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
“ 뭐라고..? “
정신이 아득해지며 내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불선명 해지는 그 순간. 태형이의 말을 못 믿겠는지 재차 질문을 한다.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똑같은 말. 내심 농담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랐던 여주. 어느새 핑, 눈물이 어려오고 감정이 북받쳤는지 화면 너머에 있는 태형이에게 소리치며 감정을 막무가내로 호소한다.
“ … 안 그래도 우리 한 달에 두세 번 밖에 연락 못 하는데 당분간 연락이 끊길 것 같다고요..? “
“ 여주야… “
“ 나.. 진짜… 그래서 며칠 동안 연락을 못하는데요.. “
떨떠름한 음성으로 태형이에게 질문을 툭, 던지는 여주. 태형이는 눈가에 물기가 가득한 여주를 난감한 듯 쳐다본다. 말을 전달하러 입을 열었지만, 다시 입을 닫고 가슴이 매어지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침통하고 울적한 분위기가 둘의 공간을 휩쓸어 갔고 남은 것은 애처러움뿐.

“ 2년… “
“ .. 네..? “
“ 2년.. 동안 연락을 못 할 것 같아.. 여주야, 내가 많이 사랑하고 항상 너 생각뿐이야. 잘 지내야 해.. “
‘ 툭- ‘
이 말을 끝으로 화면이 꺼지며 검정으로 물들여졌고, 2년이라는 단어가 여주의 귓전을 미친 듯이 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환하게 빛나던 광원들이 여주의 심정처럼 점점 빛을 숨기며 밤하늘의 색으로 몸을 덮기 시작했다. 충격으로 풀린 눈과 길을 잃어 방황하는 눈동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차라리 계속 흔들리고 고통을 지속적으로 받을 바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고 싶었다. 2년.. 자그마치 2년이나 더 기다려야 했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떨어진다는데..
‘ 디링, ‘

회서 후배 전정국이었다. 같은 부서라, 연락처도 주고받은 상태. 이 시간에 연락이 온다고..? 그렇게 여주의 답장을 시발점으로 둘은 약 1시간 동안 문자를 주고받았다.
새로운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만남을 형성하는 게 곧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 중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