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
오전 7시 40분
아침부터 울러대는 알람소리에 예준은 손을 눈을 떴다. 무언가 무거운 물체가 자신을 누르는 듯한 느낌에 답답해서 고개를 돌리자 하민이 자신을 꼭 안은 채 뽀뽀할 정도의 거리로 얼굴이 있었다. 당황한 예준은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너무나 잘 자고 있는 하민의 모습에 깨울 수 없어 망설여지는 예준은 결국 답답해도 참기로한다. 알람은 혼자 울리다 멈췄고 예준은 하민의 품 속에 갇힌 채 하민의 얼굴을 감상했다.

‘…가까이 보니깐 진짜 잘생겼네..’
예준은 어젯밤 하민이 자신에게 뽀뽀해주고싶다는 말이 갑자기 떠올라 혼자 부끄러워하며 얼굴이 붉어졌다.
‘아오..왜 그런 말을 해서는.. 이 바보.‘
예준은 자신의 마음도 모른 채 깊게 잠든 하민이 마냥 얄밉기만 했다. 고백하는것도 아니고 붐위기 다 잡아놓곤 왜 안하냐고!! 괜히 기대한 나만 바보 되는 기분이잖아..
예준은 살면서 남자를 좋아해본 적은 없었지만 하민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준씨의 첫 남자로 전 어때요?‘
예준은 하민을 볼때마다 쓸데없는 생각이 떠올라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였다. 그렇게 가만히 하민의 품 속에서 예준이 온갖 상상을 하던 중 하민이 깨어났다. 하민은 아무것도 모른 채 눈을 비비며 일어날려고 하다가 자신이 예준을 꼭 껴안고 잤다는것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하필 예준이 혼자 이상한 생각하다 얼굴이 붉어져 하민은 자신이 안고 자서 숨을 못셔서 그런 줄 알고 오해했다.
“ㅎ..형..! 괜찮아요??”
하민의 반웅에 더 부끄러워진 예준 눈을 피하며 말한다.
“ㅇ..응..ㅎㅎ”
하민은 예준이 걱정되어 어쩔 줄 몰라하며 옆으로 다가가 걱정한다.
“어떡해…저 깨우지 그랬어요 ㅠㅠ”
“에이..완전 잘 자고 있는데 어떻게 깨워 ㅋㅋ”
“그래도…”
예준은 하민의 반응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준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한다.
“ㅋㅋㅋ 나 진짜 괜찮아. 잘 잤어?”
“네..!”
아침햇살 아래에 비치는 예준의 미소는 너무나 이뻤다. 하민은 행복했다. 일어나자마자 이런 이쁜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생각했다.

‘나중에 같이 살면..매일 볼 수 있겠지?‘
하민은 행복한 상상을 하며 혼자 헤실거렸다. 예준은 혼자 웃는 하민의 행동에 당황하여 말한다.
“ㅋㅋㅋ 왜 혼자 웃고 그래. 나도 웃자”
“ㄴ..네..?? 아니에요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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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에 체크아웃이라 둘은 짐을 정리한다.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한 상태로 짐 정리를 하는 둘. 머리 상태가 다 웃겼다. 하민은 완전 뻗친 무방비한 예준을 뒤에서 지켜보았다.

