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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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어두운 밤하늘에 수놓아진 별들. 밤하늘에 깔린 별들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자 별빛을 막고 있던 커튼을 살며시 접어 올린다. 창틀에 보란 듯이 안착한 눈들을 맨손으로 털고 순식간에 밀려오는 냉한 겨울바람을 막고자 창문을 다시 닫는다. 창문 너머로 선명하게 보이는 광원들. 그는 잘 있을까.. 혹여라도 아프면 어떡하지.. 온갖 처량한 상황들이 머릿속에서 연출되고 있는데, 그런 여주를 가엾게 여겼는지 여주가 가장 좋아하고 좋아했던 향기가 방안으로 굴러들어온다. 어릴 때부터 향에 매우 민감했던 여주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미로운 향기에 코를 움찔한다. 이 향기.. 왠지 낯설지 않았다.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와의 기억들. 정말 역겨워하고 질색했던 냄새가 풍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품에 폭 안겨 나의 살갗을 맴돌고 있던 향수 냄새를 그에게 덮어준 그 순간. 나 정말 그를 보고 싶어 하는 구나.. 새삼 느끼는 여주이다.




‘ 띠리링 띠리링 ‘





잔잔했던 방 분위기를 깨고 애타게 울리는 진동음. 매혹적인 향을 온전히 느끼며 받아들이고 있던 여주는 깜짝 놀라 황급히 진동음의 공범, 핸드폰을 쥐어 들고 발신자를 확인한다. 당황으로 살짝 구부러졌던 미간이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활짝 펴지고 입가에는 생기 있는 웃음이 번지기 시작한다. 희죽 웃고서는 전화를 받는 여주. 



“ 어머..!! “



단순한 음성 통화인 줄 알았던 여주. 화면 속에 꾀죄죄한 자신의 몰골이 비치자, 눈이 동그래지며 전광석화처럼 카메라를 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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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여주 왜 카메라 껐어 “


“ 아니.. 예고도 없이 영상통화를 거시면 어떡해요..! “


“ 나는 여주 얼굴 보고 싶어서 영상통화 건 건데… “


“ 핸드폰 고정할 테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


당혹스러움으로 화끈거리는 얼굴을 좀 식히려고 손부채질을 하며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는 흥분을 가라앉히고자 미리 따라놓았던 물을 한 모금씩 마시며 진정한다. 핸드폰을 탁자에 올려놓고 중심을 잃고 떨어지지 않게 받침대로 고정한 후, 카메라를 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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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야.. 잘 지냈어? “

“ 음.. 그냥 그랬어요! 그렇다고 막 힘들게 지낸 건 아니구.. “

“ 힘든 일 없어서 다행이다. 지금 그쪽은 몇 시야? “


“ 어.. 이제 12시 땡 쳤네요! “


“ 헐.. 나 너무 밤늦게 전화 걸었나..? 내일 다시 걸까요? “

“ 에이 제 기준으로는 늦은 시간도 아니에요.. 근데 전화 건 목적이 따로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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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주야 나 할 말이 있어 “


“ 응? 뭐요? 말해주세요 “


“ 나… 이제 한동안 여주랑 연락 못 할 거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