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달리다 예준의 집에 도착했다.
“형, 저 주세요. 제가 들게요.“
”ㅋㅋ 같이 해.“
둘은 트렁크에서 짐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섰다. 예준이 집에 들어가니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작 하루 안들어왔다고 이런 느낌을 받다니.. 남예준도 참.
짐정리가 끝난 하민과 예준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예준은 눈을 감고 기대었고 하민은 그런 예준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예준을 바라보다 하민은 자신이 준 팔찌를 아직도 끼고 있는 예준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팔찌 아직 차고 다니네요?”
“응 ㅋㅋ 당연하지.”
하민은 예준의 팔에 걸린 팔찌를 보고 자신의 손목에 있는 팔찌도 한 번 쳐다본다. 하민은 예준과 함께 커플팔찌를 껴 너무 행복했다.
“형, 다음엔 반지도 사올까요?”
“뭐?ㅋㅋㅋ 무슨 결혼할 것도 아니고~“

”쳇..그냥 하는거죠 뭐. 혹시 몰라요. 결혼 할지도?“
예준은 하민의 말에 당황한다. 무슨 애가 남자끼리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 부끄럽게.

“참..결혼은 무슨…ㅋㅋㅋ”
하민은 예준의 팔찌를 보니 곧 끊어질 것 같아 말한다.
“형 소원 이뤄어질려고 하나보다. 팔찌가 끊어질려고 하네요.”
“그래? 얼른 이뤄졌음 좋겠다~”
“아 맞다, 형 저 꿈꿨어요.”
“응? 언제?”
“바닷가에서 논 날 숙소에서.”
“무슨 꿈인데?ㅋㅋㅋ”
하민은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예준의 옆만 지킬 뿐이였다.
”…별거 아니였어요. 형은 저 버리고 어디 가면 안돼요. 알았죠?“
”뭔데 그래 ㅋㅋ 그럴 일 없으니깐 걱정하지마. 알겠지?“
”…알겠어요. 그리고 제가 뭐 부르고 말하면 대답이라도 꼭 해주고….“
예준은 아기 같이 행동하는 하민의 행동이 이뻐보였다. 하민을 귀엽게 바라보며 토닥여준다.
”ㅋㅋㅋ 알겠어~ 꼭 대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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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이 지나고 둘은 어느때와 똑같이 출근을 하였다. 역시나 강대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예준. 그 상황을 중간에 들어와 도와주는 하민. 이젠 출퇴근도 같이 할 정도로 많이 가까워졌고, 단 둘이 있을 때 말도 놓으면서 편하게 대화하였다. 예준은 사회에 나와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 좋았다. 자기도 모르게 하민이 안보이면 자연스럽게 찾게되고, 하민이 뭐하는지 궁금하고, 보고싶기도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게 바로 좋아하는 감정인걸까?
예준은 사무실내 하민이 다른 직원과 진지하게 일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하민과 눈이 마주쳤고 하민은 예준을 향해 다정하게 미소를 지어주며 가벼운 손짓을 하였다. 예준도 그 모습을 보고 같이 손짓을 하고 생각하였다.
‘하민이랑 함께라면..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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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하민은 예준을 집에 데려다 주고 자신의 집에 도착해 씻고나와 침대에 누웠다. 하민은 생각에 잠겼다. 예준과 함께 바닷가에 놀러간 날. 하민은 그날 꾼 꿈 때문에 최근에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고 예준 곁에만 있을려고 했다. 깊은 고민에 빠진 하민은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정말 뭐지. 형한테 뭐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하민의 꿈은 이러했다.
하민과 예준이 놀러간 바닷가 근처에 둘을 나란히 서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바다는 잔잔했으나, 갑작스러운 파도가 예준과 하민의사이를 갈라놓았다. 하민은 물살을 헤치며 달렸지만, 예준의 뒷모습은 수평선 너머로 번져 사라져갔다. 하민은 예준을 큰소리로 불러보았지만 파도에 잠긴 하민의 외침은 파도에 삼켜졌고, 예준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예준이 있던 자리엔 젖어있는 편지 하나만 남겨져있을 뿐.
편지속에는 흐릿하게 번진 하민의 이름, 바람에 흔들리며 마지막 인사처럼 떠돌아다녔다.
하민은 자신이 꿨던 꿈을 반복하며 생각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눈을 감자 예준이 나오는 꿈을 또 꾸게 되었다.
안개가 잔뜩 낀 기차역. 이미 탑승한 예준을 보고 하민을 예준을 향해 달렸다.
“형..! 어디가요!”
하지만 예준은 대답없이 그저 달려오는 하민을 바라볼 뿐이였다. 하민은 미친듯이 달렸지만 기차의 속도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예준은 유리창 너머로 하민에게 손을 내밀었고 하민은 예준의 손을 잡기 위해 계속 달렸다.
닿을 수만 있다면, 단 한번이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하지만 기차는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달려나갔고, 하민의 손끝은 허공에 멈춘 채 떨리고 있었다.
“ㅎ..형..저 두고 가지 마요..네..? 형..”
하민의 간절한 말은 기차의 경적 소리에 묻혔다. 예준은 연기 속으로 점점 모습이 사라졌고 하민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만 흘렀다.
띠리리리-!!
알람소리에 함께 눈을 뜬 하민. 하민은 악몽이라도 꾼 듯 식은땀을 흘린 채 벌떡 일어났다. 하민의 눈가는 붉어져있었고, 꿈 때문에 불안한 하민은 손을 떨며 머리를 잡았다.