자다 일어난 지 별로 되지 않아 부어있던 예준의 볼은 빵빵했다. 하민은 그런 예준을 뒤에서 바라보며 생각한다.
‘아…아기 같아. 껴안고 싶어‘
예준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짐만 열심히 싸고있었다. 예준은 하민를 향해 뒤돌아 자랑하듯이 말한다.
“쨘! 준비 끝!”
하민은 예준의 행동이 너무나 귀여워 당장 껴안아주고싶었지만 꾹꾹 참으며 말한다.
“ㅋㅋㅋ잘했어요. 저희 체크아웃하고 밥 먹으러 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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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과 하민은 하민의 차를 타고 밥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한 둘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시켰다. 하민은 어젯밤 잠들기전 전까지 예준을 뭘 먹이면 좋을지 한참 고민을 하고 찾아보았다. 역시나 하민은 비싸고 엄청 고급진 식당을 예약해놨다.
“하하..하민아..이렇게 비싼 곳 와도 돼..?요..?”
“ㅎㅎ 형, 저 돈 많아요.”
하민의 당당한 태도에 예준은 어이가 없었지만 처음으로 하민이 자신보다 어려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엔 늘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하민은 오늘따라 왤케 귀엽고 동생처럼 보이는걸까.
“ㅋㅋㅋ알겠어, 다음엔 내가 밥 사줄게.”
“다음에요? 진짜요?”
“응응ㅋㅋ 왤케 들떴어.”
하민은 예준의 입에서 다음이라는 말이 나와 기분이 좋았다. 다음이라면..또 예준과 같이 밥 먹을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거니깐.
음식이 나오고 둘은 먹기 시작하였다. 하민은 잘 먹는 예준을 바라보며 뿌듯해했다. 예준은 음식을 먹으며 하민을 향해 웃으며 말한다.
“이그 즌쯔 마시어(이거 진짜 맛있어)”
하민은 예준의 입가에 소스가 묻어 휴지로 닦아주며 웃었다.
“ㅋㅋㅋㅋㅋ맛있어요? 천천히 먹어요 ㅋㅋ”
“응 ㅎㅎ”
하민은 잘 먹는 예준을 바라보고있으니 배가 불렀다. 하민은 예준에게 자신의 음식을 덜어주며 말한다.
“이것도 먹어요,형.”
“엥 넌?”
“전 형 보니깐 배부른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 먹지..”
“ㅎㅎ 괜찮으니깐 형 드세요.“
예준을 어쩔 수 없단듯이 볼에 가득 음식을 넣으며 먹었다.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예준을 보니 하민은 자신 덕분에 예준이 형이 행복해보여 기분이 좋아졌다.
한참을 밥을 먹던 중 하민의 폰에 알림 하나가 왔다. 알림이 오자 예준의 눈은 자연스럽게 하민의 폰으로 향했고 하민의 폰 배경을 보자 자신의 사진으로 되어 있어 놀라 켁켁 걸렸다.

“켁..! ㅂ..배경..뭐야…..?”
하민은 자랑하듯이 폰을 보여주며 웃었다.
“아, 이거요? 너무 잘 나와서 배경화면 좀 했어요.”
“아..아니..누가 그걸..”
“ㅋㅋㅋ왜요, 하면 안 돼요?”
“아니…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면 어쩔려고..요…”
“난 좀 오해했음 좋겠는데?”
“에…?”
하민의 짖궂은 장난에 예준은 어이가 없었다. 하민은 예준의 표정이 너무 웃겨 빵 터진 채 말한다.

”푸하하! 장난이에요 ㅋㅋ 그래도 조금만 허락해줘요. 네?“
하민의 애교에 결국 예준은 이기지 못해 허락한다.
“..알겠어. 그래도 큰 오해 생기지 않게. 약속”
“ㅎㅎ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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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은 밥을 다 먹고 집으로 향해 차를 타고 가는 중이였다. 하민은 이번에 예준과 보낸 여행이 너무나 좋아 예준과 조금이라도 떨어져있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아직은 하민이 고백하기 전이지만 그래도 지금 동거하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물어본다.
“형, 혼자 살죠?”
“응 그치, 왜?”
“…혹시 혼자 살기 심심하면 저희 집 오셔도 된다고요.”
“어?”
예준은 갑작스러운 동거 제안에 당황했다.
“같이 동거 하자는거야..?”
“그런 의미는 아니고..그냥 형 심심하면…”
하민은 부끄러운 듯 한 손으로 뒷목을 괜히 만지며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예준이 알겠다라는 대답을 해주길 내심 기대하며 물어보았지만 예준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예준은 한참을 망설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음…지금 갑자기 동거하기엔 조금 빠른 것 같아서..ㅎㅎ”
“어쩔 수 없죠, 형 편한대로 하세요.”
“응응 ㅋㅋ 나중에 생각 바뀌면 말할게”
“알겠어요, 기다릴게요 형.”
예준은 집을 바로 떠나지 못했다. 부모님과 같이 살았던 이 집이 나에게 남은 유일한 보물같은 존재인데 이 집을 떠나면 자신의 마지막을 버리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물론 하민의 집에 가면 하민의 집은 매우 크고 시설도 좋지만 지금 예준에겐 가족들의 흔적을 두고 가고싶지 않았다.
하민은 자신의 제안이 에준에게 너무 부담스러웠나 생각을 하다 분위기를 다시 살릴려고 다른 말을 한다.
“형, 바다여행은 재밌었어요?”
“응, 완전 최고였어 ㅋㅋ”
“다행이다, 형이 좋아해서.”
“ㅋㅋㅋ우리 이렇게 자주 놀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
“그래요 ㅋㅋ 저랑 자주 다녀요.”
“ㅋㅋㅋ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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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차는 한참을 달렸다. 예준은 잠에 들었고 하민은 그런 예준을 중간중간에 바라보며 운전을 하였다. 하민은 예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예준이형과 이대로 쭉..살고싶다. 아무도 예준이 형을 못 건들게. 우리 둘의 앞길을 막지 않게. 형 조금만 기다려줘요. 제가 꼭 멋지게 고백할테니깐,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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