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一場春夢]

8.




하민이 말한 말 땜에 잠을 설친 예준은 피곤에 쪄든 채 회사에 출근하였다. 오늘은 절대 졸지 말고 열심히 업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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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실수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 남예준..!‘








그렇게 일에 몰두 하고 있던 예준은 하민이 온지도 모른 채 일을 계속 했다. 하민은 예준의 모습을 보고 두근 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은 채 예준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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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씨, 좋은 아침입니다.”




하민을 발견한 예준은 같이 아침 인사를 건넸다. 하민은 피곤해보이는 예준의 얼굴을 보고 장난끼 섞인 말로 물어본다.



“오늘도 피곤해보이네요. 아 혹시 어제 내가 한 말 때문인가?”






예준은 하민의 말을 듣고 잊고 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나 얼굴이 붉어졌다.


“ㄴ..네..?? 아..아니..그게 아니라..”




당황한 예준의 모습을 보니 더 귀엽게 느껴진 하민은 웃으며 말한다.


“ㅋㅋㅋ장난입니다. 일 쉬엄쉬엄 하세요”

‘아..졸라 귀엽다 진짜.‘




예준은 하민의 장난에 당황하여 얼굴이 붉어진 채로 일을 했다. 


오후가 되고 회의시간이 되어 모두들 회의실에 들어왔다. 하민은 주최자답게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었다. 예준은 하민이 어제 한 말이 자꾸만 떠올라 하민이 갑자기 잘생겨보이는 것 같았다. 발표를 하는 하민의 눈빛은 예준에게 머물렀다. 회의가 끝나고 예준은 하민에게 가서 옷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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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옷이요. 어제 감사했어요. 아 그리고 옷은 제가 세탁했어요..!”




하민은 옷을 건네받았다. 옷을 받으니 예준과 같은 향이 풍겨졌다. 하민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한다.



“예준씨랑 같은 냄새 나네요.”

“하하..향수라도 뿌려드릴까요..?”

“아니에요, 좋아서 그런거에요.”





하민의 말에 예준은 귀가 빨개졌다. 예준의 모습을 본 하민은 너무 귀여워 안아주고싶었지만 꾹 참으며 조용히 말한다.



“그..예준씨.”

“네?”

“저랑 단 둘이 있을 때.. 형이라도 불러도 되겠습니까?”

“네..??”




하민의 제안에 예준은 당황한다. 아무리 자기도 보다 어리지만 직급은 엄청 위인데.. 나보고 말을 까자고..?? 하민은 부끄러운듯 손으로 입 쪽을 가린 채 조심스럽게 말한다.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서요.“

“하하.. 뭐 과장님이 편하시면..”

“그럼 예준씨도 말 편하게 하세요.”

“제..제가요..? 감히 과장님한테..?”

“하하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예준씨보다 한참 어린걸요.”






예준은 하민의 부탁에 약간 망설였다. 신종 괴롭힘 같은거면 어떡하지? 괜히 말 깠다가 찍히는거 아니야..? 하..


“하하.. 저는 나중에 더 편해지면 하겠습니다..!”

“아..알겠어요. 그럼 전 형이라고 해도 되죠?”

“네네..! 편하신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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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이형.”





예준은 하민의 형이라는 말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원래 남자를 좋아한 적이 없는데 이게 뭐라고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얼굴이 붉어진 예준은 고개를 돌린 채 더워하며 말한다.


“하하..! 회사가 좀 덥네요..!ㅎㅎ”



붉어진 예준의 얼굴을 본 하민은 얼굴을 들이대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예준이형, 부끄러워요? 예준이 형~“


”ㄱ..과장님..“




하민은 복도에서 예준을 계속 놀리며 갔다. 그렇게 퇴근시간되고 둘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예준이 형.“

”네?“

“손 줘봐요.”






하민이 예준의 손목에 흰색 실팔찌를 걸어주었다. 예준은 한참을 바라보다 말한다.


“이게 뭐에요..?”

“소원팔찌에요. 이게 자연스럽게 끊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하민은 자신의 손목에 있는 예준과 똑같은 팔찌를 보여주며 말한다.



“회사 근처에서 팔길래 샀어요. 어때요?”


“ㅋㅋㅋ 좋네요. 과장님은 소원 뭐하시게요?”



하민은 예준의 질문에 멈칫한다. 그리고 수줍게 말한다.


“…비밀이에요.”
‘…형이랑 잘 되고 싶어요.‘

“ㅋㅋㅋ 알겠어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꼭 이루시길 바래요.”

“예준이형은..뭐 빌건데요?”

“저요? 음…”




예준은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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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공해서 편하게 살 수 있는거요. 지금까지 버틴 것들이.. 나중에 복으로 왔음 좋겠네요ㅎㅎ”




하민은 예준을 바라보았다. 같이 회사생활을 하며 느꼈던거였지만 예준는 당하고 있는 부당한 대우도 늘 참으며 넘겼고, 말도 안되는 업무에도 늘 최선을 다하며 해쳐나갔다. 하민은 예준은 바라보다 다정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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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겠네요. 그 소원”





예준의 하민의 말에 밝게 웃었다. 처음 보는 예준의 진심인 웃음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둘은 그렇게 집으로 향했다. 걷는 내내 하민은 평소보다 밝은 예준에게 멈춰있었다. 


‘…시간이 멈췄음 좋겠어. 그냥 이대로 쭉..‘



어..! 집 도착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과장님..!”

“네, 예준이형도 푹 쉬고 내일 봐요.”




예준은 하민의 형 말에 잠시 멈춘다. 열었던 집 문을 잡아두며 수줍게 말한다.

“…하민이도..”



예준은 처음으로 ‘하민’이라고 부르고 집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그 말을 들은 하민은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방금 예준이 집에 들어갈 때 귀가 붉어져있었다. 하민은 그런 예준이 너무나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였다. 하민은 얼굴이 붉어진 채 중얼거린다.


”아 진짜 저렇게 귀여워서 어떡하냐..”



하민은 그대로 쭈그려 앉아 머리를 쓸어넘긴다.
“아..더 좋아지는 것 같아, 예준이 형.”





하민은 신이 난 채로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예준은 하민이라고 부르고 집으로 급하게 들어와 문 을 닫고 바로 주저 앉았다. 순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미쳤다고 생각하며 혼잣말을 한다.


“미쳤어 남예준..! 과장님 이름을..내가..내일 얼굴 어떻게 봐..ㅠㅠㅠ”



예준은 씻고나와 침대에 누웠다. 자신이 아까 한 말이 자꾸만 생각나 이불킥을 날렸다. 그리고 하민은 침대에 누워 예준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것에 좋아 죽을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