“이게 대체 무슨…”
하민은 피곤한 상태로 회사 출근 준비를 하였다. 차를 타고 예준의 집까지 온 하민. 예준은 다크서클이 생긴 하민의 모습을 보고 놀라 말을한다.
“하민아..? 얼굴이 왜 그래. 잠 못잤어?”
“아..그냥 좀 뒤척이느라..”
예준은 피곤해보이는 하민은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나 잠을 못잤는지.. 그렇게 회사에 도착한 둘은 각자 일을 하러 갔다. 하민은 점심시간 너무 피곤해 밥을 먹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예준은 하민이 걱정되어 샌드위치를 사와 하민의 옆자리로 갔다. 다크서클이 생긴 채 깊게 잠든 하민을 바라보며 조용히 샌드위치를 먹고있던 예준. 하민은 뒤척이다 눈을 떠 예준을 바라보았다. 예준은 자신때문에 하민이 잠에서 깬 줄 알고 당황한다.
“미..미안..나 때문에 깼어요..?”
하민은 예준의 말에 대답을 안 해주고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조용히 말한다.
“…형, 가지마요.”
뜬금없는 하민의 말에 예준은 당황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민은 이거 또한 예준이 형이 자신을 떠나는 꿈이라고 생각해 갑자기 예준을 꼭 껴안으며 눈물을 흘렀다.
“가지마요 형…흐윽..저 두고..흑..가지마요…”
눈물을 흐르는 하민의 모습에 당황한 예준은 어쩔 줄 몰라했다. 일단 하민을 잠에서 깨우는게 맞다고 생각해 하민을 깨우기 시작했다.
“하민아.. 정신차려봐. 응? 이거 꿈 아니야.”
하민은 예준의 말에 고개를 들어 예준을 바라보았다. 예준은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다정하게 웃었다. 하민은 그런 예준을 보니 꿈이 아닌 것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몸을 뒤로 뺐다. 그런 하민이 걱정스러운 예준은 하민을 바라보며 조심히 물어본다.
“하민아..악몽 꾼 거야? 괜찮아?”
“…네 괜찮아요.”
하민은 말이 없다 예준에게 물었다.
“형…혹시 이번에 무슨 계획 있어요?”
“계획? 무슨 계획?”
“그냥..여행이나 약속같은거..”
에준은 하민의 말에 곰곰히 생각하다 말한다.
“아, 이번에 휴가 내고 기차여행 가볼까 했어. 왜?”
하민의 예준의 말에 약간의 안심을 하다가도 불안함도 생겼다. 기차라면.. 내가 꿨던 꿈이랑 비슷한데 형이 기차여행을 갈려고 해서 꾼걸까.
하민은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저랑 같이 갈래요?”
“기차여행?”
“네, 저랑 같이 가요.”
예준은 하민의 말에 잠실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ㅋㅋ 그래 같이 가자. 다음 주 괜찮아?“
”전 아무때나 상관없어요.“
”알겠어~ 그럼 다음 주에 휴가 쓰고 갔다오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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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과 하민은 같이 기차여행을 약속하였다. 하민은 기대가 되었지만 꿈 때문에 불안감이 계속해서 몰려왔다. 하민은 집에 도착해 밤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어째서 예준이형과 이제 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왜 그런 이상한 꿈을 꾸는걸까. 하민은 예준의 이쁜 미소를 못볼까봐 두려웠다. 사랑스러운 예준이,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예준이 갑자기 자신의 옆에서 사라질까봐. 하민은 우울한 생각에 잠긴 채 그저 폰 배경을 바라보며 예준의 사진을 만질 뿐이였다.
하민은 원래 종교와미신을 믿지 않았지만 예준에 대해서는 모든지 믿기로 했다. 하민은 눈을 감은 채 두 손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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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이형에게 아무일도 안일어나게 해주세요. 예준이형을 보호해주세요. 제발.. 제 곁을 떠나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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