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을 데려다 주고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진혁. 그런 진혁이 걱정되었던 수진은 방문을 두들겨본다.
“진혁아..나 들어가도 돼?”
“…”
수진은 답이 없는 진혁에 한숨을 쉬며 결국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수진이 방에 들어가보니 진혁은 자신의 큰 덩치로 이불 속에 들어가 울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수진의 행동에 진혁은 놀랐다. 하지만 자신의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아 이불속에 계속 있으며 말한다.
“왜 허락도 없이 들어와..”
“노크했거든요? 님이 답을 안했을뿐이지.”
“…왜 들어오는데.”
수진은 진혁의 이불을 강제로 걷어버리며 말한다.
”이거나 치우고 얘기하지?“
”아 뭐해..!“
이불을 걷어내니 진혁의 눈가가 붉어져있었다. 딱 봐도 운 사람처럼. 수진은 진혁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야 진혁아, 누나가 아까 괜한 소리해서 미안해. 근데..“
”사과할 필요 없어.“
”어?“
”사과할 필요 없다고.“
진혁은 수진에게 등을 보인채 이불 속에 들어갔다. 수진은 그런 진혁위 행동에 답답해하며 말한다.
”야,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
”아 쫌!“
”동생아, 연애고자인 너를 위해 이 누나가 조언을 해줄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진혁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수진의 말에 솔깃해져 고개를 약간 수진의 쪽으로 돌려 퉁명스럽게 물어본다.
“…뭔데.”
“너 맨날 지훈이 쫄래쫄래 따라다니지?”
“..뭐래.”
진혁은 자신이 그동안 지훈에게 한 행동을 생각해보았다.
수진의 말이 맞다. 진혁은 늘 지훈만 쫓아다녔다.
“…아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으이구, 이 바보야. 너 같은 이런 잘생긴 외모로 쫓아다니기만 하면 재미가 없지!”
“..뭔 개소리야.”
“진혁아, 원래 꼬실 때는 밀당이라는게 필요한거야.”
“…밀당?”
진혁은 수진의 말을 듣고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밀당? 난 그런 거 하는 사람보면 이해가 안갔다. 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거짓말 같은 행동을 하는지. 시험 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 진혁은 밀당이라는 것을 안좋아하는데 지금 나보고 지훈에게 밀당을 하라고?
수진은 진혁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어이없어하며 말한다.
“뭐냐 그 눈빛은;”
“…”
띠링-!
갑자기 울리는 진혁의 폰. 진혁은 디엠이 오자마자 바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연락은 지훈이였다.

수진은 진혁의 행동을 보고 말한다.
“이 바보야. 지금 이 행동. 연락을 그렇게 빨리 보면 어떡해.”
“연락 빨리 보는거면 좋은거 아닌가..;;”
“허이구, 뭐라 답장하게?”
“당연히 같이 등교해야지..”
수진은 진혁의 말에 이마를 탁 치며 말한다.
”아 동생아.. 넌 오늘 지훈이한테 그렇게 행동해놓고 퍽이나 잘 등교하겠다? 어?“
”…뭐 어쩌라고. 같이 가고싶은 걸 어떡해.“
”아 답답아. 내 말 좀 한 번만 믿어봐라. 현수랑 간다고 말해. 그럼 백퍼 지훈이가 같이 가자고 할걸?“
”왜 그런 짓을 해..;“
”아 한 번 믿어보라고!“
”….“

진혁은 지훈에게 연락을 보내고 죄책감이 드는 기분이 들었다. 왜 내가 지훈이에게 이렇게 하는지..
진혁은 디엠을 보내고 수진에게 보여주었다.
“됐냐?”
“ㅎㅎ 그렇지. 그럼 곧 지훈이에게 바로 연락올거야.“
”참나..“
한편 지훈은 평소와 달랐던 진혁의 행동에 약간의 서운함이 느껴졌다. 평소에 지훈은 진혁에게 디엠을 먼저 잘 안했는데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다니.. 결국 지훈은 진혁에게 먼저 등교 같이 할거냐고 디엠을 보냈다. 그렇게 진혁의 연락을 기다리다 답장이 왔다. 지훈은 진혁의 답장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현수랑 간다고..? 나랑은..“
지훈은 진혁의 답장에 당황해 디엠을 보냈다.
그 시각 진혁과 수진은 지훈의 답장을 기다렸다. 그리고 답장이 왔다.

“…미친”
수진은 진혁의 반응에 뿌듯해하며 말했다.
