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2의 잎





write by 섬유향수













하루종일 작업만 하다 복잡해진 머리를 조금이라도 식힐겸 집 근처 공원에 산책을 하러 나왔다. 날씨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춥지도 따뜻하지도 않았다. 딱 좋은 시원함이었다.

가로등 불빛은 대각선으로 비춰와 우리의 머리 위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이로 생긴 그림자. 난 너의 그림자를 사뿐사뿐 밟으며 너의 뒤로 걸었다.


“…………”

“……윤기야, 시원하다. 그치. 이제 봄이 오나봐.”



뜻하지 않았던 조용함이 아무 말이나 해보았다. 내 목소리에 나보다 조금 앞서있던 윤기는 뒤를 돌아서 나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사랑해. 사랑해 여주야.”

“….나도, 나도 사랑해.”



사랑한단 말이 가득한 밤.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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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도 못 지켜줘?”

“아니, 그냥 인사하는 아는 동생이라니까?”
“너야말로 내 사생활은 존중 못해줘?”




요즘따라 우린 싸움의 연속이었다. 우리도 항상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싸우게 되더라도 금방 화해하면 될거라고 늘 생각했던 우리는 싸움이라는 틀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흔히 말하는 싸움 대처법. 그런것도 통하질 않았다. 아니, 쓸줄을 모르는 사람처럼 서로에게 화를 내기 급급했다. 


이번 싸움에도 문제는 역시 나였을까. 그저 마트,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인사 정도만 하는 그런 동생이었다. 그러다 나중에 밥 한 번 같이 먹어보자고 연락처를 주고 받은 곳이었는데 윤기는 그걸 또 어떻게 알았는지 나에게 묻고 따졌다.


나는 속상한 마음에 침대로 가 이불에 얼굴을 묻었고, 윤기는 한숨을 쉬더니 침대 옆에 있는 컴퓨터 앞으로 가 헤드셋을 끼고 곡 작업에 몰두했다. 어쨌든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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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는 그대로 잠깐 잠이 든것 같았다. 눈을 떠보니 윤기는 아직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까 싸웠던건 다 잊었는지 나는 윤기에게 쉬엄쉬엄 하라고 말하였다. 



“….허, 너 진짜.”


그에 윤기는 헛웃음을 짓더니 어느새 침대에 누워서 나에게 안겼다. 이럴때면 윤기는 마치 큰 곰돌이 같았다. 나에게 안기는 윤기를 나도 똑같이 안아주었다. 아까 화내서 미안해. 걔랑 연락 안 할게. 나도 미안해. 



“…사랑해.”

“나도 윤기야. 나도 사랑해.”



다시 우리의 밤은

달콤한 사랑한단 말로 가득한


아름다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