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내 망상으로 이루어진 단편 소설

검정 나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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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 마을,
작은 집에서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하던 소녀 수진은
어느 날 정원에서 검정 나비를 발견했다.

그 나비는 깊은 밤 하늘처럼 검은 색깔을 하고 있었고,
수진은 그 나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비는 그녀의 손을 피해
허공에서 춤추듯 날아올랐다.

수진은 그 나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녀의 할머니는 늘
“검정 나비는 변화와 전환의 상징이란다.
그 나비를 보면 새로운 시작이 다가온다는 뜻이야”
라고 말하곤 하셨다.

할머니의 말처럼, 수진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최근 부모님이 이혼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녀의 삶은 한순간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수진은 검정 나비를 자주 보게 되었다.
나비가 날아다닐 때마다 그녀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느꼈다. 그 변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수진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고,
새로운 취미인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는 나비의 날갯짓을 따라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점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갔다.


어느 날,
수진은 자신이 그리던 풍경 속에서 검정 나비를 그려넣었다.
그 나비는 그녀의 그림 속에서 희망의 상징이 되었고,
그 순간 그녀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수진은 더 이상 과거의 아픔에 매여 있지 않았고,
새로운 삶을 향한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검정 나비는 수진에게 전환의 시기를
알려주는 안내자가 되었다.
검정 나비가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수진은 이제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삶은 이제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검정 나비가 함께하고 있었다.

수진은 그 검정 나비가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검정 나비는 이제 그녀에게 단순한 상징이 아닌,
그녀의 삶의 여정을 함께하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수진은 정원에 나가 그 검정 나비를 기다렸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대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수진은 검정 나비와 함께
그녀의 삶은 계속해서 날아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