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y 섬유향수
- 잠시후, 강릉까지 가는 기차가 곧 들어올 예정이니 이 기차를 이용하실 분은 오른쪽, 오른쪽으로 탑승해주시길 바라며…
떠난다.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들뜬 마음을 가득 안고나서 윤기와 손을 맞잡고 기차에 탑승했다. 이게 얼마만의 기차인가! 우리는 강릉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강릉 바다의 그 탁 트인 경치를 상상하며 기차가 출발하는 것을 지켜본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기차의 속도로 인해 많은 나무들과 터널들을 쏙쏙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기차 창을 보고있으면 윤기는 나를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이번에 여행을 온다고 오늘 아침에 감성 끝판왕인 일명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샀다. 일화용인지라 엄청나게 많이는 못 찍지만 어느정도의 순간순간들은 담을 수 있을 정도였다. 윤기가 카메라에서 눈을 때, 나를 바라봤을땐 카메라는 나의 손에 잡혀 있었다.
나도 내 옆에 있는 윤기를 찍었다. 역시 필름 카메라인지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너무 예뻤다.
“예쁘다…”
“잘 나왔어?”
“완전.”

“헐 바다다!!!”
“천천히 걸어가..!!”
역에서 내려서 우리는 택시를 타고 바닷가 근처에 잡아놓은 민박집으로 갔는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민박집 앞에 있는 넓은 바다에 나는 극도로 흥분해버렸다. 내가 바다를 보며 얼른 모래사장 쪽으로 뛰어갔고, 윤기는 그런 나에게 천천히 가라며 자신도 부랴부랴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윤기야, 대박. 바다야!”
“그래. 바다야.”
하늘과 바다 모두 파랬다. 지금 당장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지만 그렇게 한다면 윤기에게 혼날 확률이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 겉으로 들어내진 않고 속으로만 아쉬워했다.

짐을 풀고, 저녁 준비를 하다보니 이제 제법 어두워졌다. 완전 밤처럼 깜깜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여행 와서는 고기가 제맛이기 때문에 우리도 고기를 구웠고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먹으며 맥주도 한 잔씩 했다. 기분이 딱 좋게 마신것 같다. 약간 어둑한 하늘, 알코올, 조금은 후덥지근한 바람, 그리고 바다의 파도소리가 마음을 간지럽혔다.
“윤기야, 여기봐.”
“응?”
찰칵-
윤기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담았다. 그런데 보니 이게 마지막 장이었다. 마지막 장이라니 조금은 아쉬웠지만 예쁜 윤기로 그 마지막을 담았으니 너무 만족했다. 사실 쉬운 사랑은 없다. 모두가 겪는 것이 어려움이고 우리는 이제 그 어려움을 잘 해쳐 나갈 수 있다.
“윤기야.”
“응, 여주야.”
“윤기야, 사랑해.”
“나도. 나도 사랑해, 여주야.”

잔잔한 파도가 부서지는 그 옆에서
나는 너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너도 나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민윤기, 영원히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