“음하하! 동생아 봤냐? 어때 기분이”
“뭘 이거 하나가지고 유세는.”
“얼씨구? 아 어떻냐고.”
”….“
진혁은 처음으로 지훈이 같이 가자는 말이 그저 좋았다. 정말 그동안 항상 진혁이 먼저 같이 가자. 귀엽다. 등 자신밖에 안했었는데 지훈이 이런 말을 하다니…신기했다. 진혁은 지훈의 답장을 보고 수진에게 계속 물어보았고 수진은 뿌듯해하며 알려주었다. 그 시각 지훈은 평소와 다르게 차가워진 진혁의 행동에 불안함이 생겼다. 늘 다정했던 진혁이가 갑자기 선을 그어버리는 행동 같아 어쩔 줄 몰랐다.

그렇게 둘의 디엠은 끝나고 진혁은 수진의 말대로 내일 어떻게 행동할지 배우고 잠이 들었다. 지훈은 진혁과 현수가 둘이 할게 있다는 말에 더 물어보고싶었지만 진혁이 자신을 더 싫어할 것 같아 물어보지 못하였다.
”…잘 자라고 말했는데 왜 넌 안해주는거야..“
그렇게 지훈은 불안감을 안은 채 잠에 들었다.
.
.
.
.
.
.
.
.
.
다음 날 아침.
모두가 등교하는 아침에 지훈은 오랜만에 혼자 학교에 등교하였다. 교실에 도착해보니 진혁과 현수는 이미 도착해 떠들고 있었다. 지훈은 그런 진혁의 행동에 서운함을 느꼈지만 애써 티내지 않을려고 하며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안녕..ㅎㅎ 다들 먼저 와있었구나.“
”오 지훈 하이~“
”안녕.“
진혁은 지훈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대충 인사만 했다. 지훈은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아 현수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둘이 같이 등교했다매. 뭐 하느라 그런거야?“
현수는 지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한다.
”엥? 우리 둘? 우리 같ㅇ…“
진혁은 아무것도 모르는 현수의 대답에 자신이 한 행동을 들킬까봐 발을 밟아버려 입을 막았다.
”아악!!!“
진혁은 현수의 입을 막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또 혼자 남겨진 지훈은 나가는 둘을 쳐다보다 고개를 떨군 채 불안해했다.
”…뭐지. 둘이 또 나갔네..“
교실 밖 진혁 현수.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나온 현수는 복도에서 진혁의 손을 내리며 말한다.
“야 뭐해!”
“하아…”
“뭔데, 왜그러는건데”
”…“
진혁은 현수의 물음에 바로 답 하지는 못하였다. 자신이 지금 하는 행동이 매우 찌질해보일것이 뻔하니깐. 하지만 지훈이 자신에게 다가오게 할 방법은 이거밖에 없다고 생각한 진혁은 현수에게 말한다.
”…당분간 지훈이랑 거리 좀 둘려고.“
”? 왜“
”…그냥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뭐..?“
”그..오늘 너랑 같이 뭐 하느라 등교 같이 못한다고 거짓말했어. 그니깐 그렇게 알아.“
”아니..“
현수는 진혁의 말을 듣고 어이없어했다. 현수는 진혁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한다.
”야, 너 지금 뭐하는 짓인지 알고 하는거지?“
”.. 밀당이라는거잖아.“
”뭐..? 아니 갑자기? 너 밀당 싫어한다매.”
“…그냥 개인 사정이니깐 그렇게 물어보지마;”
“참..; 야… 너 후회 안 할 자신 있냐?”
“뭘 후회해?”
“에휴… 됐다. 지훈이 입장 좀 생각해봐라.”
“뭐?”
“늘 먼저 다가와줬던 사람이 갑자기 선 그어봐. 그게 얼마나 상처인지.”
“…”
진혁은 현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전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 걸 아는데 내가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면 지훈이가 상처를 많이 받겠지..그럼 솔직하게 말해? 그럼 또 나만 따라다니게 되는거잖아.. 나도..지훈이에게 사랑을 좀 받고싶을 뿐인데.
진혁은 주저 앉아 머리를 숙인 채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잡고 말한다.
“….시발 나도 안다고.”
“이새끼 왜이래..?”
진혁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현수에게 말했다. 진혁의 표정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얼굴을 보니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었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마음이 많이 복잡한 듯 현수에게 말한다.
