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네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고...?”
“그래, 피해자였어.”
“아니...”
“너는 절대 나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될 순 없을걸?”
“무슨 이유로 피해자였는데...?”
“머리가 좋다는 이유.”
“뭐? 그건 나도...”
“아니, 너는 항상 남한테 피해주려고 하잖아.”
“야, 나는 미래에 어떻게 할지도 생각...”
“그럼 지금처럼 이런 것도 생각했어? 아니잖아.”
“…”
“여주한테 보낸 카톡, 그거 내가 조작한 거야.”
“조작을 했다고...?”
“응, 지금처럼 너 복수하려고.”
“최민주, 너 엄청 독하구나.”
“응, 근데 적어도 너보단 아닌 것 같은데.”
“너 진짜...”
로나는 그 말을 하며, 교실을 나갔다.
“민주야, 괜찮아...?”
“응, 나 괜찮아.”
교실은 순식간에 로나를 욕하는 얘기들로 바뀌었다.
“야, 지금 백로나 욕하는 것들... 잘 들어.”
“…”
“여기에서 너희는 전혀 안 나쁜 것 같다고 생각하지?”
“…”
“알고 보면 너희가 제일 나쁜 사람이야.”
“???”
“여주 욕할 땐 언제고, 지금은 백로나 욕을 해?”
“…”
“소문이 확실한지도 판단 안 하고 무작정 욕하는 거, 진짜 어이없어.”
반 아이들은 민주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조용해졌다.
“여주도 일이 있었고, 백로나도 일이 있을 텐데 욕부터 하는 건 제일 나쁜 짓이라고 생각해.”
민주는 그 말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민주야... 미안해...”
“응? 네가 왜 미안해해.”
“그냥 나 때문에 괜히...”
“너 때문에 아니야.”
“그래도 너무 고맙고... 나는 아무것도 못 해줘서...”
“그냥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야.”
“…”
“수빈아, 백로나 좀 찾아서 여주랑 화해 좀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까?”
“응, 가자. 여주야.”
“응...”
수빈이와 여주는 로나를 찾으러 가고, 범규와 민주만 남았다.
“어... 민주야...”
“왜?”
“너 진짜 대단하다...”
“에? 아닌데?”

“내가 보기엔 너 진짜 대단한데...”
“자세히 어떤 점이?”
“여주 도와주는 것도 그렇고, 백로나 복수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애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게 진짜 대단했어.”
“이렇게 말해줘서 기쁘네...”
“그래서 말인데...”
“응?”
“아, 아니야.”
***
“백로나, 잠깐 여주랑 얘기 좀 해.”
“할 얘기 없어.”
“나는 나가있을 테니까 편하게 해.”
“싫어.”
“그럼 나는 나갈게, 얘기 끝나고 와.”
“싫다고...”
수빈이는 나가고, 여주와 로나는 눈이 마주쳤다.
“…”
“로나야...”
“…”
“나 사과 같은 거 안 바래, 그냥 네가 나한테 왜 그랬는지만이라도 알고 싶어...”
“네가 질투 나고 재수 없어서...”
“거짓말... 너 다른 이유 있잖아...”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게... 천천히 말해줘...”
“엄마랑 아빠가 나 키워줘서 그래...”
“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 키워주실 때는 행복했어,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근데...?”
“나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주셨는지 초등학생 때 사고를 많이 쳤나 봐.”
“…”
“그래서 엄마랑 아빠한테 돌아갔는데 항상 나에게 무관심이어서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어.”
“아...”
“그러다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사랑을 너무 받고 싶었던 나머지 이렇게 돼버렸어... 정말 미안해...”
“아니야, 나는 네가 그런 일이 있는 줄도 몰랐는 걸...”
“이거, 너한테만 말하는 거야...”
“말해줘서 고마워, 로나야...”
“정말 미안해... 날 평생 용서하지 않아도 돼...”
“아니, 나는 용서할 거야.”
“용서를 한다고...?”
“응, 나는 네가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해.”
“…”
“앞으로 안 그러면 되잖아.”
“여주야...”
“이제 나갈까?”
“근데 나 나가기 너무 무서운데...”
“왜...?”
“애들이 뭐라 그럴까 봐...”
“걱정 마, 민주가 애들한테 뭐라고 해줬어.”
“뭐라 해줬다고...?”
“응, 그니까 애들이 뭐라 하지도 못할 거야.”
“... 알겠어...”
***

“너희 얘기 했어?”
“응.”
“진짜?”
“그렇다니까.”
“수빈아...”
“왜?”
“미안해, 고집부리고 여주한테 피해줘서...”
“나는 괜찮아.”
“근데 얘들아...”
“왜?”
“나 내일부터 학교 안 나와...”
“엥...? 왜?”
“할머니, 할아버지랑 외국에서 살기로 했어.”
“정말...?”
“응, 한 3년 정도...?”
“화해하자마자 못 본다니 좀 아쉽네...”
“대신 다시 돌아오면 전화할 테니까 전화번호 좀 줄 수 있을까?”
“좋아! 올 때까지 전화번호 절대 안 바꿀게!”
“나도.”
“고마워, 정말...”
“아니야, 이제 범규랑 민주한테 가자.”
“그래.”
***
“범규야, 민주야... 미안해.”
“응?”
“범규한테는 그동안 여주 괴롭혀서, 속여서, 이미 끝난 정략결혼 상대였는데 계속 우겨서 미안해...”
“... 괜찮아.”
“민주한테는 전학 오자마자 듣기 좀 그런 말을 해서 미안하고, 여주한테 나쁜 짓 하라고 시켜서 미안해...”
“아니야, 너도 내 행동 때문에 많이 놀랐을 텐데 미안해...”
“근데 로나 오늘이 마지막이래...”
“뭐...? 왜?”
“외국가서 3년 정도 살다가 온대.”
“아... 그렇구나...”
“대신에 오면 연락하기로 했어.”
“로나랑 나는 서로 전화번호 있으니까 교환 안 해도 되지?”
“응, 너한테도 연락할게.”
“이제 교실 들어가자.”
“그래.”
완전히 꽉 묶인 실처럼 안 풀릴 것 같던 여주와 로나 사이가 민주 덕분에 풀렸다.
+++

“악, 최민주!”
“괜찮아?”

“뭐야, 왜 그래.”
“아니, 민주가...”
“조용히 해라.”
“뭔데, 무슨 일인데!”
“내가 얘 때려서 그래.”
“아니, 무슨 소리야... 네가...”
“조용히 하라 했다, 최범규.”
“응...”
“악, 진짜 궁금하잖아!!”
“...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왜, 왜 나중에?”
“지금은 아직 때가 안 됐어.”
“... 알겠어, 얼른 가자.”
“그래, 우리 지각하겠다.”

“최민주... 나랑 같이 가자고...”
“혼자 알아서 오라고.”
“…”
“나 간다.”
그렇게 범규는 혼자 교실에 왔다고 한다...

이 글은 2일 1연재로 진행됩니다. (오후 8시 연재)
지금까지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응원해 주신 나는죽었다깨어나도모아 님, 기욤뽀짝 님, 모아의낮잠 님 모두 감사합니다❤️
이제 곧 완결이 되겠네요!!(아마도... ㅎ) 로나는 이제 나쁜 짓 안 하니까 걱정 마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