번은 머리가 핑 돌아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아, 진짜 왜 이러지. 작게 중얼거린 여주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머 여주 씨! 무슨 일이야? 괜찮아?”
“아 네... 갑자기 어지러워서” 

저 진짜 괜찮아요. 애써 웃어 보인 여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일을 시작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전 퇴근해 볼게요!” 

아픈 몸을 이끌고 10시까지 일한 여주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

오늘따라 조용한 횡단보도 앞. 차도 얼마 지나가지 않았다. 신호등이 초록불이 될 때까지 기다리던 여주는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지자 그대로 길을 건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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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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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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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여주를 덮친 승용차. 무거운 몸 때문에 피할 새도 없이 차에 치이고 만 여주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으로 덮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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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국이가 나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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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즌증구기, 집 안 들어가냐?”
“...좀 이따 들어가면 돼”
“누님 걱정하시겠네~ 응?”
“상관 없어”
“헐 매정한 X끼”
“…”

그때 정국의 폰에서 벨소리가 울렸고, 상대는 여주였다. 

“...귀찮게”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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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 또다시 벨소리가 울렸다. 귀찮다는 듯 폰을 확인한 정국이 발신자를 확인하고 한숨을 쉬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ㅇ,”
“전여주 씨 보호자 되십니까?”
“...네?”
“여기 응급실인데요, 전여주 씨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어요. 출혈이 너무 심해서 지금 수술 들어ㄱ,”
“…”

순식간에 전화를 끊은 정국은 가방도 내팽개치고 그대로 PC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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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침대에 누워있는 여주의 모습은 처참했다. 머리엔 붕대를 감고 있었고 팔과 다리 여기저기에 상처가 있었다. 

“아...” 

눈을 감고 꿈쩍도 하지 않는 여주. 정국은 조용히 여주의 옆에 앉았다. 

“…”

여주의 손을 꽉 잡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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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이이- 

깜빡 잠이 든 정국이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무슨 소리야 이게... 눈을 벅벅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곧이어 문이 열리고 간호사와 의사가 병실로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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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뭐예요?”
“…”
“...설마”
“...죄송합니다”
“아니잖아요, 그쵸? 우리 누나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데”
“12월 31일 23시 47분, 전여주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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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에서 정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것밖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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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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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다음 생엔 내 누나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