”…지훈이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만. 먼저 다가와주기만 하면 그만할거야. 그니깐..그때까지만 도와줘.“
진혁의 처음보는 행동과 말을 들은 현수는 당황했다. 왜 이렇게까지 하고싶어하는지 이해가 안 갈 뿐이였다. 현수는 진혁이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고 이런 경험도 처음이니 그냥 도와주기로 한다.
“하아.. 알겠어. 알겠으니깐 얼굴이나 좀 펴라. 그런 얼굴을 교실 들어가면 되겠냐?”
“…그럼 나 부탁 하나만 더.”
“아 뭔데;;”
“너 싸움 나보다 잘하잖아. 지훈이에게 뭔 일 있으면 좀 도와줘.”
“야.. 그건 너가 해야..”
“알아. 나도 도울거야. 근데 너가 먼저 앞에서 해줘. 내가 뒤에서 할테니깐. 이 근처 하산고에서 지훈이 괴롭히는 새끼들이 있어서 그래.”
”아 예…“
그렇게 둘은 대화를 마치고 교실에 들어왔다. 지훈은 책상에 엎드린 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진혁은 지훈의 모리를 쓰담어주고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현수는 그런 진혁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 앉았다.
점심시간이 되고 밥을 먹기 위해 셋이 일어났다. 지훈은 급식이라도 같이 먹고 싶어 용기내서 진혁에게 말을 걸었다.
”진혁아, 급식 먹ㅇ…“
”야 나 오늘 회장끼리 뭐 한다고 해서. 니들끼리 먹어.“
먼저 가버리는 진혁의 행동에 지훈은 진혁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지훈의 표정은 상처 받은 표정으로 그걸 지켜보던 현수는 한숨을 쉬며 지훈을 데리고 급식실로 데려갔다.
급식을 받은 둘은 자리에 앉았다. 지훈은 허공을 바라보며 음식을 깨작깨작 먹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수는 어떻게든 지훈의 기분을 업 시켜줄려고 애썼다.
”우리 지훈이 많이 먹거라~“
“아..응..ㅎㅎ”
지훈은 현수의 향동에 애써 웃으며 반응했다. 현수는 그런 지휸을 보며 안쓰러워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훈아..저런 연애 고자새끼 땜에 너가 고생하는구나..’
그렇게 밥을 먹는 중 지훈은 현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기 현수야.”
“응?”
“..혹시 나 진혁이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엉..??”
“그냥..어제부터 진혁이 나를 좀 피하는 것 같아서..”
현수는 지훈의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했다. 저 바보같은 자식땜에 내가 뭔 고생이냐고..!
“하하.. 김진혁이? 왜?”
”원래 같이 등교하는데 갑자기 안된다고 하고.. 어제 연락도 먼저 안하고..잘 자라고 말도 안해주고..또…“
지훈의 말을 들은 현수는 어이가 없었다. 이정도면 걍 연애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티를 낼 수 없던 현수는 지훈에게 물어본다.
”엄.. 너 그정도면 진혁이 좋아하는거 아니야?“
”어..?“
”아니..뭐 너가 친구로서 좋다고 했잖아. 난 진혁이랑 친구인데 그렇게꺼지 연락 안해. 너도 알잖아..“
”…맞긴한데“
”뭐.. 눈치가 보일 순 있겠지만 사랑하는데 시선을 신경 쓸 필욘 없잖아? 나도 뭐 너네 둘이 좋아한다고 하면 응원하는 쪽이고..“
”….“
”크흠, 그..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원래 저래 쟤..;;“
“…응 알겠어.”
“지훈아 밥 먹고 매점가자. 내가 쏠게.”
“ㅋㅋ..좋아.”
현수의 말을 들은 지훈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진혁을 좋아하는건가..? 정말 연애 감정으로?
지훈은 진혁의 모습을 떠올랐다. 남자다운 모습,잘생긴 외모, 다정한 성격..여자에게도 인기가 매우 많은 진혁과 달리 자신은 여자같아 보이고 소심하고 인기도 없다. 나같은 사람이 과연 진혁같은 사람이랑 어울리는걸까.
한편 급식실 구석에서 몰래 지훈과 현수를 지켜보던 진혁. 표정도 안좋아보였고 밥도 제댜로 먹지 못하는 지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당장 지훈에게 가서 모든지 먹이고 싶었지만 도저히 발이 떼어지지 않았다. 진혁도 결국 몇 숟가라도 못 뜬채 지훈과 현수가 나가자 자기도 뒤따라 나갔다.
